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일반 칼럼

[인도네시아 관공서]시간차 공격

beautician 2016. 10. 9. 19:53

인도네시아 관공서나 금융기관을 다니면서 느끼는 점은 인도네시아가 시간차 공격에 강하다는 것입니다.

 

은행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이렇습니다.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대개 오전 8시반부터 오후 3시까지 일반에게 오픈해 영업합니다. 하지만 이 영업시간 안에 도착한다고 해서 모든 은행업무를 다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음성격의 GIRO를 입금하는 것도 은행에 따라서 오전 9시반까지만 받아주곤 합니다. 그 시간을 놓치면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Panin은행에서 제3국 통화(싱가폴 달러나 호주달러 등)로 당일 송금하려면 오전 10시 이전에 수속해야 합니다. 물론 일반 송금(3일 소요)한다면 오후 2시까지고요.

US달러로 입금하려면 오후 2시 이전에 해야 합니다. 본점에 그 시간 즈음에 서 달러를 수거해 가거나 해당지점에서 달러 현금거래를 마감하고 금고에 넣어 잠그기 때문이죠.

 

이런 특정업무에 대한 시간제한은 거의 인도네시아에선 모든 공공기관에 존재합니다. 그러니 근무시간만 따져 그 시간에 대려 애써 도착해도 원하는 용무를 보지 못하는 허탈한 경우가 종종 벌어지죠.

 

투자조정청인 BKPM도 그런 대표적인 관청중 하나입니다. 언젠가 조코위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허가를 신청 후 3시간 내에 내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인터넷쇼핑몰 개설을 위한 portal web 비지니스의 투자허가는 3개월째 7번 거부되고 프레젠테이션만도 두 번 했습니다. BKPM 규정은 3번 이상 거부 반려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지만 그런 건 지켜지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주려 했다면 처음 반려할 때 보완해야 내용들을 모두 기재해 두번째 신청을 용이하게 했을 테지만 그 모든 조건들을 충족시켜 신청서를 다시 넣으면 BKPM은 또 다른 조건들을 충족시키리며 거절반려하곤 하죠. 물론 BKPM의 내부자들이나 고위직 공무원과 연줄이 닿아 있다면 이 모든 절차가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이런 문제로 결국 BKPM상담국과 면담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시간차 공격이 있습니다. BKPM은 오후 4시까지 민원업무를 보지만 그 신청은 정오까지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도착하면 아무리 BKPM이 근무중이고 민원인들이 다 돌아가 라운지가 텅텅 비어 있어도 번호표를 나눠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상담국과의 면담은 하루 110명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 110명의 민워과 상담을 오후 4시까지 빡빡하게 처리하든 오후 1시경에 모두 끝나든 상관없이 더 이상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철저한 관료주의적 환경인 거죠.


 

개별 업무시간을 알지 못하면 관공서업무는 큰 곤란을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6.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