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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부패한 인도네시아 국세청 고위공무원

beautician 2023. 2. 28. 11:22

아들 폭행과 호화생활로 물의 빚은 세무공무원 사임, 그러나 수사는 계속

 

세무공무원 라파엘 알룬 뜨리삼보도가 그의 아들 마리오 단디 사트리오에게 폭행당한 피해자에게 2023년 2월 23일 동영상을 통해 사과했다. (The Jakarta Post/Twitter)

 

 

호화생활을 과시하던 한 공무원 아들의 폭행 피해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며 급기야 상당수 정부 관료들의 호화로운 사생활 일각을 드러내자 비판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고 이에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이 해당 사건 가해자 마리오 단디 사트리오(Mario Dandy Satrio)의 아버지인 세무 공무원 라파엘 알룬 뜨리삼보도(Rafael Alun Trisambodo)를 지난 2월 24일(금) 전격 해임했다.

 

스리 물야니 장관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라파엘의 이니셜 RAT만 언급했으나 이후 자카르타 남부경찰서가 가해자인 아들과 국세청에서 일하던 아버지의 실명을 공개했다.

 

3급 공무원(Ecelon III)으로 국세청 총부부장 직책을 가지고 있던 라파엘의 해임은 재무부 내부 윤리규정에 따른 것이다. 라파엘의 아들 마리오가 주기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화로운 고가의 자동차와 대형 오토바이 사진을 올리며 자랑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스리 물야니 장관은 라파엘의 재산과 그 형성과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그가 자랑하던 차량들 중 하나인 고가의 루피콘 지프 SUV 차량은 남부 자카르타 쁘상그라한(Pesanggrahan)에서 피해자를 폭행할 당시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차량은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했다.

 

해임된 라파엘은 2월 24일(금) 올린 동영상을 통해 자신이 국세청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아들의 폭행사건과 관련해 모든 조사를 성실히 받고 법적 절차에도 따를 것임을 밝히며 공개적으로 사과를 구했다. 재무장관 특별보좌관 유스티누스 쁘라스토워(Yustinus Prastowo)도 라파엘의 퇴직사실을 별도로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폭행치상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오만한 공무원 자녀의 안하무인 행동과 산술적으로 그 형성과정을 증빙하기 어려운 거대한 재산, 그리고 사람들의 빈축을 산 초호화생활이 여론의 도마에 올라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에서는 #세금으로장난금지(#StopPayingTax)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부정적인 낙인

스리 물야니 장관은 일부 재무부 관리들이 아무 부끄러움 없이 자신들의 호화생활을 과시하는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개혁’을 모토로 삼고 있는 재무부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것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스리 물야니 장관은 이러한 행태가 재무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작 정직하고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든 다른 공무원들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내부 규율과 올바른 리더십을 강조하고 권한을 사유화해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하는 관리들, 지켜야할 윤리규정을 위반하는 공무원들을 척결하기 위해 내부 기강을 강화하는 등 재무부 위상 바로 세우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부처 내 내부고발제도와 소원수리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우리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치로 국가재정을 신뢰성 있게 유지하고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납세가 국민들의 의무인 것처럼 우리 역시 어떠한 타협도 없이 이를 수호해야 합니다.”

 

스리 물야니 장관의 이와 같은 각오에도 불구하고 국제투명성기구(TII)의 와완 헤루 수얏미코(Wawan Heru Suyatmiko)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무공무원들이 엄청난 부와 호화생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므로 재무부와 부패척결위원회(KPK)가 재무부 고위 관료들과 공직자들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프로필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과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사건수사

한편 자카르타 남부경찰서는 마리오를 가중폭행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유죄가 입증되면 최대 5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자카르타 남부경찰서 대변인 누르마 데피 총경은 증인들과 가해자를 조사한 결과 해당 폭행사건이 친구들 간의 언쟁에서 시작되었다고 2월 23일(목) 발표했다. 피해자는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가해자의 아버지 라파엘은 목요일 사과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해당 동영상에서 그는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이슬람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의 청년 전위대 격인 GP 안소르(GP Ansor – 안소르 청년행동)에게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피해자인 15세 소년의 아버지가 GP 안소르의 고위 간부이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자신의 재산문제에 대해서도 내부 감찰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흐푸드 MD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은 해당 폭행사건을 법률이 허용하는 한 최대치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라고 경찰수사관들에게 요구했다. 라파엘과 그 가족이 원만한 합의를 위해 사과하는 등 노력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찰측 수사가 느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흐푸드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mohmahfudmd을 통해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사과나 원만한 해결은 고려사항이 아니며 회복적 사법 역시 미성년 범죄자들을 위한 것이지 성인 범죄자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고 전제하면서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재무부 관리의 아들은 한 치의 관용없이 적법하게 기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위 관료의 자녀가 쾌락주의적 호화생활을 하는 것이 밝혀진다면 적법 행정이란 차원에서 해당 고위 관료에 대한 행정적 조사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재무부의 내부 감찰방침을 지지했다.

 

재산형성과정 조사

부패척결위원회(KPK)는 공직자재산신고(LHKPN) 자료를 토대로 라파엘의 재산 형성과정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KPK 예방모니터링 담당 부위원장 빠할라 나잉골란(Pahala Nainggolan)이 2월 23일(목) 뗌뽀(Tempo)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만약 증여가 있었다면 증여자가 누구인지도 수사한다는 입장인데 결국 불법적 세무처리와 관련한 뇌물비리사건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KPK는 공직자재산신고에 포함되지 않은 라파엘의 다른 재산들도 추적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국토부(BPN)을 통해 라파엘 본인은 물론 자녀와 아내, 친인척 등의 명의로 등록된 부동산을 조사할 계획이다.

 

3급 공무원인 라파엘이 공직자재산신고 당시 신고한 재산은 510억 루피아(약 43억 원)로 세계은행 총재를 역임하고 조코위 정권 내내 재무장관으로 재직 중인 스리 물야니의 재산신고액 580억 루피아(역 49억 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KPK는 금명간 라파엘을 소환해 재산형성 자금원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3급 공무원(Ecelon III)은 차관급인 1급 공무원(ecelon I), 청장, 국장급인 2급 공무원(ecelon II)의 차하위 계급이다.

 

국민들에게 납세의 의무를 지운 국가가 세무공무원들의 부패와 방종을 방치해 납세자들을 실망시킨 사건은 이전에도 잇달아 벌어져 국세청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부침을 거듭했다.

 

세무공무원이 연루된 사건들 중 가장 악명높았던 2010년의 가유스 땀부난(Gayus Tambunan) 사건에서는 세무서 하위직 공무원이었던 가유스가 법집행기관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어 여권을 위조한 것을 포함해 여러 건의 혐의로 체포, 기소되어 30년 형을 받았다.

 

이미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이 사건이 더욱 비난을 받게 된 것은 사건 조사가 한창이던 2010년 5월 당시, 구치소에 있어야 할 가유스가 발리에서 열린 국제 테니스대회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진 속 인물이 가유스라고 확정할 수 없다며 빠져나가려 했지만 세무공무원, 그것도 하급직원이 구금 중에도 발리를 여행하며 테니스 대회를 참관할 수 있을 만큼 경찰을 좌지우지하며 뒷돈을 뿌렸다는 의혹은 국세청에 대한 신뢰를 크게 실추시켰다.

 

2017년에는 세무감사원 한당 수카르노(Handang Soekarno)가 뇌물 14만8,000불(약 1억9,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아부다비에 본부를 둔 대형 소매점 룰루 그룹 인터내셔널(Lulu Group International)이 세무정산에서 추가 납부해야 할 780억 루피아(약 66억2,000만 원)를 면제받도록 하고 해당 기업의 라마파니커르 라자모하난 나이르(Ramapanicker Rajamohanan Nair)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3/02/25/rich-tax-official-removed-following-sons-assault-cas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