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젱롯(Jenglot) - 작은 흡혈귀 본문
젱롯(Jenglot)
젱롯은 인도네시아 민속과 전설에 등장하는 작고 기괴한, 사람의 형상을 한 괴물체를 말한다. 키가 12센티미터 정도로 작고 살아있는 인형 같은 형태다. 어떤 이들은 5센티미터에서 20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살아있는 미이라라고도 한다. 그들이 예전엔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젱롯은 기본적으로 흡혈귀로 분류된다.
영생을 추구하는 술법의 이름을 따 브타라 까랑(BK)이라고도 불리는 젱롯은 수집가들에게는 부적이나 유물 또는 신비로운 힘을 지닌 신물(神物)로서 잘 알려져 있다. 크기에 대한 증언이 출처에 따라 각각 다른 것을 보면 다양한 크기의 젱롯들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젱롯의 외관은 미이라처럼 바짝 마른 사람의 형태와 닮았고 손톱은 2센티미터 넘게 긴 경우도 있고 머리칼은 대개 신장보다 길게 자라 있다. 눈동자는 흰자위 없이 온통 검은 색이고 눈을 깜짝일 수도 없어 아마도 늘 눈이 부실 것만 같다. BK의 얼굴은 발리의 레악(Leak) 귀신처럼 생겼지만 검고 어둡다.
얼마 전엔 꾸두스의 깔리뿌두(Kaliputu) 마을에서 한쌍의 암수 젱롯을 잡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젱롯 포획 이야기는 자바 뿐 아니라 깔리만탄과 발리에서도 전해진다. 젱롯은 불가사의한 힘을 지녔고 사람의 피를 먹는다고 믿어진다. 그 미지의 힘을 통해 재난을 불러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젱롯은 특히 자바에서 주로 발견된다. 초자연적 세레모니를 한 후에 그 실체가 발견되는 식이다. 젱롯은 땅 밑, 무너진 집 지붕 또는 거대한 나무의 몸체 안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발견된다.
몇몇 문헌에 따르면 1972년 동부자바 울링이(Wlingi)의 두꾼들이 띠라깟(tirakat- 금식을 동반한 기도의식)을 할 때 처음 젱롯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때 나타난 젱롯은 네 마리로 그중 숫놈은 주인을 모든 위험으로 지켜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젱롯은 수천 년 전 일무 브타라 까랑(Bethara Karabg)을 수련하던 고행자라고도 한다. 일무 베타라 까랑은 영생을 추구하는 수련으로 이 비밀을 깨우치면 세상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이 술법을 익혀 영생하는 방법을 깨우치려던 수행자나 악마에게 예배하여 특별한 힘과 능력을 얻은 은둔자 같은 거대한 초자연적 힘을 가진 이가 동굴에서 명상에 들어가면 젱롯의 모습으로 변한다고도 한다. 그런 후 고행자의 감정이 변화해 세상을 모두 가진 것처럼 느껴지며 마치 전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몸이 점점 수축해 작아진다. 그와 함께 입 크기와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송곳니 네 개가 솟아난다.
하지만 이렇게 젱롯이 되면 죽은 후 시체를 땅이 받아주지 않고 그의 영혼도 사후세계에서 받아주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그의 영혼은 그 작은 몸 안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영생하는 건 좀 곤란하지 싶다)
젱롯 자체는 생명이 없는 상태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살아 있지 않다 하여 젱롯의 영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므로 이를 믿는 두꾼들이나 일반인들이 젱롯을 소장하고 있다. 그래서 젱롯을 가진 자는 계속 젱롯에게 먹이를 줘야 한다. 젱롯의 먹이는 사람의 피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 피나 마구 주면 안되고 반드시 O형이나 AB형이어야 하며 향유(香油)를 줘도 된다.
젱롯은 그 주인이 사람이나 짐승의 피를 먹여 키운다고도 알려져 있다. 피는 젱롯 근처에 놓아 두는데 젱롯은 원래 피를 직접 마시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민간의 믿음에 따르면 젱롯은 피에서 자기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영양분을 얻는다고 한다. 젱롯은 3-8시간에 50ml의 피를 마신다고 한다. 그래서 젱롯을 소유한 자는 향유를 섞은 피를 사서 제공해야 하는데 식사 때를 맞춰 입에 주사기로 넣어주듯 먹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여러 종의 젱롯을 발견해 전시해 놓은 ‘전시관’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원숭이나 생선들을 교묘하게 변형해 박제한 가짜들로 판명된 바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견본들을 전수검사한 것은 아니며 자바 토박이들 중에서는 젱롯이 실존한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사람들은 젱롯을 잡으면 인도네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전시회를 열곤 하는데 물론 다 돈을 벌겠다는 심산이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술탄 알람 샤 박물관(Sultan Alam Shah Museum)의 전설, 진, 귀신관에도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게 다 사람들이 만든 장난감들로 전혀 초자연적이지 않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2008년 말레이시아의 과학자들이 이리얀자야(지금의 서파푸아)에서 한 사업가가 전시목적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져온 네 마리의 젱롯의 머리털에서 DNA를 채취해 조사한 적이 있다. 견본들은 모두 사람의 형상을 했고 DNA 검사 결과 네 마리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어떤 머리칼은 모근이 머리칼 바깥 쪽 끝에 달려 있는 것도 발견되었는데 이는 머리를 모형에 심을 때 거꾸로 심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의미다”라고 그들은 설명을 달기도 했다.
RSCM에서 몇년 전 조사해 본 바 젱롯은 살아있는 생물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엑스선 촬영으로도 젱롯 몸안의 뼈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표피의 DNA는 사람의 것과 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엑스선 촬영을 통해 어떤 젱롯의 견본엔 팔에 뼈가 있는 것이 있었다고도 한다. 말레이시아에선 젱롯을 한 마리에 5천 링깃에서 3만 링깃까지를 주고 거래한다고 한다.
1993년에도 젱롯을 발견하고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고 그때 UI 의과대학 전문가가 나서 DNA 검사를 했는데 크로모솜의 구조가 인간과 유사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젱롯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있었는데 한쪽에서는 얇팍한 사기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또 다른 쪽에는 신에게 벌을 받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라고도 한다.
소유자가 불운을 겪거나 젱롯이 전시되었던 몰에서 나쁜 사건,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젱롯의 눈을 응시하던 방문객이 빙의를 겪는다거나 젱롯의 손톱이나 머리칼이 시간이 갈 수록 길어진다거나 하는 일이다.
그래서 젱롯을 민간에 전시할 때면 눈을 검은 테이프로 가려놓곤 했다.사실인지 여부는 알지 못하나 젱롯은 뽀노로고(Ponorogo) 지역 뽄뻬스 곤또르(Ponpes Gontor)라는 곳의 어떤 끼아이가 손을 대면 20~40억 루피아 정도를 벌게 해주기도 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믿고서 이 골동품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은 것이다. (끝)
(출처)
https://www.merdeka.com/khas/mitos-jenglot-jenglot-3.html
https://sabdalangit.wordpress.com/pengalaman-gaib/misteri-bathara-karang-atau-jeng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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