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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양칠성로 명명식에 대사관 참석할까?

beautician 2019. 7. 16. 10:00

양칠성로 명명식에 대사관 참석할까?




히스토리카가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하루 전인 2019년 8월 16일 인도네시아 국립대학에서 열리는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여한 한국인투사들> 세미나에 대한 후원요청 한 것을 한국문화원이 얼마 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것은 히스토리카가 조명하는 주요 한국인 투사가 '양칠성 '이기때문입니다. 

그는 항일투사가 아닙니다. 


1942년 일본군 군무원으로 자바땅에 들어와 연합군 포로감시원으로 일했던 그가 일본인 상관의 제의로 부대를 이탈해 인도네시아 독립군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본국 송환과정에서 전범으로 처형당했을지도 모릅니다. 포로감시원이었으니 그가 포로를 학대했을 개연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이번엔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서 네덜란드군과 싸웠던 그는 1948년 일본인 동료들과 함께 체포되어 1949년 8월 10일 가룻장터에서 처형되었습니다. 최후의 순간 그가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대사관이나 한국문화원 입장에선 당연히 껄끄러운 것이죠. 대한민국 정부가 천황폐하 만세를 외친 이를 영웅시하는 건 분명 곤란한 일입니다. 천황폐하를 외친 수많은 변절자들이 해방 후에도 반공과 친미의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회쳐먹고 발라먹고 찜쩌먹었지만 말입니다.


처형장에서 일본인 동료들과 함께 '머르데카'을 외치며 인니 독립유격대원으로서 최후를 마쳤다는 현지 기자의 최근 취재결과도 그런 결정에 변화를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난 대사관과 문화원 입장변화를 지켜보려 합니다. 


히스토리카는 2019년 안에 가룻의 한 도로에서 '양칠성로' 명명식을 갖는 것을 목표로 지방정부와 작년부터 협의해 오고 있습니다. 그 양칠성로 명명식이 있는 날 반드시 초청받을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은 이를 위한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후원을 거절했는데 과연 그 행사에 한국을 대표해 참석할 염치가 있을까요?


모든 것은 시한이 있는 것입니다. 지금 돕거나 후원하지 않고서 나중에 공만 가로채려 하거나, 양칠성로 설치를 방해하려 든다면 내가 가만이 있을까요? 교민들은 정부 잘한다 박수쳐 줄까요?


양칠성을 항일투사로 인정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독립유공자로 지정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아닌데 인도네시아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한 한국인 발굴과 조명에 노력하는 히스토리카를 야박하게 외면하고서 어느날 그 결실이 열리면 그때도 모른 척 할까요? 양칠성로는 한국에게 부끄러운 것이 될까요? 아니면 대사관과 문화원에게만 부끄러운 것이 될까요?


나라를 팔아먹고 동포를 짓밟은 친일반역자들은 국회와 정부에 남은 그 후손, 잔재들과 함께 청산해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살아낸 모든 사람들이 친일반역자인 것은 아닙니다.


양칠성은 친일반역자일까요?

아니면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한 사람의 민초였을 뿐일까요?

한국정부는 돈을 벌겠다고 일본군 군무원 모집에 응해 중국과 동남아로 향한 3,000여명의 한국인 포로감시원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 보는 것일까요? 설마 아무 생각도 없는 건 아니겠죠?


양칠성에 대해, 가룻에 설치할 양칠성로에 대해 정부와 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은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걸까요?


양칠성을 홍보하고 양칠성로 설치를 후원하는 게 민족반역행위일까요?

그게 아니라면 왜 한국문화원은 히스토리카의 후원요청을 거절한 것일까요?

한국인투사 발굴과 조명을 위해 인도네시아인들이 먼저 발벗고 나선 마당에 한국 측이 팔짱끼고 있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요?


이런 상태로 내버려 두었다가 나중에 양칠성로 명명식에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누군가가 참석해 생색을 내려 한다면 난 최선을 다해 비난을 퍼붓게 될 것 같습니다.





2019.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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