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뭘 해도 안되는 날 본문
그런 날이 있다.
뭘 해도 안되는 날.
그것도 하필이면 랩톱과 핸드폰 문제였다.
처음 문제가 생긴 건 아들이 사준 랩톱이었다.
몇 개월 전에 사둔 것을 지난 10월 KL에서 딸 결혼식 때 아들을 만나 거기서 전달받은 것이었는데 바쁘다 보니 결국 자카르타에 돌아서 코로나로 잠시 앓고 원고마감에 시달리면서 2-3주를 훌쩍 보낸 후 11월에 들어서서야 처음 전원을 넣고 세팅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repairing loop에 걸려 들어간 것이다. 랩톱에 뭔가 문제가 있어 고쳐야 한다며 자동 프로그램 돌리는데 이래도 저래도 결국 고쳐지지 않아 윈도우에 들어가질 못하는 상태.
그 중에 매일의 루틴으로 현지 기사를 검색할 때 가장 중요한 사이트인 kompas.com이 404 error가 발생했다. 서버가 다운된 것은 아니라서 다른 이들은 접속할 수 있지만 내가 내 랩톱과 내 계정으로는 접속하지 못하고 403 error 또는 403 forbidden 매시지가 뜨는 것이다.
다른 신문들을 스크랩하면 되지만 괜찮은 기사들, 잘 정리된 기사들이 많은 꼼빠스를 놓치는 것은 큰 손실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다시 접속이 가능할까?
그런데 이번엔 오포(OPPO) 핸드폰이 문제다. 4-5년 전에 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OPPO 모델 중 당시 가장 싼 것 중 하나였지만 인터넷이나 GPS가 빵빵해서 그간 잘 써왔던 기기다. 특히 자판 치기가 좋아서 이걸로 작성한 문서들이 한둘이 아닌데 11월 2일(수)부터 갑자기 제멋대로 프로그램이 종료되거나 먹통이 되어 액정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급히 내용물들을 랩톱에 다운로드해 놓긴 했지만 이건 이제 그 수명을 거의 다 한 듯하다.
제일 먼저 처리한 것은 403 에러다.
관련 영상과 처리 매뉴얼이 인터넷에 있었지만 그걸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ISP인 circleone에 관련 문제를 통지하고 해결해 달라고 했더니 윈도우 입력창에 Tracert kompas.com을 치고 그 결과를 자기한테 보내달라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몇 차례 하다보니 갑자기 403 에러가 풀리고 접속이 되기 시작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뭔가 해서 풀린 게 아니라 내가 윈도우 입력창에 그걸 쳐넣고 DOS 프로그램과 씨름하는 동안 써클원 쪽 기술자가 그 사이 문제를 해결한 것 같다. 아무튼 kompas.com은 다시 접속 가능.
아들이 사준 랩톱은 아들이 어제 관련 문제해결 가이드라인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보내준 게 있었다. 바빠서 그거 따라할 시간이 어젠 없었지만 오늘은 시간을 내기로 했다. 대부분 어제 내가 해봤던 내용들. 하지만 몇몇 추가적인 방식들이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따라해 보니 어렵사리 다시 윈도우에 들어가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그 사이 다운받아 놓았던 크롬이나 알씨같은 프로그램들이 모두 날아간 상태.
MS 오피스를 내 어카운트로 등록해 놓은 것도 풀려 있어 다시 등록해야만 했다. 아무튼 이것도 일단 해결.
하지만 내가 평소에 쓰던 랩톱보다 세 배쯤 비싼 것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밸런스가 잘 안맞는지 자꾸 행이 걸리는 등 문제점이 엿보인다. 역시 중국산 Acer의 한계인지도.
Oppo 핸드폰 문제만은 결국 해결되지 않았다.
새 핸드폰을 살 필요는 사실 없지만 저 번호를 살려두려면 새 핸드폰에 끼워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핫스폿을 켜는 게 여전히 가능한 상황이라면 핫스팟 전용으로 가지고 다닐까 하는 중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양쪽 랩톱에 알약 백신을 다시 깔았다.
새 랩톱엔 아들이 깔아준 매카피가 날아갔기 때문이었고 옛 랩톱은 2021년 11월이 마지막 업데이트였는데 이후 업데이트가 1년 동안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종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되어 있었던 거다. 그래도 지우고 새로 깔았더니 업데이트가 되긴 되는 중.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간 내내 잘 사용하던 데스크탑/랩톱용 와츠앱 프로그램이 갑자기 켜지지 않는다. 4개 이상의 기기에 등록했기 때문이라 하는데 최근 이 랩톱에 몇 차례 다시 등록하라 하여 했더니 그걸 추가 기기로 계산한 게 아닌가 싶다.(그렇게 컴퓨터가 멍청한가?)
아무튼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할 차례.
랩톱, 핸드폰 문제가 하루 이틀 사이에 마구 터져나오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
조폭도 아닌 놈들이 왜 한꺼번에 몰려나오는 거지?
아무튼, 미래의 디지털 세계란 하나도 편할 것 같지 않다.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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