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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무꾸스산의 난교의식 본문
난교파티를 초래한 꺼무꾸스산의 재물주술
꺼무꾸스산은 중부자바 스라겐군 숨버르라왕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꺼무꾸스산의 재물주술의식은 2014년 11월 호주 SBS TV에서 섹스마운틴(Sex Mountain)이라는 제목의 7분 21초짜리 취재동영상이 방영되면서 세계적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꺼무꾸스산 재물의식의 일환으로 난교행위와 이에 관련된 현지 매춘문제를 조명한 것인데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있던 인도네시아 무슬림사회가 당시 직격탄을 맞으며 큰 논란이 일어난 바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산의 재물주술 의식이 선정적 냄새를
물씬 풍긴다는 점입니다. 이곳의 재물주술을 따르는 사람들은 상대 성(性)을 가진 사람 한 명과 연거퍼 일곱 번 성관계를 가져야 하며 그 상대는 반드시
당사자 정식 배우자가 아니어야만 한다는 철칙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불륜과 매춘을 조장할 것이 애당초 불 보듯 뻔한 그런 규칙이 세워진
것은 사무드로 왕자와 냐이 온트로울란 왕비 사이의 금지된 사랑 때문입니다. 서슬 퍼런 이슬람의 기치가 드높이 휘날리는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한 복판 꺼무꾸스산 정상에서 오늘날 후손들이 재물주술을 빙자한 난교파티를 행하도록
만든 그들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요?
꺼무꾸스산 사무드로 왕자의 무덤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곳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습니다. 그가 극강의 신력을 가진 위인이었으며 그런 사람들의 무덤엔 아직도 생전의 정기가 남아 방문객들을 축복한다는 믿음이 순례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도력 높은 종교지도자, 전설적 영웅들의 무덤은 그래서 늘 수많은 방문객들로 들끓습니다. 사무드로 왕자의 무덤도 같은 경우입니다.
꺼무꾸스산은 그 전체가 사무드로 왕자와 그의 의붓어머니 온트로울란의 묘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콤플렉스 형태를 띈 이 묘지는 해발 300미터의 언덕 정상에 있고 벽돌벽과 합판벽이 섞인 조글로 주택형태로 건물들이 덧지어져 있습니다. 그 안에는 무덤 세 개가 있는데 제일 크고 흰 망사천에 쳐진 곳이 사무드로 왕자와 온트로울란의 무덤입니다. 그 옆 두 개의 무덤은 왕자의 충성스러웠던 하인들의 것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본관건물 한쪽 편엔 순례객들이 쉬어 갈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무덤으로부터 300미터 정도 언덕의 동쪽 기슭엔 ‘온트로울란의 샘’(Sendang ontrowulan)이라는 옹달샘이 있습니다. 이 샘은 냐이 온트로울란이 아들을 만나기 위해 몸을 씻었다는 곳인데 이 일대에 지독한 가뭄이 들었을 때에도 마른 적이 없고 아름다운 냐이 온트로울란의 정기가 남아 이 샘물로 세수하면 즉시 젊어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냐이’-Nyai 또는 니-Nyi는 왕족의 여인이나 귀부인의 이름 앞에 붙이는 존칭으로 부인에게 붙이는 존칭인 ‘뇨냐’ nyonya 보다 한 단계 위입니다. 그 예로서 앞서 다룬 냐이블로롱, 니로로키둘 둥이 있습니다)
늘 무덤에서 방문자들을 맞는 하스또(Hasto)씨는 8대째 대대로 사무드로 왕자 무덤의 꾼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향을 피우는 냄새가 가득한 그곳에서 순례객들이 방문목적을 얘기하면 그는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주문을 외우며 기도를 올린 후 순례객들을 본관건물 안쪽으로 인도합니다.
목요일밤과 자바의 뽄(Pon)요일이 겹치는 날이면 방문객들은 급격히 늘어 수천명에 이르기도 하고 이슬람력 1월 뽄의 목요일밤이나 말람줌앗 끌리원(끌리원의 목요일밤)에는 급기야 수만명까지 방문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서부자바 각지로부터 각각의 소원을 품고 온 이들입니다. (용어정리 - 자바의 5요일 시스템은 마니스(Manis), 빠힝(Pahing), 뽄(Pon), 와게(Wage), 끌리원(Kliwon)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5요일은 일반 칼렌더의 7요일(스닌(Senin), 슬라사(Selasa), 라부Rabu), 까미스(Kamis), 줌앗(Jum’at), 삽뚜(Sabtu), 밍구(Minggu))와 연결해 5x7=35개의 조합을 만듭니다. 줌앗끌리원(Jumat Kliwon)이라 하면 금요일이 자바의 끌리원요일과 겹치는 날을 뜻합니다. 그래서 자바 전통의식에 있어 35일이란 개념이 중요합니다. 한편 말람줌앗(Malat jumat)이라 하면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 저녁까지를 하루로 치는 이슬람 관행에 따라 금요일(jumat)밤이 아니라 그 전날인 목요일밤을 의미합니다)
사무드로 왕자의 무덤은 행운을 가져오는 힘이 있어 진심을 다해 소원을 비는 자에게 축복을 내려준다고 하는데 이 무덤의 효험을 믿는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벌어지는 난교파티에도 반드시 참여할 것입니다. 근대까지도 사무드로 왕자의 무덤을 중심으로 꺼무꾸스산 전역 풀밭과 나무밑에서 벌거숭이가 된 수백, 수천 쌍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서로 엉켜 말 그대로 난교파티를 벌였겠지만 산 아래마을에 숙박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선 이후 섹스의식은 호젓한 방 안에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랄까요? 아니면 신성한 의식의 전통을 훼손하여 매춘으로 전락시킨 안타까운 일이라 해야 할까요? 아무튼 은밀해야만 할 행위를 지근거리 풀밭에서 공개적으로 벌이며 서로 엿보게 되는 뻘쭘함은 이제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섹스의식을 함께 할 상대방을 미리 구하지 못한 남성들은 방을 빌려주는 곳에서 재물주술의 사랑을 나눌 전문여성들도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이 주술을 위해 왔다면 지골로를 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프리섹스의 전승이 결과적으로 이 지역 매춘시장을 크게 부흥시키는 계기가 되어 인근 지역 매춘여성들이 대거 꺼무꾸스산으로 몰려들었고 끌리원의 목요일 밤이면 도시 매춘부들까지 원정을 와 꺼무꾸스산은 순례자들과 매춘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곳 주민들은 매춘문제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오히려 주민들의 수입원이 되기 때문이죠. 꺼무꾸스 마을 촌장 다르만또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방을 빌려주고, 음식을 팔아 돈을 버는 게 중요하죠. 섹스나 풍기문란?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꺼무꾸스산의 섹스의식과 성매매 문제는 사실 해당 지방정부와 스라겐 경찰서가 이미 주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간 강제 금지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주민들에게 실제 경제적 이익이 된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일이에요. 주민들 생계문제이기도 한 만큼 좀 더 인도적 측면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말하는 스라겐 경찰서장 찰스 응일리(Charles Ngili) 총경은 말을 좀 더듬거렸다고 한 기사가 전했습니다.
스라겐군의 관광청에서는 무덤으로 오르는 175개의 계단에 풍기문란을 금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섹스가 그런 식으로 간단히 금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무드로 왕자와 온트로울란의 전설을 신봉하여 찾아온 순례객들에겐 절대 통할 리 없습니다. 찾아온 목적이 뚜렷하니까요.
이런 상황을 낳은 사무드로 왕자의 전설은 어떤 것일까요? 전설은 십여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사무드로 왕자가 마자빠힛 왕국의 왕자였다는 얘기도 있고 데막왕국 라덴빠따 왕의 아들이었다는 애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온트로울란 왕비가 왕의 정실로 사무드로 왕자의 친엄마였다는 설도 있고 또 다른 전승에서는 왕의 젊은 후궁 또는 사무드로 왕자의 의붓어머니였다고도 합니다. 그 버전들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으니 꺼무꾸스산 인근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장 그럴듯한 버젼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무드로 왕자는 마자빠힛 왕국의 쁘라부 브라위조요 왕이 정실에게서 얻은 큰 아들이었다. 그가 성인이 되어 인생경험을 쌓으러 바깥 세상으로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부왕의 후궁인 온트로울란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온트로울란 역시 그의 사랑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브라위조요 왕은 크게 격노하여 두 사람을 추방해 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지금의 숨버르라왕면 지역을 유랑하다가 꺼무꾸스 산자락에 머물게 되었는데 맑은 물을 보고 크게 기뻐한 온트로울란이 몸을 씻던 그곳이 지금 ‘온트로울란의 샘’이라 불리게 된 곳이다. 그들은 그곳에 정착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나름 깊은 도력을 가진 온트로울란은 이 샘물 곁 티크나무 밑에서 하루 종일 명상에 잠기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온트로울란이 땅에 나무막대기를 꽂자 이 샘이 솟아났다고도 한다. 또한 이곳의 울창한 나가사리나무 숲도 온트로울란이 긴 머리칼을 출렁거릴 때 떨어진 머리장식품들이 땅에 뿌리를 내려 자라난 수목들이라고 전한다.
어느날 온트로울란이 조금 먼 곳에서 며칠동안 명상수행을 하던 중 사무드로 왕자가 병에 얻어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산자락 마을사람들이 왕자의 유해를 수습해 샘에서 씻겨 언덕 위에 매장했는데 그 사실을 알 길 없었던 온트로울란은 수행에서 돌아와 사무드로 왕자를 만나러 꺼무꾸스산 정상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가 만난 것은 그리운 왕자가 아니라 그를 막 매장하고 내려오는 마을주민들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감당하지 못한 그녀는 그 충격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미 깊은 밤이었지만 마을 주민들은 그녀를 사무드로 왕자와 함께 매장해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이 세상을 떠난 지 몇 년 후 어느 날 사무드로 왕자와 온트로울란이 마을 장로 앞에 홀연히 현신해 나타냈다. 사무드로 왕자는 그들의 무덤에 꽃을 가져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원하는 바를 성취해 주겠다며 단 한 가지의 조건으로서 ‘무덤을 찾는 사람들은 그들이 각각 자기 짝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라 했다는 것이다.
위와는 좀 다른 버전도 하나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천륜을 어긴 사랑에 빠져 함께 달아난 사무드로 왕자와 온트로울란 왕비를 뒤쫒아 온 데막왕국 라덴빠타 왕의 군대가 마침내 꺼무꾸스산 은거지를 급습해 두 사람을 추살하는데 마지막 숨을 거두기 직전 사무드로 왕자가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누구든 가득한 진심과 정결한 마음으로 소원과 갈구함을 품고 있다면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말고 그 원하는 바를 위해 정진하라! 스스로를 즐겁게 하는 일에 손을 뻗쳐라! 갈구하던 것들을 마침내 품는 것처럼!!(데메나네)”
신파영화처럼 죽어가는 사람 치고 너무 길었던 사무드로 왕자의 대사는 철학적 내용을 대단히 난해하게 말한 셈인데 ‘원래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의 육체관계라는 것은 ‘데메나네’(dhemenane)라는 단어에서 추론한 것입니다. 이 말이 ‘숨겨둔 연인’을 의미하므로 정식 부부가 아닌 남자나 여자 상대방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버전에선 온트로울란과 막 몸을 섞으려던 찰라 공격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된 사무드로 왕자가 마지막 숨이 끊어지기 직전 누구든 자신들이 못이룬 육체관계를 물려받아 완성하는 사람들에게 누구든 그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겠다고 목놓아 외쳤다는데 그가 했던 말은 정확히 이랬다고 합니다.
“그래 좋다, 내가 두 손 들지. 하지만 내 마지막 죽음의 맹세를 듣거라! 누구든 내 행위를 완성하는 이들은 나의 죄업을 속죄케 하는 것이니 그들이 무엇을 원하든 반드시 성취하도록 도와주리라!”
이것도 숨 넘어가는 사람의 대사로는 너무 깁니다. 그리고 사실 사무드로 왕자가 훗날 꺼무꾸스산에서 난교파티를 벌일 후세의 무슬림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죽는 순간 마지막 호흡을 저런 복잡한 대사에 썼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전설은 주작일지라도 꺼무꾸스산의 재물주술과 그와 관련된 섹스의식은 오늘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며 강경 일변도로 달려가는 오늘날 인도네시아 이슬람사회가 꺼무꾸스산의 이러한 관행을 일거에 불식하지 못하는 것은 민속과 무속의 뿌리가 종교의 그것보다 더욱 깊고 단단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 언노운-나시르-아자 블로그포스트닷컴)
그럼 이 의식은 어떻게 진행되고, 시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 걸까요? 이를 보여주는 관련기사들이 있습니다.
(전략)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한 중년여인은 꺼무꾸스산 중턱에서 벌어지는 의식이 이미 수십 년째 계속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곳 의식을 통해 많은 행운을 얻었다고 한다.
“난 솔로 거데시장에서 생선을 팔아요. 돈을 많이 벌게 해주시고 다른 장사꾼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해요.” 머르데카닷컴과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의 기도내용을 말해 주었다. 40대의 이 여인은 처음엔 꺼무꾸스산에 올라 자신이 소원을 사무드로 왕자의 무덤 앞에서 자신이 젊어 보이고 많은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간절히 빌었다.
“그런 다음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몸을 씻고 이런 저런 다른 사소한 의식들을 행했죠.”
사소한 의식이란 온트로울란의 샘에서 몸을 씻은 후 시작되는 섹스의식을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기도를 사무드로 왕자 무덤에 거하는 초월적 존재들이 들어 주길 원하며 꺼무꾸스산 재물수술 의식을 온전히 따른 것이다.
“그 동네 남자를 샀어요. 자기 남편은 안된다잖아요.”
그녀에 따르면 이 의식은 빠힝의 목요일, 뽄의 금요일, 끌리원의 금요일, 그리고 이슬람력 새해 전야에 행해지며 연거푸 일곱 번씩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한다. 처음 몸을 섞었던 같은 상대방과 말이다. 상대를 바꿔서는 안된다. 또 다른 조건은 그렇게 불륜관계를 맺은 상대를 죽을 때까지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무드로 왕자의 무덤에서 성취된 기도의 신성함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녀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의식의 조건들 어느 하나라도 어기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의식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어 이를 어기면 재앙적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한다.
(출처 – 머르데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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