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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인도네시아 헌재 대선불복청원 기각
6월 27일 목요일 낮 12시 40분부터 8시간 가까이 모든 재판관들이 번갈아 읽은 판결문 낭독이 끝난 후 헌법재판소장 안와르 우스만이 선언했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모든 주장을 기각한다.”
이변은 없었다. 헌재가 청구인이 제기한 모든 항목들을 기각하고 4월 17일 대통령선거 투표결과에 대해 선관위가 발표한 조코위도도 대통령의 재선성공을 헌법재판관 전원 만장일치로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6월 14일부터 시작된 헌재의 해당심의는 전 과정이 공개적으로 진행되었고 청구인인 그린드라당 후보 쁘라보워 수비안토-산디아가 우노의 대리인 밤방 위죠얀토와 피청구인인 선거관리위원회(KPU) 법무대리인 알리 누르딘, 그리고 민주투쟁당 후보 조코 위도도-마룹 아민의 대리인 유스릴 이자 마헨드라를 비롯한 각측 법무팀들이 그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헌재는 쁘라보워 측이 주장한 “조직적, 체계적, 대규모” 선거조작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쁘라보워 측은 조코위 대통령이 국영기업과 국가기관을 선거운동에 동원했고 정부 프로그램에 국가예산을 퍼붓는 식의 정치거래로 표를 샀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아리프 히다얏 재판관은 청원심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청구인 측이 “금권정치”, “매표행위”의 개념규정에 실패했고 제기된 혐의들이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주었다는 실질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스완토 재판관도 군경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조코위 측 선거운동에 총동원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이를 뒷받침할 어떤 유력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군경에게 정부 정책을 전파해 달라고 요구하는 비디오 클립도 증거로 제출되었지만 선거지원 요구가 없었으므로 각하했다. 결과적으로 선거부정이 이루어졌다는 쁘라보워 측 주장이 법리적 근거가 없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쁘라보워-산디아가의 헌재청원은 2019년 대통령 선거에서 선관위가 조코위-마룹 진영과 결탁해 조직적, 체계적, 대규모 선거부정을 저질러 결과적으로 2,200만표를 잃었다는 주장을 골자로 요컨대 자신의 대선승리를 인준해 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4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투쟁당 1번 후보 조코위-마룹 측이 55.5%를 득표해 44.5%를 얻은 그린드라당 2번 후보 쁘라보워-산디아가 진영을 눌렀다고 발표했고 거기서 촉발된 대선불복 분쟁에 대해 이번에 헌재가 최총판단을 내린 것이다.
헌재 판결이 있던 6월 27일 헌법재판소와 인접한 모나스 광장 일대에는 대대적인 교통통제가 실시되고 바리게이드와 철조망이 곳곳에 설치되어 혹시 있을지 모를 데모를 대비했다. 발표 하루 전인 26일 도심에 모여든 쁘라보워 지지자들은 화해를 거절하며, 청원이 기각될 경우 격렬한 시위를 벌일 것이라 예고한 터였고 치안당국은 이날 모인 지지자들이 반뜬, 수라바야 등 지방에서 동원된 것으로 파악했다. 개통된 지 얼마되지 않은 MRT 도심철도도 27일 아침 호텔인도네시아 로터리역 등 헌재 인근 5개 역에 경비인력을 충원하고 시위가 벌어지면 한 두 개 역을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헌재판결이 임박하면서 각 당사자들이 지지자들의 자제를 요청했고 쁘라보워는 이날 거리에 나서는 대신 자택에서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5월 21-22일에 있었던 격렬한 폭동이 재발할 가능성을 크게 낮아진 상태였다.
“더 이상 1번 후보, 2번 후보는 없습니다. 통일된 하나의 인도네시아가 있을 뿐입니다.
헌재 최종판결이 발표된 후 조코위 대통령은 마룹 아민 부통령 당선자와 함께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분열된 인도네시아 민심의 단합을 촉구했고 쁘라보워도 자택에서 산디아가 우노와 함께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쁘라보워는 지난 2014년 대선은 물론 그 이전 메가와티 수카르노뿌뜨리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2009년 대선을 포함해 자신이 출마했던 모든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매번 헌재청원을 기각당하는 기록을 남겼다.
조코위 대통령과 마룹 아민 부통령 당선자는 오는 10월 20일 새 임기를 시작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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