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인도네시아 상영관 산업과 OTT 영화스트리밍은 공존 가능한가? 본문

영화

인도네시아 상영관 산업과 OTT 영화스트리밍은 공존 가능한가?

beautician 2020. 12. 21. 12:03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과 OTT

 

 

1.들어가는 말

 

코로나 팬데믹으로 올해 상당기간 세계 많은 나라들이 멈춰선 동안 인도네시아 전역의 모든 상영관들도 7개월 넘도록 문을 닫아야 했다. 그 기간 동안 영화상영은 물론 촬영과 제작도 대부분 중단되었다.

 

3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인도네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공포는 6월 들어 방역단계가 일부 완화되면서 조금씩 희석되기 시작했지만 실제 일일 코로나 확진자는 계속 증가 중이었으므로 상영관 영업재개는 몇 번씩이나 날자까지 정해졌다가 무산되기를 반복했다. 그런 상황이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되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대부분이 내년으로 개봉일정을 연기하자 로컬 영화들도 일부 내년으로 개봉을 늦추었지만 상당수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OTT로 직행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위시하여 대만의 캐치플레이는 물론 Vidio, Mola TV 같은 로컬 OTT에서도 신작영화들이 프리미어 스트리밍되기 시작했다.

 

상영관들이 하나 둘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한 10~11월 기간 중에도 신작영화의 OTT 개봉이 계속되면서 어쩌면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시발점으로 신작영화 개봉방식에서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상대적 우위가 상당기간, 어쩌면 꽤 오랫동안 지속될 지도 모른다.

 

한편 전국 15,000개 스크린을 적정선으로 보며 우선 3,000개를 달성하려던 상영관 업계의 확장계획은 코로나 창궐과 함께 일단 2,100개 선에서 멈춘 상태다. 장기간 휴업으로 극장 계약직 직원들의 계약연장을 중단하고 상영관 업계 1위 사업자 Cinema XXI의 배급사인 프리마(Prima)가 헐리우드 신작영화를 유통시키지 않아 상당수의 전국 영화관들이 극장 근무인원과 상영할 영화의 부족으로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국상영관사업자협회(GPSBI) 죠니 샤프루딘 회장은 정상화까지 최소한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수용능력의 50%만 입장시키는 현행 방역 프로토콜은 이윤을 추구하는 상영관업계 민간기업들의 스크린 추가 설치 의욕을 꺾음은 물론 재래식 상영관들의 OTT에 대한 비교 경쟁력에 일말의 의구심을 품게 한다.

 

그렇게 인식될 만큼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괄목할 만한 가입자 증가와 매출확대를 누렸다. 그 와중에 넷플릭스 등 특정 요건을 갖춘 온라인 디지털 기업들에게 8월부터 부가세를 부과한 인도네시아 세무당국은 전인미답의 새로운 세수처를 확보했고 이후 소득세 과세도 도모하는 중이며 정부와 최대 ISP인 국영 텔콤은 넷플릭스 등에 인터넷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담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 와중에 9월초 디즈니플러스가 인도네시아에 상륙했지만 넷플릭스 같은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싱가포르의 후크(HOOQ)는 지난 4월 청산절차에 들어갔고 말레이시아의 아이플릭스(iflix)는 중국 탠센트(Tancent) 그룹의 수혈을 받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 OTT 기업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같은 시각을 바닥에 깔고 OTT와 상영관산업 사이 미묘한 경쟁상황을 들여다본다.

 

 

 

2. 팬데믹 시대 OTT 스트리밍 서비스의 약진

 

 

1) OTT를 통한 신작영화 개봉

 

지난 729일로 예정되었던 상영관 영업재개가 또다시 무기한 연기된 후 더 이상 개봉을 미룰 수 없었던 신작영화 상당수가 OTT로 직행했다.

 

<1. OTT 신작영화 개봉상황)

OTT

신작영화 개봉상황

넷플릭스 (Netflix)

<훔바 드림스(Humba Dreams)>(리리 리자 감독, 마일스 필름스) <고킬 선생님(Guru-Guru Gokil)>(사마리아 시마준탁 감독, 바세 엔터테인먼트 )

디즈니플러스 (Disney+)

팔콘 픽쳐스의 <싸움유발자 벤야민2 (Benyamin Biang Kerok 2)>, <와르꼽 DKI 리본 4(Warkop DKI Reborn 4)>, 막스 픽쳐스의 <말릭과 엘사(Malik & Elsa>, <옛날 옛적 인도네시아에서(Once Upon A Time In Indonesia)> <참아, 이건 시험이야(Sabar Ini Ujian)>, <유령화가(Pelukis Hantu)>, <날개 잃은 천사(Bidadari Mencari Sayap)> 

캐치플레이플러스(Catchplay +)

<오피셜 시크릿(Official Secrets)>, <더 프로페서(The Professor)>, <엔딩스 비기닝스(Endings Beginnings)>, <틴 스피릿(Teen Spirits)> 등의 헐리우드 영화, <호스트(Host)>, <클리닝 아워(The Cleansing Hour)> 등 네덜란드 영화

비디오(Vidio)

<Har>, <50:50> 등 단편영화

Mola TV

<무딕>(Mudik)>, <수시수산티: 모든 것을 사랑하다 (Susi Susanti: Love All)>

 

디즈니플러스에서 9월 개봉한 팔콘픽쳐스의 <와르꼽 DKI 리본 4>2016년 역대 로컬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1편 이후 매년 속편들이 좋은 성적을 낸 동명 영화의 네 번째 속편이란 측면에서 신작영화 개봉 패러다임 변화의 전초처럼 읽힌다.

 

 

한편 캐치플레이 플러스는 tvN Movies와도 협업하여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같은 한국 블록버스터들의 현지 극장개봉과 동시에 PVOD 플랫폼에서도 스트리밍한다. CGV에서 상영하는 <부산행2: 반도>를 캐치플레이 플러스에서도 1113일부터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재래 상영관과 OTT에서의 동시개봉 역시 신작영화 개봉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2) OTT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세 과세 개시와 인터넷망 사용료 논란

 

 

20161월 인도네시아 영화시장 개방 이후 줄곧 넷플릭스를 자체 인터넷 플랫폼에서 줄곧 차단해온 인도네시아 국영 텔콤이 올해 7월 해당 차단조치를 해제했다. 이는 사실상 8월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디지털세 과세와 무관하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사실상 넷플릭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 인도네시아에 사업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또는 인도네시아 인터넷 네트워크 상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디지털제품과 용역에 대해 10% 부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9월부터 실제 세수가 발생했다.

 

국영 텔콤으로 대변되는 인도네시아 당국과 넷플릭스와의 불화는 2016년 말 인도네시아에 상륙한 아마존프라임을 크게 위축시킨 반면 올해 7월 넷플릭스와의 관계회복은 9월 초에 상륙한 디즈니플러스에 대한 환영 축포의 의미를 띤다. 202011월말 36개 국제 디지털서비스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세무당국의 과세대상으로 발표되었다.

 

하지만 텔콤은 싱가포르에 서버를 설치한 넷플릭스가 인도네시아 네트워크에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시켜 인터넷 속도를 잡아먹고 있으므로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서버를 인도네시아로 옮기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일찍이 비슷한 요청을 했던 한국에 분명한 거부의사를 보인 넷플릭스가 인도네시아 당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더욱이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해 그 네트워크 사용료를 서비스 가입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받고 있는 ISP가 서버 다운 원인이 특정 콘텐츠가 너무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며 해당 콘텐츠 제공자에게 부족한 현지 인프라 보완을 책임지라는 모양새가 되기 쉬워 도의적, 논리적 문제가 제기된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 디지털서비스 기업들에게 기 부과한 부가세 외에도 소득세 과세도 검토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에 법인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에게 법인소득세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율과 일련의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

 

 

3. 인도네시아 상영관 산업의 현재

 

1) 상영관 증가 및 관객 추이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 1기 임기 당시 창설된 창조경제위원회의 진두지휘 아래 우선 2019년 말 전국 3,000개 스크린 규모를 목표로 기염을 토했다. 그라니 창조경제위원회가 작년 말 관광부에 흡수 통합되며 성장 드라이브가 주춤거리다가 올해 3월 급기야 코로나로 인해 멈춰 서고 말았다. 로컬영화 관객집계 사이트인 Film Indonesia2019년 상영관, 관객 증가 추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2. 상영관 산업 관련 지표비교 (2018~2019)

구분

2019년 말

2018년 말

증가폭 (%)

상영관

508

431

77(17.8%)

스크린

2,110

1,884

226(12%)

관객수

51,901,742

51,192,832

708,910(1.4%)

로컬영화 개봉편수

129

128

1(0.8%)

 

 상영관 및 스크린 수 증가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관객 증가율은 로컬영화 개봉편수가 늘지 않은 것에 비례한 것으로 보인다.

 

 

2) 2020년 팬데믹 상황 속 상영관산업의 한계

 

코로나 사태로 3월말부터 문을 닫은 상영관들은 영업재개 허가가 6월 중순부터 난 다른 산업들에 비해 4개월 정도 늦었고 그렇게 영업재개 허가가 난 후 2개월 가까이 지나도록 일부 상영관들만 문을 열었을 뿐 산업 전체의 정상화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은 지난 8개월 넘도록 문을 닫고 있던 시기에 줄어든 직원들 충원문제, 로컬, 수입영화 공히 개봉을 꺼리는 시점에서 상영할 영화의 부족 등 당면한 문제들뿐 아니라 이번 펜데믹을 통해 드러나 냉방이 이루어지는 밀접밀폐공간이란 상영관 고유의 특성이 코로나 같은 감염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숙제 역시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이런 상황에 대처할 탄력성이나 유연성이 전혀 없음이 증명된 상영관산업은 이제 OTT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신작영화 개봉의 메인 플랫폼 지위를 과연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

 

 

 

4. 나가는 글

 

지역에 극장이 없어서 영화를 즐길 수 없던 시절은 예전에 지나갔다. 인프라가 적은 도서국가라는 특성으로 유선전화 보급이 완료되기도 전에 이동통신이 먼저 전국을 커버했던 것처럼 이제 상영관이 없는 곳에서도 인터넷 신호만 있다면 얼마든지 신작영화를 핸드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시절이 되었다.

 

그래서 전국 영화 애호가들의 기호는 어느 정도 충족된 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영화인들은 작은 액정화면과는 전혀 다른 차별적 관람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OTT와 상영관은 서로를 보완하는 산업으로 남을 것이라 말한다. 그것을 증명하듯 캐치플레이는 신작영화들의 상영관 개봉과 맞추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 영화들도, 지금까지는 상영관들이 강력히 반대했지만 이제 프리미어 스트리밍에 맞추어 상영관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일도 가능해질 지 모른다.

 

영화제작사 입장에서는 OTT 직행이 상영관 개봉을 통한 흥행 못지않게 제작비를 뛰어넘는 수익이 보장된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간 2차 시장에 불과했던 OTT 산업이 오프라인 시장을 겨냥해 영화를 만든 제작사에게 당장 그런 수익구조를 제시하며 지속적으로 OTT 개봉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상영관산업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죠니 샤프루딘 GPSBI 회장이 말한 것처럼 족히 6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그것도 현재 코로나에 겁을 먹고 발을 끊은 관객들이 돌아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볼 만한 영화가 없으면 코로나 감염위험을 감수하고 극장에 올 관객은 없다. 그런 측면에서 1216일 인도네시아 전국상영관에서 개봉하는 <원더우먼 1984>는 현지 상영관산업의 부활가능성을 점치는 실험이 될 것이다. 1017일부터 자카르타 네 곳을 비롯한 일부 CGV 상영관이 내건 <부산행2: 반도>도 결국 극장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현지 관객들을 <원더우먼 1984>는 과연 불러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코로나가 인도네시아에서 매일 5~6천 명의 신규확진자를 내며 날로 창궐하는 이 시기에 관객들을 상영관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쩌면 세계적 블록버스터를 스크린에 올리는 것보다 더욱 강력한 보건프로토콜을 발동시켜 모든 관객들에게 산소통 달린 방역복을 입혀 상영관 스튜디오에 입장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이 어느 정도 관객수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OTT와의 개봉작 유치경쟁에서 상당히 수세로 밀려버린 현재의 상황을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영화관람기본복장

 

(이상)

 

 

 

참고문헌

 

 

홈페이지

필름인도네사아 홈페이지: https://fimindonesia.or.id/

디즈니플러스 https://www.hotstar.com/id

 

참고 기사

원더우먼 개봉일정

http://filmindonesia.or.id/article/perkembangan-film-indonesia-2019-bukan-sekadar-jumlah-penonton#.X2NC3WgzaUl

죠니 샤프루딘 GPBSI 회장 인터뷰

https://finance.detik.com/berita-ekonomi-bisnis/d-5257906/bioskop-xxi-di-jakarta-sudah-buka?_ga=2.45249828.1075117013.1606486364-1456540384.1578928316

캐치플레이 독점개봉작 정보

https://www.antaranews.com/berita/1838044/catchplay-catat-peningkatan-jumlah-penonton

넷플릭스 개봉 신작영화

https://www.thejakartapost.com/life/2020/08/28/indonesian-filmmakers-find-silver-lining-in-pandemic.html

넷플릭스 인도네시아 인터넷 네트워크 사용료 논란

https://news.detik.com/berita/d-5190715/andre-desak-kementerian-bumn-dan-kominfo-terbitkan-regulasi-over-the-top?_ga=2.230179609.404200850.1601377834-1456540384.1578928316

넷플릭스 등 디지털기업 인도네시아에 첫 부가세 납부

https://www.liputan6.com/bisnis/read/4380134/baru-berlaku-agustus-2020-penerimaan-pajak-netflix-cs-capai-rp-97-mili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