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치명적인 자음접변 본문
자음접변 치사
싱가포르에 도착한 시간이 밤 8시 반.
싱가포르에서는 이민국 테이블 통과하고 짐 찾는 곳 가보면 부친 짐들이 이미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돌고 있었는데 이번엔 10분쯤 더 기다려야 짐이 나왔다.
딸과 사위가 공항에 나와 주었고 그랩을 불렀는데 웬 연예인 차량 같은 비누곽 밴이 와줘서 편하게 딸 집까지 갔다. 싱가포르에서는 그렇게 드물지만은 않다는 친절한 여성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해 주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10시가 좀 안되었는데 짐 풀고 잠시 이야기하다보니 어느새 11시가 다되었다. 뭘 먹긴 늦은 시간이지만 출출했는데 딸이 라면을 끓여준다 했다. 그런데 그게 무슨 냉면이란다. 한 밤 중에 무슨 냉면?
아무튼 조금 있으니 기대한 냉면이 나왔는데 얇은 면발에 계란까지 푼 발그스름한 국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요즘 냉면 이상하게 나오네?”
딸과 아내가 뭐래~ 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이게 뭐라고?”
“스냉면.”
“그러니까.”
요즘 냉면이 다양해지더니 이젠 라면 같은 냉면이 나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던 순간.
“스냉면이라니까!”
“그래. 스냉면. 냉면 종류 아니야?”
답답해 어쩔 줄 모르던 딸이 급기야 부엌에 들어가 라면 껍질을 들고 나왔다.
아. 스낵면.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미만 먹던 내가 저걸 알 리 없었다.
세종대왕님,
자음접변이 늦은 밤 가정의 화목을 해쳤습니다.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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