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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반자르마신 탄광 (Kalsel)

beautician 2014. 5. 14. 23:47


니켈 원석수출금지가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서 발효된 후 더 이상 Konawe Utara 지역에서 니켈선적을 할 수 없었던 릴리는 절치부심 끝에 4개월만에 반자르마신 북방 80k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육군이 소유한 석탄광산을 Izin pinjam pakai 형식으로 생산하여 내수 및 수출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반자르마신에도 릴리가 몇년전에 세워둔 또 다른 광산관련 회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 친구는 시간이 갈 수록 날 계속 놀래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찍은 릴리 사진은 최근 몇년간 찍은 것들 중 가장 잘 나왔습니다.



우리가 묵은 Mercure Hotel 이 있던 Duta Mall 앞에는 회교사원이 버티고 있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고급호텔이 있습니다. 반자르마신은 인도네시아의 석탄광이 가장 먼저 개발된 지역 중 하나여서 내가 그동안 줄곧 다녔던 술라웨시의 Konawe Utara 지역 등에 비해 도시도 크고 인프라도 꽤 잘 되어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날 자녁 현지 파트너와 저녁식사 하기 위해 들어선 식당. Pondok Ikan Bakar라고 써 있었는데 또 다른 간판에는 Asian 식당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벽면에는 산림부 장관이나 남부 깔리만탄 주지사 등을 비롯한 고관대작들과 유명인 손님들의 사진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탄광 들어가기 직전 현지 파트너 하나피씨와 다음주 부터 시작될 석탄광 생산을 위한 자금조달 문제를 얘기했고


커피값을 내면서 문득 까페 카운터 앞에 이런 게 있다는 걸 그제서야 눈치 챘습니다. 골반이 장난 아니죠.


바로 그 옆 수영장엔 이런 애가 서 있었는데 초콜렛 복근이긴 한데 현실적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복근과 코를 하고 서있었습니다.


반자르마신 시내를 벗어나면서


이런 것도 보이고


광활한 평원 저 끝에 저런 산들도 보이는데 오늘 갈 곳은 바로 저쪽 어딘가이죠.


중간에 휘발유파는 간이 주유소. 리터당 6,500루피아 하는 휘발유에 마진 1,000 루피아 올리고 계량도 조금 속이고...


데이빗은 지질학을 전공한 재원으로 릴리와 5년정도 함께 일한 후 릴리가 자기 회사들 중 하나를 잘라 주어 지금은 자기 이름으로 사업을 합니다. 릴리는 모든 허가와 실적이 완비된 회사를 넘겨줬기 때문에 이 친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큰 도움이 되었죠. 이 친구는 그간 알게 된 육군소유의 광산의 광권을 넘겨받아 그 일부를 릴리와 함께 하겠다는 기특한 마음을 먹었습니다. 투자는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역시 그중 가장 훌륭한 투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죠.


탄광으로 올라가는 산어귀부터 총을 든 군인들이 지키는 초소들을 지나야 합니다. 그러니 사전 통지되지 않은 손님들은 탄광 구경도 할 수 없는 시스템이죠.



비가 조금만 와도 금방 물이 불어납니다.


비포장도로는 진창이 되고요


그러나 산속에 뜬금없이 나타나는 이런 대규모 호수들은 폭우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굴삭기들이 석탄 광맥을 찾았습니다.  깔리만탄의 탄광들은 다 이런 open pit 이죠. 노천광들입니다.


그래서 저렇게 파재껴 들어가다 보면 50미터,100미터씩 지하로 파들어가고 그러다가 지하수가 터지고 폭우의 빗물이 모여 대형 호수들이 군데군데 형성되는 겁니다. 평온해 보이는 저런 호수들은 보통 40미터에서 깊으면 150미터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깊은 호수인 거죠.








여기도 그런 호수




릴리고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바로 건너편 절벽면에 드러난 석탄광맥입니다. 우린 다음 주에 저곳에서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죠.


그 일대에 유망한 지역이 몇몇 보입니다.


돈을 보지 말고 호주의 아름다움을 봐야 하는 데 말이죠.








일단 광맥 앞에서 인증샷


답사하는 와중에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석탄을 파낸 흔적은 곳곳에 보이고요


저쪽에도 유망한 광맥들이 보입니다.





석탄은 마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숯처럼 보입니다.




왼쪽은 우릴 수행하는 군인 아저씨



드디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아까 우리가 봤던 내주 생산할 광맥의 뒷쪽면



나가는 길에 이런 것도 있고요


요번에 경비원들이 지키는 초소


일단 식당 도착. 다 먹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이게 우리 7명이 먹을 재료들. 여긴 꽤 비싼 식당이어서 대략 일인당 1만원씩 정도 먹은 셈인데 나중에 계산서를 살펴보니 싼 생선인 Patin을 먹은 나는 대략 2천원 어치 먹은 셈이고 사진의 거대한 새우 2마리를 먹어치운 릴리는 혼자 나보다 15배 정도 비싼 걸 먹었습니다. 알고나니 배가 아파오기 시작.


조롱 뻐르마이. 여기가 그 식당 이름


현장 한 군데를 뺴먹어서 다시 돌아서 출발.


이번엔 초소에서 총든 군인들이 따라붙었습니다. 얼마전 군인들과 동네 깡패들과 총격전이 있었다며 이쪽 부대에선 방문객들을 더욱 철저히 보호하는 모양이었어요.



거의 심령사진 비슷하게 나온 사진


여기도 호수가 보이죠.


신발 버린다고 차에서 안내리는 릴리도 보이고


소총도 보이고.  탄창을 잠깐 들여다 보니 첫 2발은 공포탄이더군요.


작은 stockpile.




흔한 중장비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반자르마신으로 돌아가는 길가에 트럭 한대가 누워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