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을 추구하는 라와론떽(Rawarontek) 비술
라와론떽(rawarontek)의 비술은 자바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은 영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대 자바에서 만들어진 이 비술은 과거 전사들이 신체를 강화하기 위해 많이 익혔고 특히 식민지시대 네덜란드에 저항하던 인도네시아 독립투사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월등한 화력과 장비를 가진 식민정부군을 맞아 싸우는 투사들에게 이러한 주술에 경계를 넘어서는 신체강화의 비술은 유일한 강점이거나 최소한의 마음의 위안이기도 했다.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은 목이 잘려도 죽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잘린 목이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의 몸에 돌아가 붙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비술은 영생의 비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한 특징 때문에 라와론떽은 흑마술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다. 그리고 강력한 주술이 늘 그렇듯 라와론떽의 비술 역시 이를 익히려는 사람들에게 만만치 않은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도록 요구한다. 엄청난 힘을 갖게 되는 것은 비싼 대가를 치러야 얻을 수 있기 마련이다.
이 라와론떽의 비술이 어떤 비밀을 지니고 있는지 조금 더 들여다보기로 한다.
1. 라와론떽의 비술은 유산으로 상속된다.
라와론떽은 익히기 쉽지 않은 비술이지만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 또는 이제 생을 끝내려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라와론떽 주술을 다른 사람에게 이미 물려준 다음 그는 더 이상 이 주술의 힘을 잃고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만다.
2. 라와론떽의 약점
모든 까누라간 비술(ilmu kanuragan)은 각각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라와론떽도 예외가 아니다. 라와론떽이 발휘하는 힘의 근원은 대지다. 그래서 라와론떽의 비술을 익힌 사람을 죽이려면 발이 땅에서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즉 목을 매달면 죽이는 게 가능하다. 땅을 딛지 못하면 라와론떽의 힘도 사라진다. 시전자를 불로 태우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3. 내재된 저주
높은 도술을 발휘하는 흑마술인 만큼 응분의 저주를 동반하는데 라와론뗵을 익히는 사람들은 그 부분을 감수해야만 한다. 저주가 발현되는 것은 비술을 가진 이가 죽을 때인데 시전자의 몸이 쪼그라들어 젱롯(jenglot)같은 모습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시삐뚱 (Si Pitung)
19세기 자카르타의 로빈훗으로 네덜란드 총독부를 괴롭혔던 시삐뚱(Si Pitung)도 라와론떽의 비술을 익혔기 때문에 잡기 어려워 네덜란드 경찰은 그를 잡는 데에 번번히 실패하곤 했다. 그래서 총독부가 마침내 시삐뚱을 잡았을 때 굳이 그의 몸을 여러 토막으로 잘라야만 했다는 것이다.
라와론떽의 비술을 가진 사람은 결혼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시삐뚱의 경우에도 40살에 사망할 때까지 결혼하지 않았다.
시삐뚱의 무덤에 대해서는 여러 버전버 이야기가 있는데 그의 토막난 몸이 즘바딴 리마(Jembatan Lima)와 온러스트 섬(pulau Onrust)에 각각 나뉘어 매장되었다고도 하고 그가 서부 자카르타 빨메라(Jalan Palmerah)의 텔콤 건물 앞에 묻혀 있다고도 한다. 빨메라에는 시삐뚱의 하체가 묻혀 있다고 한다.
까누라간 비술
자와라(jawara) 또는 뻔데까르(pendekar)는 전사를 뜻하는 칭호이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 무술이나 도술을 겸비한 사람을 칭한다. 까누라간 도술을 익히면 그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까누라간의 비술은 도술의 세계에서 흑마술과 백마술을 망라하여 세 가지 종류가 유명하다. 이러한 비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하여 충족시켜야 할 조건(amalan)과 절대 범해서는 안되는 금기(pantangan)을 지켜야 한다.
자바의 전사/도사들이 즐겨 익히는 까누라간 도술의 하위 비술들은 다음과 같다.
1. 라와론떽 (Rawarontek)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라와론떽은 기본적으로 흑마술에 기반한 비술로 라와론떽을 습득한 사람은 절대 싸움에서 지지 않으며 부상이 빨리 회복하고 잘린 신제도 재결합된다. 즉 라와론떽의 고수는 좀처럼 죽지 않으며 죽여도 다시 살아난다.
라와론떽은 초급, 중급, 고급 기술로 나뉜다.
낮은 수준의 라와론떽은 악한 영이 시전자의 몸에 빙의해 맞거나 칼로 베거나 찌르는 공격을 튕겨내는 도검불침의 몸을 이룬다. 중급 단계에서는 피부를 더욱 강화해 칼은 물론 총탄에도 뚫리지 않게 한다. 최종적으로 최상급의 라와론떽은 세포단계까지 그 영향을 미쳐 세포의 재생을 가속화해 잘린 팔이나 목이 다시 붙도록 해준다.
2. 갈랍 응암빠르(Galap Ngampar)-
갈랍(Galap)은 벼락, 번개를 뜻하고 응암빠르(ngampar)는 내리친다는 뜻이니 갈람 응암빠르는 벼락이 내리 꽃힌다는 의미다. 이것은 아무나 익힐 수 없는 고위 마법에 기반하며 과거 마자빠힛 왕국의 가자마다 재상이 이 비술을 익혔다고 전해진다.
이 비술은 소리를 통해 그 위력을 발휘하는데 이 비술을 익힌 사람이 내공을 실어 외치는 소리를 듣는 사람은 고막이 터져 귀머거리가 되어 전투력을 상실한다고 한다. 고대 중국의 사자후(獅子吼)를 연상케 하는 기술이다. 또 손바닥으로 사람을 치면 맞은 사람은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몸이 뜨거워져 기혈이 들끓게 된다고 한다. 역시 중국 무술 속에 등장하는 일종의 장술(掌術)과 같은 것이라 보인다.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외워야 하는 주문이 있으며 이를 익히려면 40일간 금식하며 하루에 딱 한 번 자정에만 음식을 취할 수 있다. 그렇게 40일이 지난 후 다시 7일 밤낮으로 응로웡(Nglowong) 방식의 금식을 해야 하는데 반드시 끌리원의 토요일에 이 금식을 시작해야 한다.
응로웡 금식은 금식시간을 하루 5시간 또는 10시간으로 스스로 정할 수 있고 언제 잠을 잘지, 몇 시간을 잘지도 스스로 정할 수 있어 비교적 쉬워 보이지만 금식기간 동안 영적 스승의 지시에 100% 복종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바람과 공기를 다스리는 주문을 익혀 궁극적으로는 바람을 이용해 상대편 군대를 대적할 수 있게 된다. 사자후와 바람이 연결되는 지점이다.
3. 와링인 숭상(Waringin Sungsang)
이것은 도술/실랏(silat)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통한다. 이 주문은 공격하는 상대방의 에너지를 흡수해 무력하게 쓰러뜨리는데 16세기 수난 깔리자가가 만든 주문이라고 한다.
와링인 숭상의 비술은 과거 흑마술을 추종하는 사악한 전사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백마술을 따르는 이들은 이 비술을 익히면서 주문 속에 알라의 이름을 포함시킨다.
와링인은 반얀나무를 뜻하며 숭상은 뒤집혔다는 뜻이므로 거대한 반얀나무가 뿌리를 위로 한 채 거꾸로 서 있는 모습을 뜻하며 영생의 근원으로부터 그 비술의 능력을 끌어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비술의 정수는 오직 자신을 철저히 준비한 또 다른 전사에게만 물려줄 수 있다.
4. 름부 스낄란(lembu Sekilan)
름부 스낄란 비술을 익힌 사람은 삭띠 만드라구나(sakti mandraguna)가 되는데 말하자면 어떤 총칼로도 뚫을 수 없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름부 스낄란 비술을 가진 사람의 몸은 상대방이 아예 건드리지도 못하고 코 앞에서 총을 쏘도 50cm는 빗나가게 되어 탄환의 궤적이 일으키는 바람만 살짝 느껴질 정도다.
이 비술을 익히려는 사람은 40일강 응이당 금식(puasa ngidang)을 해야 하는데 꼭 와게(wage)의 목요일에 시작해야 한다. 응이당 금식이 다른 금식과 다른 점은 금식 전 마지막 식사인 사후르(Sahur)와 금식 시간이 지난 후 먹은 첫 식사의 내용이다. 반드시 소금으로만 간을 한 음식을 먹어야 하며 음료를 도기나 자기 잔에 담아 마셔야 한다.
40일간의 응이단 금식이 끝나면 다시 사흘간 응에블렝 금식(puasa ngebleng)을 해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엔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이 비술은 독립전쟁 당시 투자들이 많이 익혀 사용했다고 한다.
참고자료
https://www.mandalikapost.com/2020/11/tujuh-ajian-sakti-asli-indonesia-yang.html
https://www.boombastis.com/ilmu-rawarontek/8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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