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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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르섬 핑크비치

beautician 2020. 11. 23. 11:03

 

 

 

빠다르섬(pulau padar)의 고지에서 내려와 배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두 시간 가량달려 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도착한 핑크 비치(pink beach)가 아직도 pulau padar의 한 부분이란다. 의외로 무척 큰 섬이었는지 아니면 암초를 피해 아주 멀리 돌아왔던 모양이다. 원래 핑크비치에선 스노클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굳이 그럴까 싶었는데 머뭇거리던 일본팀이 둘 다 물에 뛰어드는거 보면서 원하는 바에 솔직한 저 친구들이 부러워 보였던 게 사실이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이 핑크비치

 

핑크비치 상륙

 

백사장을 핑크빛으로 만든 주범은 이렇게 생긴 붉은 산호. 세월과 파도에 부서져 무수한 작은 알갱이가 되어 백사장의 톤을 붉그스름하게 만들었다.

 

백사장 상태.  죽은 산호들이 해변에 밀려나와 있다.

 

 


그곳이 핑크비치라 불리는 것은 백사장 모래밭에 붉은 색 입자들이 많이 섞어 있기 때문인데 그건 붉은 산호가 죽어 사체가 해변에 밀려와 파도에 부서지고 분쇄된 결과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해변에 수많은 산호 조가리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걸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은 사람들이 바다에 쓰레기를 투기하는 것처럼 바다도 해변에 쓰레기를 밀어올리는구나....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자연산 쓰레기. 하지만 좀 무섭게 얘기하지면 해양 유기폐기물이다. 하지만 그렇게 밀려 올라온 산호 사체들은 언젠가 모래사장에 또 하나의 색체를 더하며 자연 속 또 다른 개체로 변화해 가지만 함께 해변에 밀려 올라온 플라스틱 용기들과 신발들은 세상이 변해도 별다른 순기능을 하지 못하지 싶다. 

 

저 앞에 정박한 시사파리 7호

 

 

너무나 맑은 바닷물

 

밀물이 미치지 않은 곳은 사바나처럼 풀이 듬성듬성 자라있다.

 



너무나도 맑은 바닷물. 무릎까지만 담가도 새벽 빠다르 섬 고지를 올랐던 피로와 백사장에 작렬하는 오전의 햇살과 더위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듯 했다.

다시 우릴 태울 보트가 해변에 다가온 것이 오전 10시반. 새벽부터의 일과로 오후 서너시 쯤 되었을 것 같은데 아직 점심시간 전. 우린 선상에서 소고기와 랍스터로 장식한 거한 점심식사를 하고 코모도섬 트래킹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 22일 (일) 아직도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