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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적정한 송금수수료는 얼마일까요?

beautician 2017. 3. 7. 10:00

 

 


최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송금구좌들을 파닌 뱅크(Panin Bank)로 모두 옮겼습니다.

현지 은행을 사용하려면 한국인의 일반적 정서에 맞지 않거나 심지어 고압적이기까지 한 규정들에 부딪히면서 사소한 문제들에서까지도 말다툼을 하기도 하고 빈정 상하는 경우도 생기기 일쑤이지만 그나마 파닌뱅크는 소액 외환거래를 하기엔 더없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물론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수년간 파닌은행과 거래하면서 이 지점, 저 지점에서 언성을 높이며 싸웠던 일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은행들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안된다는 게 그리도 많거든요.  은행들과 결투했던 역사들도 언젠가는 한번 제대로 써서 올릴 생각이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닌은행으로 갔던 것은 무엇보다도 환율과 송금수수료 때문이었어요.

 

인도네시아의 모든 은행들을 다 거래해 본 것이 아니어서 모두 다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파닌은행은 중간환율에 가장 근접하는 유리한 환율을 제시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송금수수료는 당일 오후 목적지 국가의 해당은행에 입금되는 낄랏(Kilat) 즉 급속송금은 5만 루피아( 6),송금하는 날 포함하여 3 working days 걸린다는 일반송금은 35천 루피아가 들었고요.

 

호주계 은행인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의 경우에도 송금수수료는 같았지만 그 송금수수료를 내기 위한 조건은 루피아화로 외환을 사는 거래를 당일 커먼웰스 은행에서 해야 한다는 조건이었지요. 그런데 그 환율이라는 것이 일반 환전소에 비해 너무나 형편없는 것이어서 그 차액을 송금수수료로 간주한다면 송금수수료는 턱없이 비싼 수준이 되는 거였어요. 물론 환전하는 금액이 2천불 이상이면 우대환율을 적용해 준다고 하더군요. 이런 2천불 이상 우대환율에 대해서는 외환은행에서도 같은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죠.

 

커먼웰스 은행에서는, 그러나, 만약 외환구좌의 저축금액에서 바로 송금하거나 외환지폐를 들고와 송금하려 하는 경우엔 1천불 이하는 USD10, 3천불까지는 USD15, 그 이상은 USD15에 송금액의 0.5%인가 1%를 추가로 수수료로 떼는 조건이었습니다. 이것도 만약 커먼웰스 은행에 USD 구좌가 없다면 수수료조차도 앞서 언급한 형편없는 환율로 해당 외환수수료를 구매해야 하는 거였고요.

 

이건 외환은행이나 우리은행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1,000불 이하 송금 : 수수료 USD10

3,000불 이하 송금 : 수수료 USD15

3,000불 이상 송금 : 수수료 USD15 + 송금액의 0.5%(?)

 

한편 파닌뱅크는 송금액에 상관없이

 

당일 입금조건 급행송금 : 5만 루피아 ( USD5.5)

3일내 입금조건 완행송금 : 35천 루피아 ( USD3.9)

 

이런 송금수수료의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한국계 은행들이 파닌은행 등 인도네시아 은행들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시스템을 가진 훌륭한 은행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인도네시아 은행들이 너무 멍청해서 저런 수수료를 받으면 손해난다는 걸 모르고 저러는 걸까요?

 

적절한 송금수수료는 정말 얼마일까요?

 

 

2012. 9. 17.

 

 

(P.S)

송금수수료 건을 얘기하면서 한국계 은행 문턱이 높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은행 문턱이 높은 걸 느끼는 건 대개의 경우 대출받으려는 사람들의 입장일 것이고 일반 입출금, 소액송금을 주로 하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문턱이 높고 낮음의 문제보다는 얼마나 친절한 언행으로 얼마나 손쉽고 유리한 대우를 받느냐 하는 거겠죠
.

친절함이란 품성에서 우러나오는 친절과 그저 예의바르게 보이기 위한 친절의 차이를 누구나 쉽게 감지할 수 있는데 손쉽고 유리한지 라는 부분에서는 곰곰히 따져 봐야 힐 필요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

위에 언급한 수수료의 문제로 Panin Bank가 대단히 좋은 은행인 것처럼 홍보된 것 같은데 물론 소액외환거래에 있어(비단 USD 뿐 아니라 AUD, SGD 등등 각종 외환을 포함해서요) 제가 경험한 은행들 중에선 단연 최고였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불편한 부분들도 사실 부지기수이므로 panin 은행에 구좌 개설하시려는 분들은 잘 따져 보셔야 할 거에요
.

1. USD
100불 짜리 신권만 받고 소액권은 아예 취급하지도 않고요
.

2. 다른 외환은 거래는 하지만 화폐를 입금하거나 인출할 수 없어요. 오로지 루피아화를 기반으로 환전거래만 하는 거죠. 그래서 SGD를 입금해서 송금하려 해도 해당 금액의 루피아를 들고가야 하고 통장에 외환잔고가 아무리 많아도 USD를 제외하고는 해당 외화의 현금을 인출할 수도 없죠.

3. 그래서 예를 들어 Panin USD 구좌가 없는 사람이 USD866을 거래선 구좌에 결재입금하려고 해당 외환을 잔돈까지 딱 맞춰 들고 간다해도 은행에서는 USD800만 받아주고 USD66에 해당하는 부분은 루피아화로 구매해서 입금시켜야 하고요.

4. 조금만 거래가 복잡해지면 customer service 직원이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수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5. USD가 아닌 다른 외환을 당일 목적지에 입금되도록 송금하려면 오전 8 30분까지 마감이라 아침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고(Panin은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엽니다) 만약 BCA 같은 다른 은행에서 인출한 돈으로 Panin에서 송금하려면 기타외환의 당일목적지 입금조건의 송금은 시간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물론 규정은 그래도 대개의 경우 9시 조금 넘겨서까지도 해당 거래를 받아주긴 하지만요.

열거하자면 한도 없고 그래서 차라리 한국계은행을 사용하는 분들도 많지만 아무튼 송금수수료 부분에서만큼은 panin Bank가 최고인 듯 하고 송금속도 역시 금행송금의 경우 예전 moneygram 못지 않게 24시간 이상 걸리지 않는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아침 9시에 자카르타에서 송금한 돈이 한국에서 오후 3시경 입금된 것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한편 예전 외환은행 등을 통해 송금한 돈은 일주일 지나서야 한국에 입금된 경우가 있었지만 은행측에서는 중간 경유은행에서 늦은 거라고 책임을 극구 회피하기만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