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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박물관

바수키 압둘라 박물관 (Museum Basoeki Abdulla)

beautician 2016. 9. 15. 14:08


교회에서 집에 가는 길에 늘 가던 길이 너무 막혀 전혀 반대방향으로 진행해 뽀인스퀘어(Poin Square)까지 가서 유턴한 후 얼마전 화재가 난 빠라마 아파트 앞을 지나 파트마와티 도로를 타고  블록엠 방향으로 가다가 바수키 압둘라 박물관 표지판을 보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늘 붐비는 도로의 이면도로에 있는 이 박물관을 평일 같으면 절대 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바수키 압둘라는 1915년 태어나 1993년 현지 이 박물관이 된 자택에서 강도를 만나 살해되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가 인도네시아 도착하기 2년 전의 일이었죠.

당시 강도는 반항하는 바수키를 칼로 살해하고 손목시계 40점을 훔쳐갔다고 합니다. 고급 손목시계 40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그는 매우 부유한 예술인이었던 모양입니다.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비록 78세의 나이였으니 요절했다 할 수는 없지만 더 오랫동안 더 위대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가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본국에서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1948년 9월 6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쥴리아나 네덜란드 여왕의 대관식을 기념해 열리 미술대회에서 그는 87명의 네덜란드 화가들을 물리치고 그랑프리를 받으면서 그 이름을 세상에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유럽의 많은 국가들을 돌아다녔고 인도네시아에 돌아온 후에도 20여개국에서 작품전을 열 정도로 긴 전성기를 보냈습니다. 그는 세계 유명인사들의 초상화와 아름다운 여인들의 자태를 화폭에 담는 것으로 유명했고 그가 살해당하기 직전 그리던 것은 하비비 대통령의 초상화였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채인숙님이 쓴 다음 칼럼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http://dailyindonesia.co.kr/news/view.php?no=13382



바수키 압둘라는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매표소. KITAS 보유했다고 하면 1인당 2천 루피아에 입장합니다.



요렇게


2001년 당시 문화부 장관이 이 박물관 개관을 승인했네요.





이분은 바수키의 태국인 아내. 미인입니다.


이 아가씨는 바수키의 딸. 태국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어딘가 베트남 미인같이 보입니다.


이분이 바수키 압둘라.


그의 유품들


그의 침실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침실 입구에서 바수키는 강도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의 컬렉션들










박물관의 2층으로 올라갑니다.


당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초상을 담은 대형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하멩꾸보워노 9세 부부


수빠르죠 루슬란 장관 부부


이부 띠엔. 수하르토의 영부인.


이멜다 여사.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영부인이죠.




데위 수까르노. 수까르노 대통령의 다섯번째 일본인 부인이죠.








수하르토


하멩꾸보워노 9세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





리콴유 싱가폴 총리


마르코스 싱가폴 대통령





이 사람도 마르코스. 


모하마드 하타 인도네시아 초대 부통령


수까르노 초대 대통령


바수키 압둘라의 자화상








이런 나체의 여인을 그려도 각광을 받을 만큼 그의 시대는 이슬람 근본주의가 극성을 부리기 이전입니다.









우린 지금 왼쪽 집에 들어와 있는데 오른쪽 흰 건물은 전시관 확장을 위해 거의 완공된 상태입니다. 현재 전시되어 있는 바수키 압둘라의 작품들은 그의 전체작품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거든요.



쥴리아나 네덜라드 여왕


이곳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책자를 공짜로 줍니다. 그런데 아무한테나 다 주는 것 같진 않고 외국인이나 귀빈들에게만 주는 모양입니다.


이런 책자도 주고요



내용은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 주요작품들의 사진입니다.


디포네고로 왕자. 인터넷에서 자주 보던 이 사진도 바수키 압둘라가 그린 것이더군요.


이 유명한 남쪽 바다 마물들의 여왕 냐이 롤로키둘의 초상도 그의 작품입니다.



2016.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