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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작곡] 금지된 왕국

beautician 2017. 12. 21. 10:00

금지된 왕국 (피아노).m4a



오늘부터는 1985-1987에 작곡했지만 발표되지 않은 오래된 신곡들의 악보를 게재합니다^^

일부는 1985년 초 대학 4학년 시절에 만든 곡들이고 나머지 대부분 1986-1987년 사이 육군중위 시절 자대 숙소에서 밤마다 만들고 녹음까지 했습니다. 당시엔 좀 미쳤습니다.

그때 녹음한 테이프를 이사 다니다가 어디선가  잃어버리고 만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금지된 왕국



재너머 저 들은

갈 수 없는 나라

봄도 꽃도 꿈마저 없는

얼어붙은 땅


모두들 바라보며 눈물만 흘릴 뿐

어찌 할 수 없어 돌아서야 하는

금지된 왕국


지금은 서로 향한 차가운 눈빛

매서운 눈초리


그러나 언젠가 찾아올 어느 날

신이 인간에게 화해를 가르치는 날


우리는 뜨거운 마음으로

그땅을 밟으리




강 건너 저 숲은

갈 수 없는 나라

신화마저 떠나버린

차디찬 닫혀진 낙원


사랑없는 마음과 표정없는 얼굴

붉은 깃발만이 펄럭거리는

침묵의 왕국


지금은 서로 향한 차가운 눈빛

매서운 눈초리


그러나 언젠가 찾아올 어느 날

신이 인간에게 화해를 가르치는 날


우리는 뜨거운 마음으로

그땅을 밟으리




하지만 저 곳은 금지된 왕국

아무도 갈 수 없는

침묵의 나라






1986-1988년 휴전선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내가 부임하고 얼마 있지 않아 JSA에서 김정훈이라는 카츄샤 병사가 월북하는 사건도 있었고 한 GP장이 술에 취해 당시 LMG 대구경 기관총으로 사격을 가해 적 GP를 무너뜨리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사족이지만 그 GP장은 군법회의에 회부되는 대신 패기있는 장교라며 포상휴가를 받았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의 5공 시절이어서 가능한 얘기입니다.


그 '적지'를 비무장지대 너머로 바라보는 게 그때에도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비무장지대 안에는 우리 측 대성동 마을이 있고 그 건너편엔 북측의 기정동 마을이 있었어요. 그곳엔 200미터는 족히 넘는 철탑 위에 붉은 인공기가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이면 서로 대형 확성기로 대남, 대북방송이 경계병들의 귀를 어지럽게 했습니다. 유행가도 틀어줬는데 당시 가장 유행했던 것이 나미의 슬픈인연, 이선희의 나는 괜찮아요 같은 곡들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최고스타는 김완선이었고요.


그곳에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써졌던 가사였습니다.

하지만 이걸 보안대에서 본다면 뭐라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당시는 그런 분위기였으니까요.


"그래? 그렇게 가고 싶으셔? 이거 빨갱이 아냐?"


아마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참 오래된 일입니다.



금지된 왕국 (피아노).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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