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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한국 원작 번역도서 인니수출 추이 분석(2011~2023)

beautician 2023. 11. 3. 20:29

한국 콘텐츠 인도네시아 번역도서 수출 분석

 

이 분석은 기본적으로 모집단이 아주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출판되었으나 확인되지 않아 모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 콘텐츠 번역서들이 더 있을 수 있고 아동-유아용 도서가 극히 일부만 포함되었으며 교육만화, 공포만화, 일반만화 등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현지 교육만화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다해도 무방할 만한 한국 콘텐츠를 뺏으므로 이미 모집단 수치가 상당히 왜곡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화는 나중에 별도의 분야로 취급해 따로 다루기로 하고 아동-유아 도서의 경우에도 만약 다시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으면 여기 포함된 극히 적은 수의 아동도서를 분리해 추가 조사되는 자료와 함께 별도의 챕터로 만들 예정이다. 따라서 일단은 지금까지 조사된 260여 한국 원작 번역서들을 이번 연구-분석의 모집단으로 가정하기로 한다.

 

1 연도별 출판 편수

- 1996년: 1편

- 2011년: 1편

- 2012년: 25편

- 2013년: 18편

- 2014년: 14편

- 2015년: 11편

- 2016년: 15편

- 2017년: 12편

- 2018년: 16편

- 2019년: 25편

- 2020년: 29편

- 2021년: 33편

- 2022년: 36편

- 2023년(10월까지): 16편

 

그런 전제 하에서 연도별 번역서 타이틀 수치를 보면 2020년 팬데믹 발생을 기점으로 하여 그 이전과 그 후가 확인한 차이가 발견된다. 당시 그라메디아를 비롯한 대부분 출판사들은 기존의 출판계약을 가능한한 모두 폐기하거나 재조정한 후 자체적으로 출판물 선정기준을 만들었는데 특히 수입 콘텐츠에 대한 기준은 이랬다.

 

1) 원작이 나온 본국에서 이미 베스트셀러일 것.

2) 가능하면 유명작가일 것. 그가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잘 알려진 작가라면 더욱 좋음

3) 아이돌이나 셀러브리티의 추천이나 언급이 있었다면 금상첨화

 

하지만 2020년 이후 현지에서 출판된 한국 콘텐츠들이 모두 그런 카테고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팬데믹으로 출판산업이 크게 위축되던 시절 한국 콘텐츠들의 수입과 현지출판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현지 출판사들이 내놓는 불리한 조건을 한국 출판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수용한 결과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EYA Agency같은 걸출한 한국 도서 에이전시들이 팬데믹 시기에 더욱 활약을 벌인 것일까?

 

시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엿보인다.

 

1) 2011년~2015년: 신경숙, 문정희 같은 중후한 작가들의 작품들도 일부 보이지만 대부분은 한류 드라마 열풍을 타고 해당 드라마들의 원작소설, 귀여니, 백묘, 정은궐 등이 주도한 라노벨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2) 2016년~2019년: 조코위 1기 정부의 문화 드라이브가 걸린 시기에 한국 원작 번역도서의 출판 타이틀 숫자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라노벨이 지속적으로 출판된 것 외에도 소설이 극단적 대세를 차지했다.

 

3) 2020년~2023년: 팬데믹 이후에도 소설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자기계발서들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 계기다. 즉 인도네시아 독자들이 한류를 바탕으로 한 엔터테인먼트의 한 종류로 한국도서들을 받아들이던 것에서 한류 이외의 한국문화와 정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로도 읽힌다.

 

여기 수치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한국 아동-유아도서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2. 장르별 분류

1) 소설: 174편 (1, 2편으로 출간된 것은 2편으로 간주)

2) 에세이: 20편

3) 자기계발: 24편

4) 기타 인문: 42편 (여기엔 가정, 건강, 동화, 경제, 비즈니스, 비평, 취미, 평전 등을 포함)

 

확실히 소설이 압도적이지만 베스트셀러들은 자기계발서에서 많이 나와 최근엔 자기계발서들이 좀 더 많이 출간되는 추세다. 결국 연도별로 상기 장르들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현지 출판사들과 독자들의 취향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장르별 분류는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각 온라인 북스토어에 기재된 도서정보는 자기계발서가 소설로 분류된 경우도 있고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에세이, 인문, 심리 등으로로 분류된 것들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자기계발서로 통칭되는 경향이 있다.

 

 

3, 출판사별 분류

번호
출판사
출판편수
특기사항
1
그라메디아 (Gramedia)
바짜(Baca)
10
 
2
BIP(Bhuana Ilmu Populer)
22
 
3
엘렉스 메디아 꼼푸틴도 (Elexs Media Komputindo)
11
 
4
GPU(Gramedia Pustaka Utama )
52
 
5
그라신도(Grasindi)
5
PT. Gramedia Widiasarana Indonesia
6
KPG(Kepustakaan Populer Gramedia
4
 
7
M&C
18
 
그라메디아 Total
122
 
8
미잔그룹 (Mizan Group)
븐땅 벨라(Bentang Bella)
6
 
9
븐땅 뿌스타카(Bentang Pustaka)
9
 
10
미잔(Mizan)
6
 
 
카니타(Qanita)
13
2012.6부터 2016.2까지 한국도서 출판
11
노우라북스(Noura Books)
20
 
미잔그룹 Total
54
 
12
하루출판사(Penerbit Haru)
60
단일 출판사로는 최고량
13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Transmedia Pustaka)
10
2020년부터 한국원작 번역본 출판
14
카이파(Kaifa)
3
모두 2012년 출판
15
Aria Media Imprin Shira Media Group
아리아 미디어(Aria Media)
1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2021.9)
16
시라 미디어(Shira Media)
2
나 같은 사람 또 있을까(2020. 12),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2021.3)
아리아 미디어 임프린트 시라 미디어 그룹 Total
3
 
17
기타 출판사 
가가스미디어(Gagasmedia)
1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3마디로 말한다 (2022.12)
18
로만시어스(Romancious)
1
우리 결혼했어요 (2018.8)
19
해쳇북(Hachette Book)
1
드래곤 펄(양장판) 2019.1
20
우푹 프레스(Ufuk Press)
1
탱고 (2012.6)
21
야야산 뿌스타카 오보르(Yayasan Pustaka Obor)
2
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2015.12),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018.1)
22
제투(Zettu)
1
무당 피의 기록(2012.7)
23
뿌스타카 자야(Pustaka Jaya)
1
Pertemuan(1996.2)
기타 출판사 Total
8
 
Total
260
 

 

 

1) 그라메디아의 출판그룹

- 그라메디아는 사내에 7개 출판그룹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상 사내 사업본부들이지만 각각 별도의 회사처럼 활동한다. 이들은 같은 회사인만큼 당연히 서로 협조하면서도 경쟁하는 관계다.

- 이런 사업본부들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엔 각각의 주력분야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GPU는 진지한 주제의 소설, 에세이, KPG는 아동, 엘렉스 미디어는 교육만화, M&C는 일반만화 등을 전문적으로 하려고 했다가 결국 독립채산제 비슷하게 돌아가면서 각 사업부서가 돈이 된다면 거의 모든 장르를 다 다루는 별도의 출판사처럼 진화되어 버린 상황.

- 결정적으로 그라메디아는 전국에 100개 넘는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어 오프라인 도서 매출의 태반이 그라메디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 미잔그룹의 출판그룹

- 미잔그룹도 여러 출판그룹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븐땅 뿌스타카(Bentang Pustaka)와 노우라 북스(Noura Books), 미잔 뿌스타카(Mizan Pustaka)가 유명하고 이 외에도 뻘랑이 미잔(Pelangi Mizan), 엑스포제(Expose), 다르! 미잔(Dar! Mizan), 머핀 그래픽스(Muffin Graphics) 등이 있는데 여기서는 쁜땅 뿌스타카와 노우라 북스 외의 나머지는 모두 ‘미잔’으로 통칭했다.

- 매년 600권 정도의 책을 출판한다.

- 영화를 만드는 미잔 프로덕션, 몇 개의 고등학교와 멜레니아 인스티튜트(Millenia Institute) 같은 교육기관도 거느리고 있다.

- 븐땅 벨리아(Bentang Belia)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적은데 페이스북 페이지[1]에서 보면 이메일 주소와 홈페이지가 븐땅 뿌스타카와 같은 곳으로 되어 있어 미잔 사내의 사업부서인 것으로 보인다.

- 2012.6부터 2016.2까지 한국 원작 번역본들을 출판한 카니타(Qanita) 출판사는 미잔 출판사와 같은 홈페이지를 안내하고 있어 비록 미잔에 별도로 등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미잔 계열사 또는 사내 그룹으로 간주한다.

 

 

3) 하루 출판사(Penerbit Haru)

- 2011년 설립된 출판사로 당시 강하게 불던 한류를 타고 초창기에 한국 라이트노벨을 가장 많이 출판했으며 지금도 한국도서 상당량을 수입 번역해 출판하고 있다.

- 현재는 일본 원작 번역서들도 한국 원작 못지 않게 많이 들여오고 있으며 중국 원작 도서들도 손대기 시작했다.

 

 

4)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Transmedia Pustaka)

- 2006년에 설립된 이 출판사는 주로 논픽션, 자기계발서 등을 주로 출판했는데 2019년 경부터 한국 자기계발서를 다수 출판하고 있다.

 

 

5) 카이파 출판사(Kaifa Publishing)

- 2012년 전후로 한국 원작 도서 번역본을 낸 카이파는 2011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총 400권 정도의 책을 출판한 작은 출판사다.

 

 

6) 가가스미디어(Gagas Media)

- 가가스 미디어는 2003년 7월에 FX Rudy Gunawan 작가 등이 공동설립한 중견 출판사 라노벨 출판을 주력사업으로 하다가 이제 출판 도서 스팩트럼을 크게 넓히고 있다.

 

 

7) 아리아 미디어(Aria Media)와 시라 미디어(Shira Media)

- 아리아 미디어를 검색하면 Aria Media Imprin Shira Media Group이 등장하는 Shiramedia의 홈페이지[2]가 열리므로 이 두 출판사는 같은 회사라고 봐야 한다. ‘지못미’, ‘우리 결혼하기 전에’ 같이 한국어가 많이 등장하는 도서 표지들이 보이지만 대부분 한국 도서인 척하는 현지 작가의 작품들이다.

 

 

8) 야야산 뿌스타카 오보르(Yayasan Pustaka Obor)

- 1978년 설립된 문화재단으로 양질의 도서출판을 그 설립목적으로 한다.

- 대체로 주제가 무거운 인문서가 주력.

 

9) 로만시어스(Romancious)

- 인스타그램 페이지만 공개되어 있는데[3] 일견 일인 출판사 분위기.

 

10) 해쳇북(Hachette Book)

- 헤쳇북 그룹은 미국의 대표적 출판사.

- <드래곤펄>의 문고판은 미잔에서 출판했는데 양장판이 헤쳇북 출판으로 되어 있는 것은 어쨌든 미잔이 개입해 출판한 것이라 이해할 수밖에 없다.

 

11) 우푹 프레스(Ufuk Press)

- 우푹 프레스의 홈페이지[4]는 닫혔고 페이스북[5]의 마지막 포스팅이 2016년 7월이므로 이미 문을 닫은 것으로 간주.

 

12) 제투(Zettu)

- 제투는 그라메디아 온라인쇼핑몰에 2015-2019년 사이에 출판한 도서 17종만 올라와 있어 현재 활동하는지 여부가 분명치 않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9~12번의 4개 출판사들은 이미 문을 닫았거나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여 상기 8개 출판사(및 출판그룹들)이 대부분의 한국 원작 번역도서들을 출판하고 있으며 대부분 그라메디아 – 미잔 – 하루출판사에 치우쳐 있고 트란스미디어 뿌스타카가 최근 그 뒤를 열심히 따라잡으려 노력하는 형국이다.

 

 

4, 작가별 분류 (2권 이상 출판작가)

번역된 작품수
작가수
이름
13
1
귀여니
7
1
백묘
6
1
정은궐
5
3
김랑, 조남주, 현고운
4
6
김은숙, 신경숙, 오수향, 추공, 손준의, 정경윤
3
4
글배우, 정유정, 김성연, 이일선
2
25
김상현, 김수현, 댄싱스네일, 박재연, 백세희, 이찬혁, 정문정, 제시카 정, 하태완, 한강, 해민스님, 구혜선, 김은정, 김이재, 김인숙, 꼬닐리오, 박미연, 유은정, 윤홍균, 이도우, 이미예, 정수현, 지수현, 해화, 황하영

 

 

첫 책의 판매량이 많은 작가들은 2권 이상의 번역본을 낸 경우가 많다.

같은 타이틀이라도 1편, 2편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 각각을 별도의 타이틀로 간주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