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구눙아궁 서점의 몰락 본문
창립 70년 만에 모든 아울렛 폐쇄하는 구눙아궁 서점
발리 소재 성스러운 힌두의 산 이름인 ‘구눙아궁(Gunung Agung)’을 브랜드명으로 차용한 서점체인의 운영사 GA 띠가블라스(PT GA Tiga Belas)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점진적으로 매장을 줄여왔는데 이제 다섯 개 남은 나머지 매장도 올해 안에 모두 폐쇄할 예정이다.
구눙아궁이 운영손실을 겪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의 일인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폭된 경제적 타격을 극복해내지 못했다. 구눙아궁은 그간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스마랑, 그레식, 마글랑, 보고르, 버카시, 자카르타 등 각각의 도시에 몇 개씩 가지고 있던 서점들이 2020년부터 팬데믹 영향을 심하게 받자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몸집을 줄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에도 매출이 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며 고사해 가고 있었으므로 팬데믹은 단지 그 종말을 조금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
중국 본토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일군 찌위타이(Tjio Wie Tay)가 1953년 설립한 구눙아궁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꼽힌다. 찌위타이의 인도네시아 이름은 하지 마사궁(Haji Masagung). 구눙아궁은 설립 이듬해인 1954년 첫 도서전을 조직했다.
강력한 경쟁사인 그라메디아가 도서유통시장에 뛰어든 것은 구눙아궁의 첫 아울렛이 문을 열고서도 20년가량 시간이 더 지난 후의 일이다.
1960.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도 1960년 나온 그의 책의 출판과 유통을 구눙아궁에 위탁할 정도로 인도네시아 도서산업에서 구눙아궁의 존재와 역할은 가히 독보적이었다.
구눙아궁은 1986년 사업을 확장해 이슬람 서적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왈리송오(Walisongo) 서점을 열었고 1992년 종목코드 TKGA로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과정에서 50억 루피아(약 4억3,300만 원)가 모였다.
중부 자카르타 뀌땅(Kwitang) 소재 구눙아궁 본사건물은 물론 남부 자카르타 블록엠 플라자(Blok M Plaza) 소재 아울렛은 오랫동안 고객들로 들끓었다. 하지만 이번 세기 초까지만 해도 각광받던 블록엠 플라자 몰이 이제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낡은 쇼핑센터가 되어버린 것처럼 구눙아궁서점 역시 공격적으로 아울렛을 늘리며 크게 세를 불린 그라메디아 서점체인에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0여년 전부터 구눙아궁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2015년 재무보고서 공표 등 증권거래소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해 영업정지된 후 2017년에 상장 폐지되고 말았다.
직원들의 불만
미라 수미랏(Mirah Sumirat)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연합회(ASPEK) 회장은 GA 띠가블라스 노동조합원들로부터 회사 측의 ’일방적 정리해고’에 대한 불만접수와 변호요청을 받았다고 5월 19일(금) 밝혔다. GA 띠가블라스 근로자들은 ASPEK 회원들이기도 하다.
미라는 GA 띠가블라스가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220명의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고 했으나 다음날인 5월 20일(일) 해고자 숫자를 350명으로 정정했다.
한편 GA 띠가블라스 측은 현행법을 준수하며 해고를 진행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GA 띠가블라스 경영진은 회사가 직원 350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는 언론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ASPEK 측이 보낸 서한에도 이미 회신했다고 밝혔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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