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도랑에서 건져온 고양이 결국 창조주 곁으로 본문
보내는 연습
도랑에서 건져온 고양이가 결국 화요일 새벽에 죽고 말았습니다.
월요일 방문해서 안아주었을 때 낑낑 울면서 내 손가락을 깨물고 할퀴고 있었는데 아마 그만큼 아팠던 모양이죠. 고양이 전용우유나 비타민 같은 것에 입을 대지도 않아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은 이로서 벌써 다섯 마리째 고양이들을 보냈습니다. 얼마 전 죽은 첫 어미 고양이를 제외하곤 모두 새끼들이었습니다. 올초에 이사해 들어온 아이들의 주택가는 녹지가 꽤 많아 죽은 새끼고양이를 묻어주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짧은 생을 살고 간 고양이가 안타깝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지막 순간에 도랑이나 길거리가 아니라 자기를 지극정성으로 살피고 살려보려 애쓰는 아이들 손길을 받으며 세상을 떠난 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도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 집에 가면 내가 도착한 걸 귀신같이 알고 밖에 나와 있던 고양이들이 모여들었다가 현관문이 열리면 우르르 몰려 들어가고 안에 있던 고양이들은 바톤터치라도 하듯 우르르 몰려 나옵니다. 그러다가 내가 가져온 음식 냄새를 맡으면 날 듯이 부엌으로 모여들죠.
아이들 말로는 잘 때 그중 몇 마리는 침대 위로 올라와 아이들과 함께 잔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고양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교감하며 지내는데 그렇게 살다 떠나게 되는 고양이들이 그 집에 있는 동안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2021. 7. 30.
'세바시 인생질문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단기의 이율배반 (0) | 2021.08.07 |
---|---|
파푸아는 인도네시아에게 무엇일까? (0) | 2021.08.06 |
인도네시아 청소년/학생 백신접종 중 (0) | 2021.08.04 |
세계화의 척도 (0) | 2021.08.03 |
뿔루잇 바소아큐 끌라빠가딩 지점 (0) | 2021.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