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인생의 평균치 본문
세상 일이란 단순화하려면 한없이 단순화되고 복잡하게 보려면 얼마든지 복잡해지는 것이니 내 견해가 반드시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고인이나 고소인이나 모두 일말의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상황을 일반화해서 본다면 고인 측에선 죄와 피의 무게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가 흘린 피가 그가 지었다고 추정되는 죄에 대한 합당한 또는 턱도 없는 또는 초과하는 정도의 배상이 될 것이냐 하는 것이죠. 난 죽음 이상의 속죄가 없다 보는 편이지만 물론 다른 생각하는 분이 있다 해도 비난할 생각 없습니다.
고소인 입장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처벌과 자신의 손상된 명예,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것이라 이해합니다. 그리고 피고소인이 사망한 후에도 분이 가라앉지 않은 것은 상대방의 죽음 정도로는 원하는 바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반증이겠죠. 원수의 죽음 이상을 원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고인의 무덤 위에 침을 뱉도록 해야만 분이 풀리고 그래야만 자신의 명예가 그만큼 회복될 것이란 생각인지도 모릅니다. 그정도 이해 못할 바 아닙니다.
우린 인간 가치의 평균치를 내는 데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놀라운 업적을 남기고서도 빨갱이로 몰려 역사에서 아예 지워지기도 하고 어떤 이는 반역과 친일을 저지르고서도 현충원에 묻히는 것이죠. 이번 일도 결국 고인의 공과를 따져 인생의 평균을 내는 과정인 셈입니다.
여기서 놓치지 쉬운 고소인의 인권과 억울한 마음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회복되고 치유되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이젠 더 이상 자신을 방어할 수 없게 된 고인의 명예를 짓밟고 그가 살아온 인생의 가치를 현충원에 묻힌 친일파만도 못하게 끌어내린다 할지라도 고인이 죽음의 선택을 하던 순간 그마저도 분명 이미 각오한 부분이었을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 그 어느 쪽도 일말의 억울함이 남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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