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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고립무원이라는 것 오래 전 큰 빚을 지고 망해 본 적 있는데 그게 해외에서 벌어졌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망해본 적이 없어 어느 쪽이 더 곤란한 상황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해외에서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하는 것은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교통사고에 휘말리거나 누구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해 돈을 사기당하거나 몸이 아파 입원하거나 하면 대개의 경우 도와줄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나고 그 도움의 수위는 그간 내가 쌓은 공덕, 내 재무상태에 비례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파산해 맨몸으로 벼랑에서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그간 살갑게 지내던 사람들이 연락을 받지 않기 시작하죠. 등을 돌리진 않더라도 내가 마치 치명적 바이러스를 가진 보균자라도 되는 것처럼 안전거..
세바시 인생질문 에세이
2021. 3. 21. 13:28
나락의 밑바닥
1. 내 차의 좌우를 쌩쌩 지나치는 오토바이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그렇게나 부럽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기름이 떨어져도 저들은 한화 500원어치만 주유하면 곧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내달릴 수 있지만 내 차의 기름이 떨어지면 무슨 돈으로 기름을 채워야 할 지 아무런 기약도 없던 시..
적도에 부는 바람
2013. 12. 2.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