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시삐뚱 4

[버타위 민화] 버따위 사람 시잠빵(Si Jampang)

버따위 사람 시잠빵(Si Jampang)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살았던 버따위 사람 시잠빵의 이야기는 같은 시대 무술의 고수이자 까와론텍 주술을 익혀 총알도 그를 죽일 수 없었다는 시삐뚱(Si Pitung)의 이야기를 닮았습니다. 시삐뚱은 실존인물이었고 그를 네덜란드 총독부의 경찰이 사살한 사건이 당시 신문에도 실린 바 있는데 시잠빵은 여러 면에서 시삐뚱의 행적과 특징을 따라 만들어진 이야기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잠빵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가닥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도둑 시잠빵의 서사이고 다른 하나는 무술고수이자 도인인 시잠빵의 모험기입니다. 두 가지 모두 시삐뚱의 면모를 조금씩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버전에서 시잠빵은 무술에 조예가 깊어 정글도 같은 무기도 잘 다루는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그..

인니 도술의 세계: 까누라간과 라와론떽

불멸을 추구하는 라와론떽(Rawarontek) 비술 라와론떽(rawarontek)의 비술은 자바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은 영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대 자바에서 만들어진 이 비술은 과거 전사들이 신체를 강화하기 위해 많이 익혔고 특히 식민지시대 네덜란드에 저항하던 인도네시아 독립투사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월등한 화력과 장비를 가진 식민정부군을 맞아 싸우는 투사들에게 이러한 주술에 경계를 넘어서는 신체강화의 비술은 유일한 강점이거나 최소한의 마음의 위안이기도 했다.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은 목이 잘려도 죽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잘린 목이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의 몸에 돌아가 붙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비술은 영생의 비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한 특징 때문에 라와론떽은 흑..

금강불괴술의 소유자 시삐뚱(Si Pitung)

금강불괴술의 소유자 시삐뚱(Si Pitung) 금강불괴술의 소유자로 알려진 이들은 마자빠힛 왕국의 재상 가자마다를 비롯해 수도없이 많지만 그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근대 자카르타 역사에 등장하는 시삐뚱(Si Pitung)이라는 사람입니다. 인도네시아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름. 그러나 현지문화가 생소한 한국인들로서는 들어본 적 없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겐 영화 ‘브레이브하트’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월리스같은 독립영웅이자 로빈후드 같은 의적으로, 그러나 네덜란드 총독부 측 기록에는 무정부주의 악당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는 총독부와 결탁한 부자들, 기득권층으로부터 약탈한 것을 바타비아의 빈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시삐뚱은 브따위 토박이 출신의 무술고수로 서부 자카르타의 라..

금강불괴 신체술 – 일무끄발(Ilmu Kebal)

금강불괴 신체술 – 일무끄발(Ilmu Kebal) 아직도 인도네시아의 흑마술과 귀신들의 세계에 대해선 둘러볼 부분들이 잔뜩 있는데 벌써 르바란 휴무가 다 끝나 이젠 생업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입니다. 몇 편 정도만으로 전체를 훑어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은 철저히 빗나가 우리들이 인도네시아 귀신들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까지 들어가다 보니 거의 백가지는 넘을 듯한 인도네시아 귀신들 중 대표선수들만 대충 둘러 본 셈이 되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한 만화가가 그린 인도네시아 귀신 어벤져스인데 왼쪽부터 웨웨곰벨, 그 옆은 부토이조(Buto Ijo)일까요? 대략 정체불명인 이놈이 누군지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그 옆이 뽀쫑, 뒤의 어금니 삐져나온 덩치가 겐더루워(Genderuwo – 모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