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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 (인니)

끌라빠가딩 게요리집

beautician 2017. 2. 14. 12:29



회장님이 끌라빠가딩에 괜찮은 게요리집을 알아봐 달라 전화하셨는데 사실 내가 그걸 알리 없습니다.

전화번호도 없고 밴드에 물어도, 단톡방에 물어도 아무도 대답이 없었어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끌라빠가딩 게요리집 시장조사를 발로 뛰며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끌빠에서 제일 Hot 하다는 Cut The Crab 입니다. 인터넷 상에 후기도 많이 오르고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무지 비싼데 자기들은 루이지애나식 게요리를 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Cut The Crab은 인니인들 생각으로는 '게를 잡다'란 뜻이 되지만 영어로는 '헛소리 집어치워' 정도의 뜻이 되는 거죠.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2층도 있고 방은 없습니다. 이 탁자 위에 기름종이 같은 걸 깔고 요리를 먹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별도의 접시를 사용하지 않고 주방에서 요리한 음식을 투명비닐에 담아 와 바로 탁자 위에 부어서 먹는 겁니다. 요리가 루이지애나 식인지 이렇게 먹는 방식이 루이지애나 식인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맥주 등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고 필요하다면 소주 같은 음료, 주류를 외부에서 가져와도 무방합니다.


게요리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Super Duper 정도 크기가 되어야 두 사람이 한 마리 먹는 정도가 됩니다. 위의 50만 루피아 미만의 게들은 너무 작아요. 그러니 한 마리에 1백만 루피아 이상의 게요리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게요리보다 이런 새우-조개 같은 해산물들을 게요리와 똑같은 방식 똑같은 소스로 만든 요리를 많이 시켜 먹습니다. 세금포함 대략 40만 루피아 정도로 절대 싼 편이 아니지만 게요리가 워낙 비싸다보니 이 보조메뉴의 주문량이 엄청난 모양이더군요.




자카르타에 이미 몇군데 지점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끌라빠가딩에서는 톨에서 내려 모이(MOI) 앞을 지나 진행하다 보면 끌라빠가딩 로타리 나오기 200미터쯤 전 왼편 루꼬 단지에 간판이 보입니다.



하지만 끌라빠가딩 게요리의 전통적 강자를 꼽으라면 끌라빠가딩 몰 컴플렉스 안에 있는 방콕입니다. 이 식당은 내가 인도네시아에 처음 오던 1995년에도 이미 성업중이었습니다.


몰이 노후하고 식당이 낡아 중간에 몇 차례의 레노베이션을 겪었고 주변에 쟁쟁한 식당들이 들어섰고 또 주방장도 몇 번 바뀌었지만 여전히 중화요리 비슷한 느낌이 가미된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곳이 Cut The Crab과 극명하게 다른 점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해산물 메뉴가 더욱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오른 쪽 게요리는 작은 게가 킬로당 32만 루피아, 큰 것이 킬로당 35만 루피아. 즉 큰 것 두 마리면 대략 1.5kgs 정도이니 50만 루피아 정도면 3-4명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3마리 시키면 큰 파티가 되는 겁니다. 왼쪽 롭스터는 죽은 것을 냉장해 사용하는데 킬로당 50만 루피아 정도이고 다양한 소스의 요리가 가능합니다.


역시 옛날부터 야외 테이블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물론 낮에는 에어컨이 돌아가는 실내에서 식사하지만 야간엔 비가 오지 않는한 손님들 대부분이 야외 테이블을 선호하죠.


끌라빠가딩 몰 말고 벤힐에도 지점이 나와 있습니다. 끌라빠가딩 몰에 들어와 파머스 마켓이 있는 쪽의 통로로 나와 라피아자(La Piazza) 쪽으로 가다 보면 왼쪽에 이 식당이 있습니다.



물론 끌라빠가딩에서는 이들 Cut The Crab이나 Bangkok 말고도 많은 해산물 식당들이 있고 게요리집들도 있습니다. 특히 포장마차들에서도 게요리는 필수입니다. 이들중 Shirwood 아파트 뒷문쪽에 WIRO SABELENG 이라는 곳도 유명합니다. 게요리만 전문이 아니라 병어 숯불구이, 새우 숯불구이 등이 유명한데 차가 막힐 정도로 점심, 저녁식사 시간이면 그 앞에 엄청난 차량들이 차를 대고 몰려듭니다. 식도락가들은 찾아가서 먹겠지만 손님들을 모시고 가기엔 제약이 많은 곳이죠.


Jalan Boulevard Selatan 도로의 Harvest 베이커리 건너편에서 Pondok Sedap Malam이라는 식당이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얘기해 준 것인데 그 전엔 들어본 적 없는 곳입니다.


아무튼 이런 게요리집들이 끌라빠가딩에 있습니다.



2017.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