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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박물관

뽄띠아낙 적도기념비 - Equator Monument

beautician 2017. 6. 16. 10:00


서부 깔리만탄 주도인 뽄띠아낙 (Pontianak)은 지난 10여년 사이에 석탄과 비철금속 광산으로 급속히 확장되어 어딘가 졸부촌처럼 보이던 반자르마신이나 발릭빠빤, 사마린다 같은 깔리만탄의 다른 대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정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금식월이 한창인 시기에 방문했음에도 식당들이 성업하고 차이나타운엔 밤에도 수많은 가라오케들과 업소들이 성업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다른 곳보다 많은 화교인구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들은 얘기로는 심지어 뽄띠아낙 시장이 화교라 하니 이 지역의 화교들 위세를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뽄띠아낙은 Kalimantan Barat 즉 서부 깔리만탄의 주도입니다.


뽄띠아낙에 간 것은 인도네시아 전력공사인 PLN의 뽄띠아낙 지점와 발전기 관련 미팅이 있어서였어요. 





세이라야 발전소 (PLTD SEI RAYA)


함께 간 모든 출장자들이 희망에 가득차 있었지만 난 사실 거기서 어떤 희망을 가져야 하는지 골몰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런 출장이었습니다. 그 PLTD Sei Raya 라는 PLN의 디젤발전소를 돌아보다가 모든 발전기에 좌표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렇게요.


경도 109도 22분, 그런데 위도는 00도 04분!! 적도가 내 곁을 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침 출장지에서 하루 비는 날이 생겼습니다. 원래는 서부깔리만탄 박물관만 돌아볼 생각이었다가 한국에서 온 손님들의 강권으로 적도기념비라는 곳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적도가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남미 대륙을 지나고 있지만 적도 위에 대도시가 위치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죠. 물론 뽄띠아낙도 불과 50만명 정도의 인구라 대도시라 하기엔 좀 민망하지만 아무튼 적도의 위치가 표시된 기념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위도 00도 00분의 장소를 향해 가 보았습니다.


까뚤리스티와 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유는 이 적도기념비가 세워진 지역의 이름이 '까뚤리스티와'이기 때문입니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기념비


여기에도 이 새의 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뽄띠아낙 곳곳에서 보게 되는 이 크낙새 같은 형상은 아마 뽄띠아낙의 상징새 같은 모양입니다.



이게 적도기념비....


가 아니라 기념비가 있는 건물입니다. 저 위의 탑은 적도기념비의 리플리카인 것이죠.


진짜는 건물 안에 이렇게 서 있었습니다.




1984년 당시엔 이렇게 야외에 세워진 구조물이었습니다.




이 기념비의 상단구조물을 본딴 디자인들이 뽄띠아낙 가로등마다 붙어 있더군요.  그만큼 이 곳엔 내세울 만한 다른 것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내부 전시물들은 대체로 허접했고 인근 시설도 그리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넓은 부지에 계속 뭔가를 짓고 있는 중이어서 전체 컴플렉스가 조만간 새롭게 단장할 모양이었습니다.


뽄띠아낙에 가시면 이 적도 기념비 꼭 한 번 다녀가세요.



2016.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