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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Speed Boat to Morombo Nickel Mine

beautician 2014. 7. 25. 14:02


2014년 1월 2일. 

2013년 Konawe Utara의 Wanggudu에서 있었던 송년모임 참석을 위해 갔다가 다시 돌아온 Kendari에서 모롬보(Morombo)의 니켈광산에 들어가기 위해 스피드보트를 탔습니다.

육로로 간다면 5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스피드보트로는 1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육로로 갔다면 유류비 포함해 기껏 1백만 루피아(약 9만원)이 들었을 비용을 스피드보트 임대료만 그 열배인 1천만 루피아(약 9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끈다리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기 위해 선착장에 왔습니다. Konawe Utara에서 가진 송년회에 참석한 다음다음 날인 1월 2일 아침. 릴리는 벨기에인 남편 루벤에게 자기 광산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편도 5시간 걸리는 육로 대신 돈이 엄청 많이 들어도 왕복 2시간이면 되는 스피드보트를 타기로 선택한 것이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누구나 유니퐁 컬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장에서부터 마치 군인이나 경찰처럼 보이려 하는 것이죠. 저 모자 보세요.

선착장 앞으로 폐 페트병을 모으는 카누가 지나갑니다.

우리가 타고갈 스피드보트. 말이 스피드보트지 거의 군용 구명정 같은 형태입니다.


릴리의 KOPASUS 보디가드 중 한명.

맨 뒤 3명은 릴리가 첩첩이 둘러놓은 경비병력 대표들. 왼쪽이 Kopasus를 담담하는 암릴, 가운데가 해병대 아리, 오른쪽이 육군 주프리 대위.

끈다리 포구안에 이런 배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스피드보트 2대를 빌리기로 합니다.  여기서 해병대와 Kopasus 사이의 알력이 조금 엿보입니다. 서로 릴리가 탄 스피드보트를 타겠다고 나선 겁니다.



결국 해병대 승.







저 앞 방파제를 지나면 이제 망망대해입니다.




우리가 빌린 또 한 대의 스피드보트. 그런데 저기 타고 있어야 할 KOPASUS 대원들이 모두 Kendari 포구에 남았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해병대가 릴리와 함께 배를 타자 Kopasus 들은 곤조를 부렸던 것입니다.



루벤과 릴리. 

릴리가 스피드보트의 핸들을 잡는 순간 난 내구명조끼를 다시 한번 점검했습니다. 
















저 앞은 부이나가 포구.





여기가 우리 니켈광산이 있는 모롬보 포구.


한국선적 배들도 종종 들어옵니다.










이게 우리 니켈을 싣고 있는 배. 1월 초 당시 우리 선적을 위해 5만톤 짜리 배가 3척 들어와 있었습니다.




우린 부대에서 나오면 왠만해선 군인처럼 보이지 않으려 애를 쓰죠. 그러나 인도네시아 군인들은 평복을 입고서도 군인처럼 보이려 최선을 다합니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릅니다. 아마도 자랑스럽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해병대는 오죽하겠어요.




우리가 임대한 배  두척이 붙어 있습니다. 이 때 알았죠. KOPASUS가 따라오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여기가 모롬보 제티.

인근 광산의 우리 contractor 중 한 팀을 만나 생산일정을 협의.



내친 김에 릴리는 자기 땅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0분 정도 더 들어가 릴리가 사놓은 땅의 경계에 서 있는 표지판. 릴리는 약 190Ha 정도의 이 땅을 향후 니켈광산으로 만들 것입니다.



바지선과 턱보트 들.

광산에서 볼일을 다 봤습니다.  이제 돌아가야죠. 그 발길이 가볍고 릴리는 미소를 흘립니다.



또 다시 해상에서의 경주.




풍경은 죽이고요.

궤적을 그리며 갈라지는 물살이 상쾌합니다.

그리고 낙조. 해가 지기 전에 빨리 돌아가야죠.




아침에 출발했던 Kendari 선착장에 도착. 요금은 후불이지만 현금박치기 입니다. 가끔은 저 백팩에 빳빳한 새 돈을 잔뜩 넣고 광산에 들어가기도 해야 하기때문에 육군에, 특공부대(Kopasus - 이 친구들은 107 특공이란 자매부대랍니다), 해병대 등으로 겹겹히 안전장치를 해 두는 겁니다. 그 가장 안쪽 방어선은 그 지역 깡패들이 또 있고요.

아무튼 해피앤딩.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릴리와 루벤은 그날 호텔에서 또 대판 싸우며 나를 불러들였습니다. 소개해 준 게 이미 15년도 더 된 일인데 아직도 부부싸움때마다 가서 심판 봐주는 AS 정신. 마케팅의 기본이죠.




201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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