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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2023년 10월)

beautician 2023. 11. 15. 11:20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10월 보고서

 

 

□ 출판계 이슈 및 주요 동향

 

ㅇ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3)과 K-Book 한국도서 전시행사

 

<그림 1. IIBF 2023 포스터>

 

제43회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이 2023년 9월 27일~10월 1일 기간의 5일 간 땅그랑 BSD 지역 컨벤션 센터인 ICE의 1번 홀에서 열렸다. 행사 기간 중 100명 넘는 연사가 참여해 강연 및 팬사인회, 출판기념회 등 50여개의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IIBF 2023 기간 중 저작권 거래행사인 인도네시아 권리박람회(Indonesia Rights Fair)도 3일 간(2023년 9월 28~29일) 진행되어, 15개국 60여 출판사와 도서 에이전시들이 참여했다.

 

올해 인도네시아와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국은 IIBF 2023의 귀빈국(Guest of Honour)으로 초청되어 가장 큰 부츠를 꾸몄다. ‘양국 간 출판문화 교류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란 설명도 달렸다.

 

IKAPI 회장인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Arys Hilman Nugraha)는 개회사에서 한국이 이미 높은 문해력과 디지털 문화 접근성을 가졌다고 추켜 세웠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박수덕 공사도 연단에 올라 개회사를 했다.

 

한국은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KCCI)이 주축이 되어 청소년도서, 문학도서, 잡지까지 망라하여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출판된 다양한 장르의 도서 500여개 타이틀을 출품했다.

 

한국관에서는 도서전 기간 중 다음과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

 

- 강병인 캘리그라프 작가 초청 대형작품 시연과 워크샵(9.27)

- 수교 50주년 기념 시집 저자 넨덴 릴리스 A 교수를 초청한 한국-인도네시아 시 낭송회(9.27)

- 이지선 북디자이너 북콘서트와 워크샵(9.28)

- 추석 특집행사(9.29)

-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저자 정경운 초청 북콘서트 및 팬사인회(9.30)

- 인도네시아 라인 웹툰에서 6천 9백만 명이 구독하는 웹툰 『존잘주의(Beauty in A Click)』의 작가 령의 북콘서트 및 팬사인회(10.1)

 

<그림 2. IIBF 2023 행사장에 세워진 한국관>

 

그로부터 약 2주 후인 10월 13~ 14일 기간 동안 수교 50주년과 한글날을 기념해 한국문화원이 자카르타 시내 롯데쇼핑애비뉴 몰 1층에 마련된 ‘KOREA 360’ 상설 행사장에서 ‘K-Book: 한류의 미래를 보다’라는 주제로 한국도서전시회를 열었다.

 

10월 13일 개막식에서는 도서기증식, ‘20세기 한국문학 시리즈’ 9, 10편 번역본 출간기념식을 함께 진행하며, 이후 한국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배성태 작가와 인도네시아 번역가를 초청한 사인회, 한글날 기념식, 캘리그라피 시연 및 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IIBF 2023과 시간차가 별로 나지 않고 같은 한국문화원이 중심이 된 행사였으므로 대체로 IIBF 당시 한국관 부츠를 재현한 분위기였다.

 

<그림 3. K-Book: 한류의 미래를 보다>

 

 

이 행사에는 한국문화원 외에도 해외문화홍보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도네시아 센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이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IIBF 2023의 한국관은 대체로 한국 도서들을 인도네시아 독자들과 출판사들에게 소개하는 것이었다면 K-Book 행사는 그간 얼마나 많은 한국 도서들이 현지 출판사들을 통해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되어 현지에서 출판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주었는데 주로 그라메디아 출판사의 GPU 출판그룹, 미잔그룹의 노우라 출판사(Penerbit Noura), 거의 전문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번역 출간하는 하루 출판사(Penerbit Haru)의 출간물들이 진열대를 채웠다.

 

출처: 더틱닷컴[1], 인도네시아출판협회(IKAPI) 홈페이지[2], 미디어인도네시아닷컴[3]

 

 

ㅇ 2023년 IKAPI 어워즈 수상자들

 

IIBF 2023 개막식에서 제14회 IKAPI 어워즈 시상식도 함께 진행되었다.

수상자/수상작들은 다음과 같다.

 

① 올해의 작가: 마야 레스타리 GF(Maya Lestari Gf)

② 올해의 책: 알피 샤흐린(Alvi Syahrin)의 『내 가운데 이름은 불안정(Insecurity is My Middle Name)』

③ 올해의 문해력 전도사: 로시 스티아완 (Roosie Setiawan)

④ 올해의 아동도서: 안디나 수바르자(Andina Subarja)의 『깜짝 놀란 나무늘보(Kejutan Kungkang)』

작년에 시상했던 올해의 신인 부문은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림 4 IKAPI 어워즈 수상자 및 수상작>

* 왼쪽부터 마야 레스타리 GF, 『내 미들네임은 불안정』, 로시 스티아완,『깜짝 놀란 나무늘보』

 

인도네시아 출판협회가 시상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독서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작품 또는 수준 높은 글쓰기로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은 작가에게 주어진다. 한편 올해의 책은 폭넓은 대중성과 수용성으로 독자들과 현실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작품, 올해의 신인은 획기적인 글쓰기로 좋은 작품을 낸 신진 작가를 위한 카테고리다.

 

이른바 ‘문해력 전도사’ 카테고리는 인도네시아 대중의 독서문화를 일깨우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문해활동가에게 주어지며 올해의 아동도서는 어린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수준 높은 글과 삽화가 담긴 동화책들 중 엄선된다.

 

출처: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홈페이지[4]

 

 

ㅇ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이스라엘 옹호한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FBF) 불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불똥이 인도네시아 도서산업에도 튀었다.

 

출판산업을 관리, 육성하는 인도네시아 교육문화연구기술부와 IKAPI는 그간 10월 18일~22일 기간 동안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하 FBF 2023)에 참석할 준비로 분주했지만 FBF 측이 이-팔 전쟁에서 이스라엘 옹호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에 따라 해당 행사 참가를 전격 취소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팔레스타인의 처지와 주장에 공감하고 동조하는 입장을 줄곧 취해왔고 원래 지난 5월 자카르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FIFA U-20 월드컵에 이스라엘 대표팀 참가를 보이콧하다가 참가팀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FIFA가 대회유치권을 박탈하는 사태를 겪었다.

 

따라서 이번에 FBF가 이스라엘 입장에 공식 동조하자 인도네시아는 전시회에 부츠를 열지 않고 공식 불참한다는 방침을 행사 개막 하루 전인 10월 17일 전격 결정했다. 이미 책과 참가자들을 현지에 보낸 인도네시아 당국과 출판사들은 관련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FBF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로켓으로 공격한 10월 7일 직후 아다니아 작가에 대한 도서전 산하 문학진흥단체 리트프롬이 수여하는 권위있는 리베라투르(LiBeraturpreis)상의 시상연기를 결정했다. 시블리는 1949년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소녀를 강간, 살해한 실화를 다룬 소설 『사소한 일(Minor Detail)』로 이미 수상이 결정된 상태였다.

 

FBF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하마스의 야만적 테러 전쟁을 규탄한다고 적었고 FBF 행사 중 이스라엘의 상황과 입장을 알리는 무대도 갖겠다 밝혔는데 이는 팔레스타인 입장에 동조하는 이슬람권 참가국들을 대놓고 모욕한 셈이다.

 

인도네시아가 불참을 결정하자 뒤이어 말레이시아도 불참결정을 내렸고 2016년 같은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한 인도네시아 소설가 락스미 빠문짝(Laksmi Pamuntjak)도 자국의 불참결정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출처: 더틱닷컴[5]

 

 

ㅇ 인도네시아 국민 문해력 낮다는 유네스코 평가에 대한 교육문화부 대응

 

유네스코가 인도네시아인들의 독서관심도가 0,1%, 즉 독서인구가 1,000명 중 한 명이라는 데이터를 내놓자 인도네시아 교육문화연구기술부(이하 교육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데이터대에 따른다면 인도네시아의 독서인구는 총 인구 2억7,000만 명 중 0.1% 즉, 3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교육부 언어국장 아미누딘 아지즈(Aminudin Aziz) 교수는 이러한 유네스코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인도네시아 문해력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목적으로 여전히 해당 수치를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사실 인도네시아인들이 종이책을 잘 읽지 않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것이 최근 구눙아궁 등 유명 서점들이 몰락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육부 차원에서 전국 각 지역의 독서열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Perpusnas)은 1,200만 권의 도서를 갖춘 디지털 도서관에 대중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서관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도서관은 뽀족 바짜(Pokok Baca – 모퉁이 도서관)라는 이름의 소규모 도서실, 이동식 도서관 등을 운영하여 시골과 오지에서도 책에 접하고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CNN인도네시아[6]

 

 

ㅇ 라티 꾸말라 작가의 『담배 마는 처녀(Gadis Kretek)』 넷플릭스 진출

 

<그림 5. 『담배피는 처녀』표지>

 

라띠 꾸말라(Ratih Kumala) 작가가 가내수공업으로 만들던 끄레떽 담배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담배 마는 처녀(Gadis Kretek)』는 인도네시아 서점에서 크게 히트하여 전세계 여러 국가에 번역본 출판권이 팔려 나갔고 급기야 116분 러닝타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시가렛 걸>로 만들어져 2023년 11월 2일 프리미어 스트리밍된다.

 

그라메디아 뿌스타카 우타마(이하 GPU)가 출판한 이 소설은 권위있는 적도문학상(Kusala Sastra Khatulistiwa) 2012년 후보작 10편에 포함되었고(수상하진 못함)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10쇄를 찍었다.

 

끄레떽(Kretek)이란 정향(Clove) 향료를 넣어 만든 담배의 종류로 담배에 독특한 향을 부여하며 불을 당기면 탁! 탁! 소리를 내면서 타들어가는데 끄레떽은 그 소리의 의성어다. 소설 원제인 ‘가디스 끄레떽(Gadis Kretek)’은 원래‘끄레떽 담배의 여인’이라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

 

IIBF 2023 개막식에 참석했던 라띠 꾸밀라 작가는 2쇄를 찍을 때까지만 해도 실감하지 못했는데 난데없이 붐이 일어나 자신의 책이 급기야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진 것에 스스로 놀라는 중이란 심경을 피력했다. <담배 마는 처녀>는 곧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출처: 더틱닷컴[7]

 

 

ㅇ 인도네시아 도서시장 속 한국도서들 진입 과정과 현황

 

인도네시아에서도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20쇄 이상,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10쇄 이상 인쇄되었고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도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로 꼽힌다.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도서는 오수향 작가의 『1등의 대화습관(Bicara Itu Ada Seninya)』이다. 그라메디아 서점엔 이 책만 따로 쌓아 놓은 코너가 있고 아울렛별 베스트셀러 진열장에도 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 6. 그라메디아 서점에 진열된 오수향 작가의 <1등의 대화습관> 양장판>

 

 

예전엔 주로 한국 여행이나 한국어에 관한 책들이 팔렸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한국 문학작품들이 인도네시아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 각 출판사들의 한국도서 출판 경험

현재 한국 소설과 자기계발서 등 논픽션이 인도네시아 독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한국도서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0년대 후반의 일이다. 당시 그라메디아 출판사의 사내 출판그룹인 엘렉스 미디어 콤푸틴도(Elex Media Komputindo 이하 엘렉스)는 2009년부터 한국 교육만화 장르를 들여오기 시작한 것이 거의 처음이라 볼 수 있다.

 

엘렉스가 들여온 한국의 『Why?』 시리즈는 이제 워낙 눈에 익어 인도네시아인들 중 이 책이 한국 콘텐츠임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금까지 250만 부 이상이 팔렸다. 이런 교육만화류는 단행본 한 권의 판매 누계가 쉽게 1~2만 권을 넘어간다.

 

『Why?』의 성공에 힘입어 엘렉스는 『텐텐 시리즈(Ten Ten Series)』, 『쿠키런(Cookie Run)』, 『Job?』, 『오마이갓(Oh My God!)』, 『퀴즈 과학상식(Science Quiz)』 등 다른 시리즈들도 속속 들여왔고 현재 25개 이상의 한국 출판사들의 교육만화 콘텐츠를 번역출판 하고 있다.

 

한국소설과 논픽션 작품들이 인도네시아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조금 뒤인데 그라메디아 출판사의 또 다른 출판그룹 GPU를 통해 2011년 출간된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Ibu Tercinta)』가 거의 최초다.

 

이후 GPU는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 (Anak Teladan)』,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Kim Ji-yeong, Lahir Tahun 1982)』, 정문정 작가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Tak Mungkin Membuat Semua Orang Senang)』 등 많은 작품들을 인도네시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현재 GPU는 약 20개 한국 출판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하루출판사(Penerbit Haru)도 인도네시아 도서 시장에 대한 한국 도서 보급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루출판사는 2012년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So, I Married the Antifan)』를 출판한 후 채 두 달이 안되어 2쇄를 찍는 등 현지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루출판사는 이제 다양한 도서를 출판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10대 청소년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하는 한국도서 번역본 출판에 주력했고 이후 일본 도서 번역본들도 내놓기 시작했다.

 

하루출판사는 처음엔 로맨스 장르소설에 주력했는데『아내를 구하는 4가지 방법 (4 Ways to Get a Wife)』(현고운), 『노골적 연애담(Explicit Love Story)』(이새인) 등을 2012년에 출간했고 2015년엔 『혈액형에 대한 단순한 고찰 (Simple Thinking about Blood Type)』(박동선) 등을 냈다. 하루출판사는 하이틴 로맨스 만화도 출판하려 했지만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최근 하루출판사에서 가장 잘 팔린 책은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pokki)』(2019)다.

 

하루출판사는 2013년 서울 국제도서전과 만화책전(코믹북페어)에 참관할 기회를 갖고 한국도서 트랜드를 익히며 더 많은 한국 콘텐츠들을 수입했다.

 

한편 바짜(BACA)는 한강의 『채식주의자(Vegitarian)』를 2017년 출판했다. 빠짜 역시 그라메디아의 사내 출판그룹이다.

2016년 인도네시아 유명 소설가 에카 꾸르니아완의 『호랑이 남자(Lelaki Harimau)』가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가 결국 수상하지 못했는데 그 대신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하면서 인도네시아 독자들의 눈에 띄었다.

 

이후 한강의 『소년이 온다(Mata Malam)』, 편혜영의 『홀(The Hole)』, 단편집 『시체들(Potongan Tubuh)』 등 성인독자를 위한 한국문학도서들이 집중 출간되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무거운' 소설은 인도네시아 대중의 사랑이 옅어져 이후 『달러구트 꿈 백화점 (Dallergut: Toko Penjual Mimpi)』 같은 재미있고 가벼운 힐링물 라노벨(라이트노벨)로 방향을 선회했다. 바짜는 한국의 7개 출판사와 협력해 왔다.

 

 

- 현지 출판사들의 현황과 방침

최근 한국 도서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인도네시아 여러 출판사가 동시에 같은 도서를 원하는 경우가 있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입찰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일본에 비해 한국은 그 프로세스가 그렇게 빡빡하진 않다는 것이 인도네시아 출판사들의 중론이다.

 

한국도서를 출판하는 출판사 편집인들은 모두 입을 모아 한국어를 인도네시아어로 유창하고 유려하게 번역할 수 있는 좋은 번역가들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엔 한국어 전공자와 독학자들 중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꽤 있지만 유려한 인도네시아 문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작가적 소양을 가진 번역가들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본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유능한 번역가를 만나지 못해 번역도서가 응분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한편 한국 도서를 출판하는 인도네시아 출판사들은 한국 정부가 해외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도서 출판지원금 제도를 잘 알고 있고 실제로 해당 제도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 빠자가 최근 출판한 정명섭 작가의 『기억 서점(Memory Bookstore)』도 해당 지원금 혜택을 받았다.

 

각 출판사 편집자들은 인도네시아에 한국 도서가 많이 진출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① 한국 도서의 주제가 가깝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문화적 친밀함

② 보다 큰 요인은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수년 간 강하게 불고 있는 한류

③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책 자체가 가진 힘과 주제.

 

특히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들은 그 주제가 인도네시아의 현재 상황과 무관치 않은 데다가 한국 책들이 사회적 문제, 특히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좀처럼 다루지 않은 세대적 트라우마를 자주 다루고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는 것이 편집자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주제의 종류 역시 훨씬 다양하다.

 

이들 출판사들은 출판 도서의 높은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출판물 숫자를 통제하는 편인데 특히 하루출판사와 바짜는 연간 8~10개 타이틀을 번역 출판하는 반면 GPU는 7개 타이틀 전후를 유지한다. 물론 이는 유능한 번역사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엘렉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고 말한다. 팬데믹 전에는 한달에 6~8권의 새 교육만화를 발간하고 5권 이상을 재인쇄했는데 그게 팬데믹 이후 새 교육만화는 3~6권, 재인쇄는 4권 정도로 감소했다고 한다.

 

출처: 코리아넷[8]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