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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ep4. 루디 하디수와르노 스테피를 학교에 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초등학교는 명목상 인도네시아에서도 무상교육이었으므로 티티 아줌마가 가까운 초등학교에 수속을 마쳤고 메이를 통해 필요한 교복이나 가방, 학용품을 사주고 내가 일부 경비를 지출하는 것만으로 스테피는 꿈에도 그리던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테피가 기뻐하는 표정을 보니 저 기쁨을 지켜줘야 할 것 같다는 책임감이 조금 더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이 두 자매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좀 더 노력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스텔라가 스테피와 헤어지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게 중요했습니다. 결국 내 거래선들에게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밖에 ..

ep3. 모래지옥 외근 길에 일이 있어 메이가 센티옹 부모집을 들른 적이 있는데 함께 갔던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까위까위(Kawi-Kawi)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습니다. 어디나 그렇듯 할렘의 동네 아이들이 좁은 골목에서 공도 차고 달리며 몰려다니면서 자꾸 차를 건드려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짖고 까부는 아이들 사이에 확 눈이 띄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취학 전 코흘리개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큰 깡마른 단발머리 여자애였습니다. 팔 다리가 유난히 긴 그 아이는 선명한 이목구비를 하고 있어 앞으로 남자들 마음을 무척이나 흔들 미인으로 자라날 것이 틀림없어 보였는데 그래서 걸치고 있는 넝마 같은 옷가지나 레게 머리를 하려다 만 듯한 떡지고 삐죽삐죽 뻗친 머리칼이 흰 피부와 티없는 ..

일상다반사 스텔라와 스테피라는 자매를 10년 전쯤에 알았다. 수마트라 북부 메단(Medan) 출신 부모를 둔 바딱(Batak)족 아이들인데 부모 모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엄마 쪽 친척이 운영하는 꼬스(Kost)에 살고 있었다. 꼬스는 자취방 비슷한 곳이다. 아버지가 먼저 죽고 엄마도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 쪽 친척이 양육권을 받아 메단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거기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들은 그 집을 도망쳐 나와 자카르타까지 그 먼 길을 돌아왔다. 메단에서 학대가 심했던 거라도 짐작할 뿐이다. 돈도 없이 천 킬로미터도 훨씬 넘는 거리를, 그것도 수마트라와 자바 사이의 해협까지 건너온 아이들은 완전히 거지 꼴이 되어 엄마 쪽 친척 꼬스 앞에 도착했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아 아이들은 문 밖 길가에서 그날 ..
2008년 오픈한 루디 하디수와르노의 브라운 살롱 뜨븟점은 일반 브라운 살롱들과는 달리 넓고 쾌적한 공간에 고급 살롱들에서나 볼 수 있는 피부관리 및 맛사지실을 겸비한 미용실로 설비에 대한 점수를 주자면 A+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싼 가구들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현대식 디자인에 공간을 잘 ..
흔히 메가몰 쁠루잇(Megamall Pluit)이라고 부르는 이 몰은 비교적 한국인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동안 부유한 화교들이 집중되어 살고 있는 서북부 자카르타에서는 가장 크고 오래된 몰입니다. 서부 자카르타의 따만 앙그렉(Taman Anggrek), 찌뿌트라(Ciputra mall -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은 종전 이름인 ..
2007년 12월 4일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루디 하디수와르노 오거니제이션(Rudy Hadisuwarno Organization = RHO)의 2008년 트랜드 쇼가 열렸습니다. 2006년까지는 주로 맘빵(Mampang) 사거리에 인접한 꾸닝안 지역의 고급호텔인 그랜 멜리아 호텔Gran Melia Hotel)에서 넓은 공간을 충분히 사용하면서 대대적으로 열린 연례..
2008년 12월 2일 시내 스망기 인터체인지 인근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구,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루디 하디수와르노 아트팀의 2009년 헤어 트랜드쇼가 열렸습니다. 1년에 한번 연말 가까이에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가장 큰 세미나 형식의 헤어 트랜드 쇼에서는 다음 해의 헤어 트랜드를 예고하고 새해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