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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정말 '다양성 속의 통일'을 추구하는가?

beautician 2022. 12. 2. 11:37

힌두교도가 인도네시아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청년의 맹세 박물관을 방문한 유치원생 모습. 1928년 인도네시아의 선각자 청년들은 당시 ‘청년의 맹세’를 통해 통일된 인도네시아의 구축, 하나의 조국,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JP/Seto Wardhana.)

 

현재 영국엔 기독교인 찰스 3세 국왕, 힌두교도 수낙 총리, 유대교도인 그랜드 셉스 내무장관, 무슬림인 사딕 칸 런던시장이 공존하고 있다. 빤짜실라 이념과 비네카 뚱갈 이카 사상이 인도네시아가 아닌 영국에서 구현되고 있다.

 

2011-14년 국영기업부 장관을 역임한 달란 이스칸(Dahlan Iskan)은 10월 27일 링가우포스트(Linggaupost)에 실은 한 컬럼에서 인디아 출신 힌두교도 수낙 총리를 품은 영국에 대한 부러움을 표했다.

 

과거 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의 경우 그가 선거에 진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계 기독교인이란 이유였고 그래서 신성모독 프레임에 쉽게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영연방국가 중 하나인 인도는 힌도국가이면서도 무슬림인 압둘 칼람(Abdul Kalam)이 11대 대통령(2004~2007)을 역임했고 그가 임명한 만모한 싱(Manmohan Singh)은 2004-2014년 기간 중 13대 총리를 지냈는데 그는 힌두교와는 또 다른 시크(Sikh) 교도였다.

 

만모한 싱 13대 인도 총리
압둘 칼람 11대 인도 대통령

 

인도네시아에서는 국가 지도자로서의 표준은 자바인-무슬림-남성이다.

 

물론 수하르토 하야 이후 대통령직은 승계한 BJ 하비비(1998.5~1999.10)는 자바인과 술라웨시 고론탈로인 혼혈이었다. 하지만 그는 선출된 대통령이 아니라 지명직 부통령이 하야한 전임 대통령의 자리를 승계한 것이었고 517일 간의 짧은 임기를 마쳤을 뿐이다.

 

메가와티 역시 구스두르(Gus Dur - 압두라흐만 와히드 대통령)가 탄핵된 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던 것뿐이고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국가적 영웅 수카르노의 장녀였지만 여성이란 굴레를 결국 벗지 못했던 것이다. 그 점에서 뿌안 마하라니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는 그리 공정하지 못하다.

지난 10월 28일은 1928년 있었던 청년의 맹세를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행사가 있었던 곳인 중부 자카르타 뀌땅(Jl. Kwitang 106)의 토지와 건물과 시콩리양(Sie Kong Liang)이라는 화교가 국가에 기증한 것인데 인도네시아 현대사를 지원한 그의 이름은 역사책이 등장하지 않고 그의 후손들은 청년의 맹세 기념행사에 초청받지도 못했다. 이에 대한 당국의 해명도 너무 성의가 없다. 초청장을 잘못된 주소로 보냈다는 것이다.

 

청년의 맹세 참여한 주요인물들, 아래 왼쪽에서 첫 번째 인물이 다룰이슬람 지도자 까르토수위르요, 두 번째가 현재 박물관 건물을 기증한 화교 세콩리양

 

까르토수위르요는 독립전쟁 당시 네덜란드와 싸운 투사였지만 독립 후 그가 이끌던 다룰이슬람(Darul Islam)은 반군이 되어 수카르노의 정부군과 싸웠다. 하지만 그는 1928년 청년의 맹세 당시에는 청년의회에서 세 번씩이나 공개연설을 했던 청년지도자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역사를 새로 쓸 필요가 있다. 국가 독립에 기여한 사람들은 공과 과를 모두 적어야 한다. 과가 있다고 하여 역사에서 지워버려서는 안된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종족과 종교를 뛰어넘어야 하며 그럴 수 있는 지도자를 발굴해 선택해야 한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opinion/2022/11/02/can-a-hindu-become-president-of-indonesi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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