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음악

[작곡} 불새 1

beautician 2017. 12. 23. 10:00

불새 I.m4a



불새  I



비바람의 날이었지요

나의 창밖엔 불새가 날고

나의 세계는 어두움에 잠겼지요



친구가 그리운 불새는 나의 창을 두드렸고

나도 한 조각 불씨를 갈망했지만

굳게 닫힌

굳게 닫힌 나의 창은

열리지 않았답니다.



춥고 외로웠던 나는

친구를 찾아 창가를 떠났지만

나를 사랑했던

사랑했던 불새는

떠나지 않았답니다.


불새는 

마지막 불꽃 하나까지

나의 세계를 비쳐 주었죠


나의 등 뒤에

서글픈 미소 던지며

불새는

비바람 속에 꺼져갔죠



나는 이제 

친구들 가운데 있지만

이따금 

사라져간 불새의 목소리 

들려오네


그리고 

문득

내 마음 속에 살아있는 

불새의 영상







고교에서 대학시절까지 난 왜 불새에 푹 빠져 있었을까요?

그건 말하자면 피닉스이지만 내 상상 속의 불새는 그런 불멸의 존재라기보다는 너무 아름다워서, 그러나 늘 혼자라서 외롭기만 한, 누군가 보호해 줘야만 하는 그런 처연한 존재였습니다. 누군가의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짝사랑의 모습과 비슷하죠?


그 불새에 대한 노래를 몇 개 지었는데 악보로 남긴 건 두 곡 뿐이네요.

이 곡은 그중 처음 만든 노래였습니다.


불새 I.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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