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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출판시장 6월 상황

beautician 2021. 7. 1. 12:23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6월 보고서

 

 

출판시장 이슈 및 주요 동향

 

도서불법복제 및 유통 관련 유명 작가의 온라인 비난

 

인도네시아에서 손꼽히는 소설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뜨레 리예(Tere Liye)가 5월 23일(금) 도서 불법복제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쓴 아래와 같은 뉘앙스의 과격한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소설가 뜨레 리예 

“뜨레 리예의 책이 토코페디아, 부까라빡, 쇼피, 라자다[1] 등에서 2-3만 루피아(약 1,600~2,500원)에 팔린다면 그건 100% 불법복제된 것이다. 그 책들을 사는 당신들은 어리석기 그지없다. 불법복제범들만 배불리고 있으니까. 책 살 돈 없으면 친구나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되잖아? 아니면 ipusnas (인도네시아 국립 도서관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서 볼 수도 있고. 거긴 공짜야. 그런데 고작 불법복제범들 후원이나 하다니! 이제 어느 지점에서 멍청했는지 이해가 돼? 공짜도 있는데 굳이 불법복제본을 산다는 부분 말이야. 걔들은 세금도, 인세도 한 푼 안내. 알아? 이것들아? – 뜨레 리예 –[2]

 

이렇게 시작된 도서불법복제에 대한 논쟁은 각종 매체로 번졌고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의 관련 공식입장도 끌어냈다.

 

창작자나 저작권 보유자의 허락없이는 해당 창작물을 상업적으로 복제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저작권에 대한 2014년 기본법 28호 9조 3항에 명시되어 있고 이를 어기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이나 최고 40억 루피아(약 3억1358억 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 법이 제대로 적용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도서불법복제 창궐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스블라스 마렛 대학교(Universitas Sebelas Maret - UNS) 수라카르타 드위 수산토(Surakarta Dwi Susanto) 교수는 국민들의 구매력 부족, 문해력 부재를 원인으로 꼽으며 출판사에 대한 정부의 인쇄용지 비용보조 및 세금혜택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도서 불법복제에 대한 IKAPI 입장발표

 

2021년 5월 27일(목)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Arys Hilman Nugraha) 인도네시아 출판사협회(IKAPI) 회장은 정부도 출판산업 이해당사자의 한 축으로서 도서불법복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 도서시장의 성장은 출판업계에게 축복이어야 하나 오히려 불법복제가 이를 기화로 창궐해 거의 산업규모에 도달한 것이 현실이며 실제로 토코페디아 같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불법복제 도서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일부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은 이를 즉시 부인하며 철저히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IKAPI는 2019년 11개 출판사로부터 저작권침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들 출판사들이 저작권 침해로 입은 잠재적 손실은 자체 계산 상 116조500억 루피아(약 9조1106억 원)에 이르며 출판산업 전체의 손해액은 IKAPI 회원사가 2019년 1,600개에서 2021년 1,900개 사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더 커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에 인도네시아 대학교 출판연대(misalnya Afiliasi Penerbit Perguruan Tinggi Indonesia - APPTI) 같은 다른 조직의 출판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IKAPI 자체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54.2%의 회원사들이 자기 도서들의 온라인 불법복제 거래를 발견했다. PDF 형태로 무료 배포나 온라인판매를 발견한 회원사들도 각각 25%와 20.8%로 조사되었다.

 

 

인도네시아 책의 날

 

인도네시아 책의 날은 원래 5월 17일이었으나 IKAPI 주체 책의 날 축제(Festival Hari Buku Nasional – FHBN)가 2021년 5월 26일-30일 기간 반뜬 주 세랑의 술탄 아긍 띠르타야사 대학교(Universitas Sultan Ageng Tirtayasa - Untirta) 캠펴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책의 날은 1980년 5월 17일 국립도서관 개관을 기념하여 2002년에 제정되었다.

 

2021년 책의 날 축제

 

 

인도네시아 출판산업에 정부지원 요청

 

IKAPI 아리스 회장은 5월 24일 IKAPI 홈페이지를 통해 팬데믹의 여파로 58.2%의 출판사들이 50% 이상, 다른 29,6% 출판사들이30~50%의 매출감소를 겪었고, 국가 차원의 도서구입 규모를 줄여 71.4%의 출판사들이 2021년 교육 관련 관청들과 지방 도서관으로부터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정부에 다음과 같은 단계별 지원요청을 했음을 밝혔다.[3]

 

1단계: 구조
(1) 교육문화부나 다른 부처 및 단체들을 통해 정부의 도서조달 활동 재개.

(2) LPSE를 통한 정부조달시스템에 출판사 참여 허용. 정부 기념품으로서 수입상품들을 국산도서로 대체.

(3) 공공도서관, 학교 및 시민 독서공원 용도의 도서 조달.

(4) 은행대출조건 완화

(5) 도서출판을 위한 종이, 인쇄용 잉크 및 도서인쇄의 부가세 면제

(6) 작가 소득세 면제 방식의 세금 지원

(7) 재무부령 PMK No. 5/PMK.010/2020에 따라 책에 붙는 부가세 면제 논의

(8) 도서 불법복제와 온라인 시장을 통한 불법복제 도서 판매 근절

 

2단계: 회복

(1) 인쇄비와 작가 인세 지원 형태의 출판사 인센티브 지원

(2) 출판사의 도서 마케팅 프로그램 비용 무상지원

(3) 학교 대면학습 재개 전 출판 서브섹터 창의경제 종사자들의 백신접종

 

3단계: 정상화

(1) 출판사의 도서판매와 문맹퇴치를 주목적으로 하는 중앙 및 지방에서의 도서전시회 조직 지원

(2) 해외 지적재산권(IP) 판매를 위한 루트개발을 위한 국제도서전 조직 및 내국인 도서 에이전트 육성 지원

(3) 시장개발 및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IKAPI의 온라인 시장 인프라 개발 지원

(4) 불법복제 대응팀 구축과 불법복제범들과 싸우는 저작권 보유자들을 위한 확고한 지원

(5) 도서 불법복제 근절노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창조경제 법령 시행령으로서 구체적 정부규정 마련.

 

 

디지털출판 주요동향

 

ㅇ 전자책 ISBN 발급현황 (2020-2021)

 

2016년부터 2020년 사이의 국립도서관 ISBN 데이터에 따르면 출판사들의 ISBN 신청이 크게 증가했다. 2020년에 부여된 ISBN은 144,793개였는데 이는 2019년의 123,227개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참고로 2016년에는 64,599개의 ISBN이 발급되었다.

 

ISBN

 

한편 국립도서관이 관리하는 ISBN은 2020년과 2021년 종이책과 전자책에 발급된 ISBN 서비스 결과가 따로 구분되어 관리된다.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은 2021 년 5 월까지 13,019권의 전자책에 대해 ISBN을 발행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2020년엔 한 해 통틀어 22,050권의 전자책에 ISBN이 발급되어 올해 전체로는 2020년 발급량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이 수치자료는 생산자로서의 발행인과 소비자로서의 사용자 즉 독자의 측면에서 수요변화를 보여준다. 인구 대다수가 스마트폰에 익숙한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기술발전과 함께 전자책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도서관 도서자료 개발 및 정보서비스 담당 부국장 오피 소피아나(Ofy Sofiana)는 전자책 보급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장점이 쉬운 접근성과 사용의 단순함에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종합 베스트셀러 현황 (종이책)

<표1. 2021년 5월 31일 Bukukita.com 베스트셀러 현황>[4]

순위 표지 도서명 작가명 출판사명 분야
1
Off The Record 3
(오프 더 레코드 3)
Ria SW Gramedia Pustaka Utama (GPU) 비소설
2
Si Putih
(하얀 놈)
Tere Liye Gramedia Pustaka Utama (GPU) 소설
3
Lumpu
(룸뿌)
Tere Liye Gramedia Pustaka Utama (GPU) 소설
4
Pedoman Resmi Seleksi Tes CPNS CAT 2021/2022
(공식 나침반 2021/2022년도 공시생을 위한 문제집)
Tim Bintang Psikologi Sarang Baca 참고서
5
Lost and Found
(분실물 센터)
Thu Jun Bhuana Ilmu Pipuler (BIP) 소설
6
Kotbah Timeline
(연설 타임라인)
Abdul Gofar Hilman Plot Point 유머
7
Re:Perempuan
(여성에 관하여)
Maman suherman Kepustakaan Populer Gramedia (KPG) 소설
8
Filosofi Endog
(엔독의 철학)
Chef Arnold Poernomo Falcon Publishing 소설
9
Reinkarnasi
(환생)
Maman Suherman, Hayuning Sumbadra P.O.P 비소설
10
Menghindari Azab Kubur
(무덤 속 고난을 피하려면)
Hasan Zakaria Fulaifai Qultum Media 종교

* 만화 제외

* 베스트셀러를 공개하는 다른 온라인서점 bukukita.com의 5월 베스트셀러 순위와는 겹치는 바가 없어 두 온라인서점의 고객 구성과 취향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맺는 글

2021년 5월과 6월 사이 최고 화제는 앞서 언급한 도서 불법복제와 유통의 문제로 베스트셀러 작가 뜨레 리예의 격한 발언으로 출판업계는 물론 도서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라메디아가 국립도서관에 보관용 도서를 제출하면서 낸 서면 보도자료를 통해 출판물 및 기록물 양도 및 보관에 관한 법률(Undang-undang Serah Simpan Karya Cetak dan Karya Rekam - SSKCKR)이 새삼 조명되기도 했다. SSKCKR에 관한 2018년 기본법 13 호는 국립도서관이 국내에서 제작된 모든 인쇄물 및 기록물들을 수집, 저장, 보존 및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출판사들은 자사 출판도서 2권을 국립도서관에, 다른 1권을 출판사 주소지 지방도서관에 제출해야 한다.

 

 

영화  < 사코파구스 온루스트 (Sarcophagus Onrust)

 

연조 깊은 국영출판사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가 제작한 영화 <사코파구스 온루스트(Sarcophagus Onrust)>가 7월 1일 말레이시아에서 개봉하는 것도 화제다. 에릭 토히르(Eric Tohir) 국영기업부 장관은 2019년 10월 취임 후 국영기업들의 기능변경, 사업분야 조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IKAPI가 공개적으로 정부에 요청한 여러 지원책들은 일단 구두상 긍정적인 화답을 받고서도 실질적인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유명 감독과 배우들이 나서 정부에 공개적으로 지원요청을 낸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엔 ‘극장으로 돌아가자’ 캠페인에 여러 장관들이 참여해 단체관람에 나서는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협조 제스쳐를 보이고 있는 것과 크게 비교된다. 이에 대해 아리스 IKAPI 회장은 “출판사업이 관광창조경제부 관할의 ‘창조산업’ 서브섹터가 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출판’이란 이름조차 어디에도 붙어있지 않은 부서에 얹혀 가는 신세가 되었고 그나마도 다른 서브섹터들에 비해 경제적 가치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선도적이지도 우선적이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게 되었다”는 자체 분석을 IKAPI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이는 중소기업 일색인 영화제작사들에 비해 재계 순위를 다투며 출판업계를 사실상 지배하는 꼼빠스-그라메디아 그룹이나 교과서를 독점하다시피 한 에를랑가 출판사 등 여러 거인들의 존재가 정부차원에서 출판산업을 위한 보편적 부양책 마련을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6월 18일(금) 코로나 신규확진자 추이

 

인도네시아 코로나 상황은 6월에 들어서면서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 5월 금식월을 마친 후 무슬림 최대 축제 이둘피트리 기간 귀성활동의 여파로 인도발 델타변이를 중심으로 신규확진자가 작년 하반기 수준인 12,000명 선으로 늘어났고 6월 중 누적확진자 2백만 명을 넘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양성율도 10% 수준에서 15%선으로 높아졌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중국산 시노백에 이어 5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도 시작되었지만 진행율이 아직 저조하고 인도네시아 사회 저변의 방역마인드가 느슨해진 상태여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곧 7월의 무슬림 성일 이둘아드하(Idul Adha)는 물론 연말 성탄절 연휴까지 취소하는 등 감염폭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다른 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길어지면서 출판시장 역시 여력이 있는 대형출판사들과 그렇지 못한 곳들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상)

 

[보고서]인도네시아 출판시장 6월 모니터링 보고서.pdf
0.52MB


[1] Tokopedia, Bukalapak, Shopee, Lazada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영업하는 유명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2] 출처: 꼼빠스닷컴 https://www.kompas.com/tren/read/2021/05/27/080500865/berkaca-dari-kritik-tere-liye-soal-buku-bajakan-ini-faktor-yang-mendorong?page=all

[3] 출처: IKAPI 홈페이지 https://www.ikapi.org/2021/05/24/literasi-tanpa-nomenklatur/

[4] 출처: http://www.bukabuk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