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빠당식당의 비밀 본문
빠당식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뿌아사 시작과 동시에 일제히 문을 닫는 빠당식당들의 전국적 일사분란함은 놀라운 정도인데 한 달 기다린 끝에 아직 일부 열지 않은 곳도 적지 않지만 어쨋든 문을 연 빠당식당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빠당집에서 붕꾸스를, 아니 테이크어웨이, 음... 가져가 먹게 싸달라 하면(뭐, 좋은 한국말 단어 없나요?) 보통 달랑 한 공기 꽉꽉 담아주던 밥을 적어도 두 공기분 이상 담아주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날로 가격이 올라가는 빠당집에서 왜 붕꾸스는 추가 돈도 받지 않으면서 밥을 더 주는 걸까요? 때로는 낭까나 싱콩, 삼발이조 같은 것들도 식당 테이블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주곤 합니다.
구글의 위대함은 그런 의문조차 답을 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nasi padang bungkus kenapa lebih banyak?'
뭐, 이렇게 대충 쓴 검색어에 꼼빠스 기사가 하나 떳습니다. 꼼빠스지에도 나처럼 쓸데없는 의문을 가졌던 기자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빠당이 포함된 수마트라 미낭까바우 지방사람들은 식당에서 밥을 싸가는 사람들이 그 손님이 필경 가족들과 함께 먹을 것이니 밥을 한 망꼭(mangkok) 분만 주는 게 아니라 한 쪤똥(centong) 분을 주려 한다는 거에요. 그래서 전국 어디에서나 빠당집에서 붕꾸스로 음식을 싸가면 밥을 2-3배 더 싸주는 거랍니다.
직원들 시켜 빠당음식을 사오는 분들은 그저 왜 이리 밥이 많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겠지만 직접 식당에서 가서 붕꾸스 음식에 밥을 마구 담아주는 종업원을 보면 빠당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요^^
201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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