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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인도네시아의 공수처, 부패척결위원회(KPK)의 미래

beautician 2019. 7. 30. 10:00

 

[기사] 인도네시아의 공수처, 부패척결위원회의 미래

 

 

 

 

흔히 ‘KPK’ 로 줄여 부르는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는 한국엔 아직 설치되지 않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해당한다. 대통령 직속기관인 KPK는 올해 12월 임기를 다하는 4기 수뇌부 후임자 후보들을 검증하고 있다. KPK 수뇌부는 한 명의 위원장과 네 명의 부위원장들로 이루어진다.

 

 

 

KPK 수뇌부 선정위원회 발표 (출처- www.kompas.com)

 

 

 

2019-2023년 임기의 제 5KPK 수뇌부 후보로 104명이 자격검증을 통과했다. KPK 수뇌부 선정위원회 얀티 가르나시 위원장이 722() 국무부 청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후보들은 전현직 경찰 11, 판사 9, 검사 6, 변호사 11, 감사관 4, KPK 추천인사 14, 검찰위원회/경찰위원회 추천 3, 공무원 13명 등으로 이루어졌다. 후보자들은 72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남부 자카르타 소재 국무부 연수원에서 심리테스트를 받는다.

 

 

 

1945 8월 독립 이후 19985월 수하르토 전대통령 하야까지 반 세기 가까운 독재시대를 거치며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부패와 정경유착 고리를 끊기 위해 메가와티 수카르노뿌트리 대통령 시절인 2003년 설치된 KPK는 지난 16년간 주지사, 군수, 국회의원, 전현직 장차관 등을 포함해 수백 명의 고위공직자 비리를 수사해 괄목할 만한 검거성과를 올렸다.

 

 

 

초창기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KPK1기 수뇌부 임기였던 2004~2006년 사이 고위 지자체장 기준으로 동부 깔리만탄 주지사를 포함7명 검거에 그쳤으나 최근 4기 수뇌부 임기 중엔 2018년까지 벙꿀루와 아쩨 주지사를 비롯해 43명을 검거하며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특히 연합개발당(PPP) 총재를 거쳐 20145월 종교부 장관이던 수리아다르마 하지, 2018년 연합개발당 현직 총재였던 로마후르무지를 종교부 공직 매관매직 혐의로 체포하고 2013년엔 정의복지당(PKS) 총재 루프티 하산 이샥과, 유도노요 당시 대통령의 출신당인 민주당 총재 아나스 우르바닝룸을 각각 부패혐의로 검거, 기소하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가리지 않고 주요 정당 총재 레벨까지 예외없이 수사대상으로 삼았다. KPK 활동은 20177월 당시 국회의장이자 수하르토 전대통령 출신당인 골카르당 총재였던 스티아 노반토의 전자신분증 관련 부패혐의를 공개하면서 새삼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20184월 스티아 노반토는 전자신분증 사업 낙찰업체에게 사업액의 10퍼센트를 요구한 혐의로15년 징역형을 받았다.

 

 

 

하지만 KPK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아 2기 수뇌부 위원장이었던 안타사리 아자르가 도리어 살인교사혐의를 받고 투옥되기도 했다. 2008년 센츄리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특혜 문제로 KPK 수사가 수실로 밤방 유노도요 당시 현직 대통령 주변으로 좁혀들어갈 당시 용의선상에 있던 사업가 나스루딘 줄카르나인이 그의 차량을 따라잡은 오토바이 운전자 총격에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자카르타 경시청은 골프장 여성 캐디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 치정살인교사로 안타사리 KPK 위원장을 체포했다. 유노요노 대통령은 그를 곧 해임했고 안타사리는 18년형을 받아 복역하다가 201611월 가석방되었다. 마치 드라마에서처럼 살아있는 정권실세의 비리를 캐던 강직한 검사출신 부패척결위원장이 가장 파렴치한 혐의로 갑작스러운 몰락을 겪은 것이다.

 

 

 

 

노펠 바스웨단의 왼쪽 눈동자 (출처- www.kompas.com)

 

 

 

KPK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는 그 후에도 꾸준히 계속되었다.  2017411KPK 수사관 노펠 바스웨단이 모스크에서 새벽 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남자에게 염산테러를 당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흉측하게 변한 왼쪽 눈의 실명을 피하기 위해 그는 여러 번 수술을 받았다. 그가 공격받을 당시 앞서 언급한 전자신분증 비리 관련 다른 용의자들을 수사하던 중이었다. 현 자카르타 주지자 아니스 바스웨단의 사촌이기도 한 노펠은 벙꿀루와 자카르타 경찰청을 거친 베테랑 수사관으로2007년부터 KPK에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하며 이름을 떨쳤다. 2011년 빨렘방 동남아시아게임(SEA Game) 체육시설 건립을 위한 자금을 조단위로 횡령해 해외도피한 민주당 사무총장 무하마드 나자루딘을 콜롬비아에서 붙잡아 데려온 압송팀 일원이었고 운전면허 시뮬레이터 부정사건으로 경찰 고위직을 다수 구속하면서 친정이었던 경찰과 앙숙이 되었다. 그를 공격한 염산테러사건이 장기간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인검거에 실패하자 지난 719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3개월 내의 사건해결을 지시하면서 다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 10월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임기가 시작되면서 대폭적인 개각과 관련해 여러 인사들의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KPK 수뇌부 선정위원회가 제출한 명단에서 대통령이 정원 2배수를 추려내면 오는 12월 국회 제3 소위원회에서 거악과 맞서 싸울 KPK 5기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을 선출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