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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코로나 엔데믹선언의 조건

beautician 2022. 4. 1. 11:41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편입되려면?

 

 2022년 3월 14일 발리 이 구스티 응우라라이 국제공항 도착장에 손님을 태우려는 운전사들이 몰려 있다. (The Jakarta Post/Ni Komang Erviani)

 

최근 몆 주 동안 오미크론이 주도하는 대유행이 인도네시아 국내 입원율과 사망율에서 괄목할 만한 감소세를 보였고 정부도 이에 따라 2년전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적용해 온 보건 프로토콜들을 순차적으로 계속 완화하면서 ‘엔데믹’(풍토병)이 가장 핫한 단어로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유행병을 풍토병으로 선언하기 위해서는 해당 질병이 특정지역에 한정해 간헐적으로 발생하거나 계절에 따라 순환적으로 다시 돌아오지만 대규모 유행을 발생시키지는 않는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많은 이들이 유행병의 풍토병 편입을 뜻하는 엔데믹 선언을 보건위기상황의 종식, 또는 모든 규제들이 사라지는 방역 마지막 단계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엔데믹 선언의 의미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코로나-19가 과연 풍토병으로 편입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감염이나 백신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집단면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연구를 통해 항체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되며 기존 백신이 새로 발생하는 변이종에 대해 효과적인 방어기제가 될 수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과연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 남는다.

 

우다야나 대학교 세균학자 이 구스티 응우라 까덱 마하르디카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약화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것은 항체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항체 면역력이 감소해 제로가 된다 해도 인체의 B 기억세포와 T 기억세포가 바이러스를 기억하기 때문에 비록 재감염을 방지하진 못하지만 증세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그는 이 두 면역세포들을 '기억세포'라고 통칭했다.

 

그는 세 번째 백신접종, 즉 부스터샷까지 맞은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더 이상의 백신접종이 필요없지만 의료진, 기저질환자, 노인들은 정기적인 백신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기존 바이러스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새로운 변이종들이 계속 발생한다 해도 인체의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하여 가장 적절한 방어력을 발휘해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므로 사람들이 신규 변이종 발생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의 감염학자 디키 부디만 박사는 특정 바이러스의 변이종이 수시로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엔데믹 선언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HIV가 역사상 가장 빨리 돌연변이 변종을 만들어내는 감염병임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풍토병으로 편입되어 잘 관리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설명했다.

 

엔데믹을 선언하려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초 코로나-19를 국제적 관심이 필요한 공공보건위기(PHEIC)로 발표했고 곧이어 세계적 팬데믹을 선포했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약대 찬드라 요가 아디타마 교수는 WHO 전문가위원회가 코로나-19가 더이상 세계적 보건위기로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는 시점에 비로소 팬데믹 상황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이전이라도 개별국가들이 각각의 국경선 안에서 독립적인 엔데믹을 선언하는 것은 각국이 보유한 주권적 권리다.

 

WHO는 엔데믹 선언의 전제조건을 분명히 정의하지 않았지만 지난 2020년 특정지역의 지역사회 감염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들을 포함한 코로나-19 관련 공공보건과 사회적 조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특정 지역 또는 특정 국가의 대유행이 통제되는 국면에 들어섰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들 지표들은 신규확진자 숫자, 중증율, 사망율, 확진율, 바이러스 자가복제율(Rt) 등을 포함한다.

 

찬드라 교수는 과학적으로 보자면 6개월 내지 1년 기간을 두고 확진율 5% 이하, 자기복제율 1 이하를 유지한다면 엔데믹 선언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기복제율(Rt)은 일정 기간 동안 환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따라서 자기복제율이 1 이상이면 감염상황이 증가세에 있다는 뜻이며 1 이하라면 감염세가 수그러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확진자 숫자보다 중요한 것

우다야나 대학교의 마하르디카 교수는 코로나-19의 엔데믹 선언이 비단 공공보건정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으로도 적잖은 파장을 미친다고 말했다. 특정 질병을 풍토병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공공보건위기상황을 벗어난 것으로 간주되어 해당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원과 자금이 전에 비해 줄어듦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보건부 대변인 시티 나디아 타르미지는 코로나-19가 인도네시아에서 풍토병으로 편입되고 나면 정부가 더 이상 해당 질병의 치료와 약품처방 비용을 보조하지 않게 되므로 환자 개인이 해당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자마다 대학교 감염학자 리리스 안도노 아흐맛 교수는 보건의료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감염병 영향을 감안하여 엔데믹 선언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엔데믹 선언 이후에 올 것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엔데믹 전환에 적극적인 상태에서 그리피스 대학교 디키 부디만 박사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편입된 후에도 여전히 상당한 공공보건의 위협요소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데믹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 질병이 더 이상 아무런 위해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며 현재 엔데믹 풍토병으로 편입된 지 오래인 결핵이나 HIV 같은 것들도 여전히 매년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심각한 질병으로 남아 만만찮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리리스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풍토병으로 편입되어도 대유행의 파도가 계속 발생해 인도네시아도 불시에 여러 지역과 많은 인구를 신속하게 감염시키는 감염병 창궐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요컨대 코로나-19가 뎅기열이나 홍역처럼 발생하기 쉬운 질병이란 것을 감안하면 엔데믹 선언을 한다고 해서 코로나 상황이 불가역적인 최종단계로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도 궁극적으로 뎅기열병과 같은 계절성 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우기 직전에 찾아오는 뎅기열병과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계절은 인구이동량이 많은 연말이나 이둘피트리 같은 연휴 직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2/03/30/covid-19-endemicity-explain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