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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작년에 있었다는 일에 대한 소고

beautician 2017. 4. 14. 10:00


얼마전 이작가님께 책을 한 권 빌렸습니다.

이작가는 문창과도 나왔고 사회적으로도 자기 궤도에 올라 계신 분인데 나보다 어린데도 누나처럼 날 챙겨주려 합니다.

내가 원래 누가 안 챙겨주면 금방 쓰러질 것 같이 위태로워 보이고 뭐 그런 모양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빌렸다기 보다 읽어보라 권하며 쥐어준 것인데 말로만 들었던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수필집. 양윤옥님이 번역하신 겁니다.


그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몇 번이나 무릎을 치면서 공감했습니다.

소설가란 사람들은 좀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란 거에요.

최소한 92퍼센트 정도의 소설가들은 자기가 가장 옳고 자기가 쓰는 글만이 진리라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작년 문인협회 인니지부에 많은 내홍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난 모르는 일이고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해 너무 깊이 알거나 당사자 그 누구에게도 감정이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모두 소설가는 아니죠.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라는 사람들에 대해 그렇게 평하면서 사실은 이 세상 사람들의 전반을 얘기하고 있던 거였겠죠, 

우린 모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문학계의 거성이 정곡을 찌르는 말에 사뭇 겸연쩍어집니다.

비록 지금까지 참 험하게 살아왔지만 지금부터라도 다른 사람 비난하지 말고 무시하지도 말고 나만 옳다고 혼자서만 정의롭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첫 몇 페이지를 읽고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다 읽으면 자칫 나 해탈할지도 모릅니다.



2017.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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