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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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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민속과 주술

모기가 사람 피를 빠는 이유

beautician 2022. 8. 4. 11:35

모기의 기원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농부가 아름다운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계가 농사에 달려 있었으므로 농부는 매일 밭에 나가 열심히 일했지만 부인은 자기 몸만 가꿀 줄 알지 집안일은 제대로 돌보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원래 빈한한 농촌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남편이 돈을 더 많이 벌어와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남편이 이미 아내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뼈가 으스러지도록 열심히 일했지만 아내는 값비싼 화장품이나 화려한 옷 같은 것을 점점 더 많이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내가 자기 아름다움을 챙기느라 자신의 건강마저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어느날 병이 났는데 날로 악화되기만 하다가 결국 어느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은 하루 종일 울기만 했고 아내를 매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아내를 소생시키고 싶어 했습니다.

 

다음날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팔아 카누를 한 척 사고 신들이 사는 곳이라고 알려진 상류의 신비로운 곳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그는 신들이 반드시 아내를 살려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신들이 사는 곳을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열심히 카누의 노를 저었습니다. 하지만 안개가 강을 짙게 덮자 그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 안개가 걷히자 그의 눈 앞엔 하늘에 맞닿은 듯한 높은 봉우리가 나타났습니다. 농부는 그곳이 신들이 사는 곳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강변에 카누를 올려 놓고 죽은 아내를 안고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도중에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농부는 그 노인이 그곳에 사는 신들 중 하나라 생각하고 그를 붙잡고서 왜 자신이 아내의 시신을 안고 그곳에 왔는지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은 노인은 빙긋이 웃으며 물었습니다.

“자네가 좋은 남편이란 건 잘 알겠네. 하지만 아내를 되살려내서 뭘 하려는 건가?”

“아내는 내가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에요. 내가 살아갈 의욕을 줘요. 그러니 내 아내를 꼭 살려주세요.”

농부는 그렇게 말하며 노인에게 더욱 매달렸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네가 뭘 원하는지 잘 알겠네. 지금까지 자네가 감수한 수많은 노고를 감안해 자네 부인을 되살려내는 방법을 알려 주겠네. 지금 당장 자네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피 세 방울을 자네 부인 입에 넣어주면 부인이 다시 살아날 거야. 그런데 만약 자네한테 해서는 안될 짓을 하려 한다면 자네 피 세 방울로 부인을 다시 살려냈다는 걸 상기시키게.”

 

농부가 노인 말대로 하자 아내가 정말로 되살아났습니다. 농부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는 아내를 데리고 강가로 가서 카누를 함께 타고 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아내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팔아 카누를 샀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가면 농부에겐 아내의 아름다움을 위한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농부는 분주한 부두에 잠깐 정박해 아내에게 카누에서 기다리라 하고 자신은 필요한 물건들을 사기 위해 읍내 시장을 향했습니다. 그때 그 부두엔 부유한 상인이 가진 화려한 배가 함께 정박하고 잇었습니다. 그 상인은 농부 부인의 아름다움을 보고서 첫눈에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는 농부 부인에게 자신과 함께 떠나자고 부추겼습니다.

“나를 따라온다면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내가 마련해 줄 것이라 약속하오”

상인은 이렇게 농부 부인을 유혹했습니다.


농부 아내가 그 유혹에 넘어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녀는 아름다웠지만 겨우 그 정도의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물품을 사서 카누로 돌아온 농부는 아내가 없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는 부두 인근을 백방으로 다니며 아내를 찾았지만 그 어디에서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농부는 우연히 길에서 아내를 만나게 되엇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농부에게 돌아가기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농부는 그때 그 산에서 노인이 했던 말을 기억해 냈습니다.

“당신 정말 기억나지 않아요? 당신이 그때 되살아난 건 내 피 세 방울을 마셨기 떄문이에요!”

 

농부의 말에 부인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신 피 세 방울을 돌려달란 말인가요? 좋아요!”

부인은 바늘로 자기 손가락 끝을 찔러 피를 짜냈습니다. 그렇게 한 방울씩 떨어진 피가 이제 세 방울째 떨어지려는데 부인은 곧바로 현기증을 느끼며 온몸이 창백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쓰러진 아내는 금방 숨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그렇게 죽어 한 마리의 모기가 되었습니다. 아내가 변한 모기는 그날부터 매일 밤 날아다니며 인간의 피를 빠는데 그렇게 해서 다시 예전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가련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조

https://histori.id/legenda-asal-muasal-nyam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