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파산 3

해외에서 가장 두려운 일

고립무원이라는 것 오래 전 큰 빚을 지고 망해 본 적 있는데 그게 해외에서 벌어졌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망해본 적이 없어 어느 쪽이 더 곤란한 상황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해외에서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하는 것은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교통사고에 휘말리거나 누구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해 돈을 사기당하거나 몸이 아파 입원하거나 하면 대개의 경우 도와줄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나고 그 도움의 수위는 그간 내가 쌓은 공덕, 내 재무상태에 비례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파산해 맨몸으로 벼랑에서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그간 살갑게 지내던 사람들이 연락을 받지 않기 시작하죠. 등을 돌리진 않더라도 내가 마치 치명적 바이러스를 가진 보균자라도 되는 것처럼 안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