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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죠.
엔디 바유니/2020년 3월 13일/ 자카르타포스트 논설
지난 1월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시작되어 지난 수요일 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펜데믹 상황을 선포할 때까지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감염병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아마추어처럼 대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은폐정책에 있었고 그 결과 현재의 규모로 위기를 키운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결국 2주 전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져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 대한 효율적 소통에 실패한 정부가 초래해 만발하고 있는 상황을 우린 목도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실제 상황을 우리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을 게 분명한 정부관료들이 이 임박한 위기를 관리함에 있어 얼마나 자주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는지 기억한다.
이런 상황, 특히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들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정부로부터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게 아니라면 국민들은 정부 말고 어딜 바라봐야 하는가? 신뢰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인데 정부는 스스로 잘못된 행동과 형편없는 소통방식을 견지하여 신뢰를 잃고 말았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정부는 가짜 뉴스들을 포함해 수많은 정보매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솔직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더욱 무너져 국가는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전세계로 확산되던 3월 2일 인도네시아에서 첫 두 명의 확진자가 확인되었을 때에도 정부의 대응은 한가롭기 그지없었다. 오히려 그 동안 조코위 정부는 다른 방향을 잡고서 720억 루피아 예산으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에게 세계를 대상으로 인도네시아 관광방문을 종용하도록 요청하고 있었다. 대통령은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에게 관광객 감소로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지역 도시들에서 장관들이 여행하며 각종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조직할 수 있도록 2020년 예산을 가능한한 빨리 집행할 것을 지시했다.
하필 그때 사우디 아라비아가 움로순례 금지국에 인도네시아를 포함시키자 인도네시아는 코로나바이러스 청정국이므로 금지면제를 요청하며 항의했는데 여기서 여실히 보이는 바와 같이 과신에 빠진 정부는 바이러스 방역에 힘쓰는 대신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는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잡고 있었다. 당연히 경제위기를 대비해야 할 정부의 자세로서 그것이 꼭 욕을 먹어야 할 일은 아니나 현 시점이 관광부흥책을 펼 타이밍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조치들은, 신의 자비로운 간섭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이 구원받았다는 식의 관료들의 발언과 함께, 사람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는 부분이다. 2억7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가 코로나바이러스 청정국일 수 없다는 국내외 비평가와 회의론자들의 견해를 정부는 애써 무시했다. 세계 곳곳으로 무섭게 퍼져나가는 코로니-19의 확산을 TV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보고서도 말이다.
의료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바이러스 검사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바이러스 검사에 필요한 검사연구 시설을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개월간 수백 명을 검사했는데 모두 음성으로 판정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편 고위관료들은 소통기술에 있어 불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뜨라완 아구스 뿌뜨란토 보사부 장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을 가볍게 보는 공개적 실수를 여러 번 저질렀다. 최전선에서 방역을 지휘했어야 할 인물의 이러한 행보가 소셜미디어에서 웃음거리가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고 정부가 현재 취하고 있는 모든 노력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원인이 되었다. 뜨라완은 최소한 공개석상에서 어떻게 발언해야 하는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인물이다. 그는 누군가에게 효과적 소통법에 대한 코치를 받거나 유능하고 전문적인 대변인을 통해 메시지를 냈어야 했다. 그러니 그는 아직 좀 더 욕을 먹어야 한다. 물론 욕 먹어야 할 장관들은 그 뿐이 아니다. 대통령의 지휘 아래 대부분의 장관들이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며 여러 논평은 냈는데 어떤 이는 유려했지만 대부분은 국민들을 낯뜨겁게 했다.
모든 정보를 한 곳에 집중시킨다는 측면에서 보사부 질병예방 및 통제본부장 아흐마드 유리안토 역시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전문가들을 심야 미디어 컨퍼런스에 불러 모아 의견을 얘기하도록 했으나 너무 엄격한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티가 역력했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각자 책임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발리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것을 정작 발리 주정부가 모르고 있었던 것은 코미디같은 상황이었다.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시민들을 조직하고 움직이는 데에 있어 지방정부가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는 정보를 한 군데에 모으는 것뿐 아니라 전체적인 조율과 소통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조코위 대통령이야말로 위기관리 총책임자이며 그가 첫 두 확진자 발생을 발표한 것은 올바른 조치였다. 이제 WHO가 팬데믹을 발표한 상황이므로 그는 한 번 더 대중 앞에 나와 정부가 어떻게 이에 대응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정부는 보다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소통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규모 패닉을 일으키거나 거꾸로 이게 다 별 거 아니라는 잘못된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소통전문가, PR 전문가의 전문적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패닉에 빠진 사재기 같은 문제들을 많은 나라들이 경험하고 있다. 그러니 한 줌도 안되는 아마추어들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스케일의 위기관리를 정말 알아서 할 수 있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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