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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코로나 후유증

beautician 2022. 11. 23. 11:59

목의 통증도 거의 다 사라졌다.

 

싱가포르의 알렉스는 코로나 증상이 아닌 것이 확인되었고 말레이시아에서 같은 공간에 있었던 아들과 딸도 모두 멀쩡한 걸 보면 우리가 코로나로 보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역시 10월 17일(월) 이민국 입국장에서 수백 명의 중국인들 사이에 섞여 있을 때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10월 24일(월)

일주일 만에 잠복기와 발병기가 다 지나간 셈이다.

 

아침 줌미팅을 한 후 피오나에게 개인적으로 물어보니 자신이 작년에 델타 변이에 감염되었을 당시 증세를 말하는데 잦은 기침은 아니지만 기침할 때마다 기침에 칼날이 달린 듯 목이 너무나 아팠다는 것이나 앓는 동안 거의 일어나지 못하고 잠을 잤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였다.

 

물론 이번에 내가 겪은 것은 델타가 아니라 최근 새로 나왔다는 오미크론의 XBB 변이였던 것 같은데 굳이 검사를 해보진 않기로 했다. 나중에 내 뻐둘리린둥이 데이터가 복잡해질 것 같아서다. 어차피 약국 다녀온 것 외에는 별도의 동선을 만든 것도 없으니 조용히 앓고 조용히 낫기로 마음 먹었다.

 

자꾸 술수를 부리는 데디와는 목요일 미팅으로 못박았다. 그는 자신이 스마랑에 가야 하니 미팅을 빨리 할 수 없다고 밑단을 깐 이후 지난 주말부터 몇 시간 후, 또는 내일 저녁, 이런 식으로 미팅 일정을 당기자고 연락해 오는 중이다. 그는 J 사장과 모 장관을 연결해 주겠다는 브로커인데 우리가 얼마나 절박한가를 그런 식으로 간을 보려는 것이다. 

 

"코로나 한 번 걸려 보시렵니까?" 이 대답과 함께 예정대로 안전한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만나는 걸로 하자고 했더니 그중 더 안전한 목요일에 만나자는 회신이 왔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은 그 사이에도 또 머리를 굴려 이런저런 갑작스러운 상황을 만들 것이다. 최악의 브로커들이 하는 짓이다. 유리한 입장에 서기 이해 상대방을 계속 시험하고 속이고 회유하는 놈들.

 

사실 더 큰 문제는 '신문과방송'에서 마감 독촉이 온 것이다.

11월 원고의뢰가 오지 않아 이제 나와 계약을 끝내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마감의뢰 이메일이 사실은 9월 2일, 내가 어머니 상을 치르고 있던 둘째 날에 왔었다는 걸 오늘에야 확인했다. 난 9월 12일 자카르타에 돌아온 후 왜 신문과방송에서 원고의뢰 이메일을 보내지 않는 걸까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보다 이전의 이메일들을 뒤져봤어야 했다.

 

원래 마감일은 10월 12일. 이미 2주가 지났다. 25일(화) 오전이 최종마감시간.  

뭐, 이런 걸 해내야 진짜 작가겠지.

 

하지만 당장 발등이 불은 10월 26일(수) 마감인 영화진흥위원회 원고.

 

그리고 5.18 진상규명위원회가 요청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대학살 피해자들의 인터뷰 어렌지.

 

아픈 사이에 골든타임의 상당부분을 흘려보내고 말았다.

코로나 후유증이 좀 더 유니크한 형태로 다가온다.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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