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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이 사기꾼일까 궁금할 때 본문

일반 칼럼

저 사람이 사기꾼일까 궁금할 때

beautician 2021. 11. 28. 12:22

 

사기꾼 감별을 위한 체크포인트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사기꾼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특히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사기꾼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개의 경우 상황에 떠밀린 사람들입니다.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피해까지 입히게 된 겁니다.

타지에서 바닥을 치며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 중엔 사기꾼까지 되진 않았지만 그 경계까지 아슬아슬하게 갔던 이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돌이켜보면 나도 언젠가 어느 지점에서 자칫 생각 잘못하고 판단이나 행동을 잘못 했으면 지금쯤 사기꾼이라 손가락질 받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우리가 사기꾼이 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정말 신의 가호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사기꾼이 되었든 그 해악은 대체로 똑같습니다.

대개의 경우 상황에 떠밀려 사기꾼이 된 사람들의 상태는 본질적으로 구명조끼없이 물에 빠진 사람과 같습니다. 가까이 있는 이를 타고 올라 자기만 숨을 쉬려 하는 거죠. 밑에 깔린 사람이 익사하든 말든 말입니다. 자기 목숨이 걸린 문제이니 죄책감도 별로 없습니다. 죽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이웃이 죽었더라도 정당방위였거나 기껏 과실치사일 뿐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사고의 매커니즘이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깜짝 놀랄 정도로 당당하게 사기행각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겁니다..

국가마다 한국인 사기꾼들의 특징은 좀 다른지 모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열거할 사기꾼의 인상착의는 인도네시아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지극히 개인적 판단과 경험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또한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사기꾼이 아닌 이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니 먼저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Nothing personal'

혹시 이 놈이 내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다 기분탓이란 뜻입니다.


1. 다른 한국인들을 잘 만나지 않는다. (한국사람을 아예 만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 폭이 매우 한정적이란 뜻이다. 물론 미끼를 문 다른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만난다)

2. 그래서 당연하게도 동문회나 향우회에 거의 나가지 않는다.

3. 본처와 이혼했거나 자녀나 한국 친인척들과 사실상 연을 끊은 상태다. (다른 문제로 이런 일을 겪은 이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사기꾼들의 경우는 이미 과거에 저지른 사기행각의 후유증으로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거나, 채무에 떠밀려 가족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그 채무를 가족에게 넘기고 홀로 도주하곤 한다.그래서 원래의 가족들과 원수가 되어 있는 경우, 또는 가족들마저 장기간 속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4. 나이 차 많이 나는 현지처와 재혼했거나 동거중이다. (현지인과 재혼했지만 한국 본처와의 혼인관계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면 가산점 항목임 - 대개본국 부인과 현지처에게 동시에 사기를 치고 있는 상황)

5.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좁은 교민사회에서 그를 아는 사람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6. 본명 대신 가명이나 한국인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완벽한 현지 이름을 지어 사용한다.

7. 알 만한 회사의 높은 직책 명함을 가지고 다니지만 그 회사에 실제로 출근하지 않는다. (가산점 항목 - 어떤 회사의 대관업무를 해 주면서 그 회사의 명함을 파고 다니는 경우. 그 업무가 끝난 후에도 해당 회사의 허가 없이 그 명함을 사용하거나 그 회사이름을 팔고 다니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 회사에 모든 책임을 지우고 자신은 빠져버란다)

8. 명함 상 회사주소지에서 미텅하자 하면 온갖 핑계로 회피하거나 사무실이 멀어 출근하지 않는다 하며 외부에서 미팅하길 선호한다. (가산점 항목-명함 상 주소가 다른 사람 사무실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주소인 경우)

9. 비싼 차량을 렌트해서 사용한다. (한 탕 하고 떠나려는 이들이 마지막 단계에서 외제차를 임대해 잘 나가는 척 하며 신임을 얻으려 한다)

10. 한국인이 살지 않는 아파트나 현지인 동네 구석에 들어가 산다.

11. 과거행적을 알아보기 힘들고 과거 자기가 한 일이나 경력에 대한 얘기가 매번 내용이 다르다. (자신이 과거에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는 그 거짓말을 들은 사람보다도 기억하지 못한다)

12. 본명이나 고정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디로 개정된 블로그나 SNS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13. 유력인사 정치가 사업가와 찍은 사진이나 와쎕 오고간 내용을 자주 보여주며 친분을 과시한다.

14. 진위와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자주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과거에 유지장에서 누굴 빼줬다거나, 내부고발 때문에 어떤 조직에서 짤렸다거나, 어떤 정치인이란 어떤 대단한 일을 추진했는데 그 정치인이 부패혐의로 구속되는 바람에 돈을 날렸다거나, 국립박물관이 국가의 것이 아니라 어떤 개인이 자기 개인 소유로 만든지 오래라든가. 당사자나 내부인 아니면 알수 없는 얘기, 즉 접근하기 힘든 사람에게 확인해야 하니 진위 파악이 거의 불가능한 얘기 또는 전혀 얼토당토하지 않은 얘기를 맥락없이, 그러나 자신만만하게 하면서 내가 말을 못알아듣는다고 탓한다)

15.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돈을 빌려달라거나 투자하라 종용하고 때로는 그러고 싶은 마음을 상대방에게 부지중에 심는다. (돈을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에게 돈을 주고 싶도록 만드는 고급기술을 쓰는 이들도 있다 - 가산점 항목)

16. 그 사람 프로필이나 경력을 봐서는 절대 그럴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자긴 뭐든 할 수 있고 누구든 통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한다.

17. 누군가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바꾼 게 두 번 이상이다. (이런 경우는 만나도록 해주겠던 정치가나 거물인사와 애당초 약속자체가 안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역사는 오직 그의 혀에서만 이루어진다 - 가산점 항목)

18. 말이 자꾸 바뀌지만 조금씩 점차적으로 바꿔 결과적으로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한다는 느낌을 피하려 한다. 이 정도면 숙련된 사기꾼.

19. 공식적인 교민행사나 대사관행사에는 나오지 않는다.

20.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작은 한인교회나 현지인 교회를 다닌다.

21. 그렇게 잘나간다면서도 대체로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태다. (만약 그가 돈을 펑펑 쓰며 집도 사고 차도 산다면 그 돈은 누군가 맡긴 돈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2. 현지처의 백그라운드를 과대 포장한다. 처남이나 친인척이 경찰, 장군, 고위공무원이라는 둥. (가산점 항목)

23. 하지만 정작 자신이 인도네시아에 있는 동안 뭔가 내세울 만한 성취를 이룬 것은 없다.

24. 예전에 악독한 사기꾼들을 만나 사기를 당했다는 말을 늘 하고 다닌다.

25.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교민사회의 유명인사, 현지 정치인, 사업가를 거론하며 대대적인 사업적 충돌, 악연이 있었다거나 소송중이라고 주장한다.

26. 하지만 첫 인상은 누구보다도 진솔하고 누구보다도 정의로워 보인다.

27. 적합한 체류비자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불법체류 상태다.

28. 여권 또는 여권사본을 제시하지 못한다.

29. 자기가 돈을 대겠다고 큰소리 펑펑 친 후 돈이 필요한 당일날 펑크를 내든가 당일 사채업자 (또는 돈을 빌려주겠다는 제 3자)를 뜬금없이 데리고 와 자길 믿고 차용증에 서명해 줄 것을 요구한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른 몇몇 유명 사기꾼들을 토대로 뽑아본 목록입니다.
물론 누구나 한 두 가지 항목에는 반드시 해당되므로 가산점 항목을 포함해 최소한 7~8개 이상 해당되어야 비로소 사기꾼의 소양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Nothing personal.


2021. 11. 24.

(2019. 6. 16. 원본의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