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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문단 원로들에게 던졌던 질문들

beautician 2017. 10. 7. 13:00


2017년 4월 자카르타에서 문인협회 인도네시아 지부에서 개최한 적도문학상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 내방하실 한국문인협회 회장단(문효치 문인협회회장, 이광복 수석부회장, 지연희 한국수필가협회 회장)에게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이 질문의 답변을 시상식장에서 공개질의를 통해 대답을 듣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일 행사가 늘어지면서 시간이 충분치 않아 이 질의문답 순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었죠. 


나중에 식사하면서 개별적인 답변이 일부 있었지만 역시 시간상의 문제로 충분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오늘날 나이를 막론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는 의문이자 고민이 아닌가 합니다.




문효치 이사장님께 질문-최근 서점가와 출판업계에 불황이 계속되고 있고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발달로 수많은 컨텐츠들이 범람하면서 긴 글이나 순수문학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대폭적으로 감소해 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대학 문창과에서는 매년 신예들을 쏟아내고 있어 경쟁자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 이해되어 순수문학을 추구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아닌가 사료되는데 이번 적도문학상 수상자들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문학에 뜻을 세운다면 앞으로 험난한 가시밭길을 가게 되는 것일까요? 글을 써서 살아가겠다고 마음먹는 사람들이 이 시대에 각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또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은 어떤 것이 있을지 문학계 원로의 혜안을 들려 주셨으면 합니다.


이광복 부이사장님께 질문-소설이나 희곡처럼 스토리를 펼쳐나가야 하는 장르에선 아무래도 작가의 입체적인 사고 또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천부적인 재질, 또는 자료수집과 고증같은 같은 철저한 사전준비 등이 필요할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평생을 소설가로 투신하신 선각자로서 매력적인 소설을 쓰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들을 몇 가지 든다면 어떤 것을 그 리스트 상위에 둘 수 있는지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지연희 이사장님께 질문-수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인지 궁금합니다. 요즘 세상엔  시사평론가들이나 컬럼니스트들도 많은 글을 쓰고 신문주필들이 쓰는 시론이나 여행기, 맛집순례기, 제품사용후기 같은 것들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 글들도 사실은 수필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수필이란 어떤 특별한 바운더리가 있어 그걸 넘어서고 나면 더 이상 수필이라 할 수 없는 것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이사장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면 평생의 궁금증이 풀릴 것 같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하고 또 토론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합니다. 

자카르타 멘뗑지역에, 옛날 오바마 대통령이 다녀 오바마 스쿨이라 알려진 현지 초등학교를 방문한 한국문인협회 회장단. 

왼쪽부터 이광복 소설가(문협 수석부이사장), 문효치 시인(문협 이사장), 지연희 수필가(수필가협회장), 서미숙 수필가(인니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