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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ISBN 부적절 발급 경고에 대한 IKAPI 공식입장

beautician 2022. 8. 8. 11:40

최근 ISBN 사태에 대한 인도네시아 출판협회가(IKAPI)의 공식입장

Jul 14, 2022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 IKAPI 회장이 최근 벌어진 ISBN 사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 ISBN 발급 책임을 맡은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PNRI)가 일정기간 ISBN 발급을 제한한 일이 있는데 이는 런던의 ISBN 국제본부가 인도네시아의 부적절한 ISBN 신청관행에 대해 경고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많은 출판사들이 ISBN 발급이 지연되던 상황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국립도서관의 ISBN 발급업무는 다시 정상화되었지만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선 ISBN이 자존심의 문제나 남들에게 보여주며 자랑할 목적으로 발급받는 게 아니란 것을 최소한 한번은 강조할 필요가 있다.

 

점점 줄어드는 ISBN 보유량
인도네시아는 특정기간동안 사용할 목적으로 ISBN 국제본부로부터 블록넘버(block number)라 부르는 ISBN 고유번호를 100만 개 단위로 부여받았다.

 

인도네시아는 978-979라는 번호가 붙은 블록넘버는 1986년부터 2003년까지 18년간 사용할 100만 개의 ISBN 번호를 받았다. 그 기간이 종료된 후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5년 동안 사용할 978-602 블록넘버의 ISBN 번호를 다시 받았다.

 

2018년 또 다시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다시 978-623 블록번호가 붙은 ISBN 번호 100만 개를 다시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 불과 4년이 경과한 시점인 2022년에 이미 623,000개의 ISBN이 소진되고 불과 377,000개만 남았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ISBN 국제본부가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소 10년 넘게 사용해야 할 100만 개의 ISBN 번호가 인도네시아에서 불과 5년 남짓이면 모두 소진될 판이기 때문이다.

 

 

사실 ISBN이 모든 책에 부여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학교나 대학교가 펴내는 책들은 ISBN이 붙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의 교사, 대학생, 교수, 연구가 등은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쓸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정이 있다. LIPI No. 14/2018 규정, PAK 운용지침 (PAK=penilaian Angka kredit), 교수 학업지위/직책 승진 시스템 같은 것에 의해 쓰는 책들은 ISBN이 필요없는 책들이다. ISBN은 실제 도서 공급망에 의해 대중에 공개적으로 제공되는 도서에만 발급되어야 한다.

 

영국에서 대학생들이 논문을 책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는 관련된 일부 인원들만을 위한 것이므로 이를 출판이라 하긴 어렵고 따라서 ISBN도 발급되지 않는다. 때로는 ISBN이 붙은 책이 좀 더 있어보이기 때문에 과시용으로 ISBN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ISBN 발급요건을 충족시킨 것이 아니므로 ISBN이 필요없는 책에 ISBN 번호 하나가 낭비된 셈이다.

 

 

연구출판물을 위해 ISBN이 잘못 발급되는 것 외에도 부적절한 ISBN 발급 정황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2015년에 ISBN 자료를 기반으로 해서 인도네시아에서 출판된 도서 편수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에서 한 해 출판되는 책들은 3만 편 선이었다. 그러나 2020년에 이르러 ISBN 발급량이 급증하여 144,793편에 이르렀고 2022년에는 이미 63,398편에 대한 ISBN이 발급되었다. 물론 이는 인도네시아 출판산업이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히 성장한 영향이기도 하지만 ISBN이 부적절하게 발급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는 의혹 역시 지울 수 없다.

 

 

ISBN이 필요없는 도서들
ISBN
의 부적절한 발급을 피하기 위해 출판사들은 물론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해당 규정을 익혀 ISBN 발급이 필요없는 도서들은 어떤 것인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 ISBN이 필요하지 않은 도서들은 크게 기관발행서적과 학술서적으로 나눌 수 있다.

 

기관 발행서적

l  기관/단체 보고서

l  활동 보고서

l  조사결과 보고서

l  과학기록물(KTI)

l  도서목록

l  정책 개요

l  과학기록물 선집

l  과학논문 발표집

l  회의/세미나 결과보고서

l  통계청 출판물

 

학술서적

l  교과서

l  분과 교과서

l  참고서

l  받아쓰기 책

l  도서 목록

l  정책개요

l  과학기록물: 참고문헌, 모노그래프

l  학생 과제물

l  대학생 사회봉사활동 결과보고서

l  학술발표집

l  논문

l  연구결과 보고서

 

위에 언급한 출판풀에는 ISBN 발급이 필요하지 않다. ISBN은 반드시 필요한 서적들에게만 발급되어야 한다.

 

ISBN 발급의 첫 번째 조건으로서 인쇄물이 아니라 출판물만이 ISBN을 발급받을 자격이 있다. 이를 위해 ISBN 발급 전 관련 조건들이 충족되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둘째로 10개씩 묶여 나오는 ISBN 번호를 다른 출판사와 나누어 써야 한다. 한 개 출판사가 10ISBN을 통으로 받아 단 몇 개만 사용하고 나머지를 사장시키는 경우가 많아 ISBN이 헛되이 낭비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ISBN은 대중에게 소비되는 도서에만 발급되어야 한다. 만약 도서를 유료로 판매한다 해도 공급처가 한 군데로 제한되어 있어 일반 서점을 통한 유통을 하지 않는다면 ISBN 발급요건을 충족시키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ISBN 운용규칙
인도네시아 ISBN 서비스 퀄리티와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ISBN 국제본부의 경고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 국립도서관은 ISBN 발급업무에 새로운 규칙을 제정했다.

 

첫 번째로는 출판사 등록에 관한 것이다. ISBN을 신청하는 출판사는 실제로 도서출판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적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 증거로서 접근 가능한 공식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립도서관 역시 10개 묶음 ISBN의 분할사용, 단일 계정, 출판물 카탈로그(KDT)의 새로운 양식 사용 등을 동시에 연계해 시행한다.

 

두 번째는 ISBN 등록에 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새로운 규정들 중 출판사가 완벽히 구성된 더미 도서(책의 구성, 저자 정보 등), 도서가 독창적 작품임을 보증하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며 ISBN을 신청한 도서가 해당 출판사의 웹사이트에서도 시장 판매용이며 온-오프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는 도서임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되었다.

 

이와 같은 새로운 규정에 따라 국립도서관이 ISBN 국제본부의 경고에 따라 원래의 취지에 부합하는 ISBN 발급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출처: IKAPI 홈페이지

https://www.ikapi.org/2022/07/14/isbn-bukan-untuk-geng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