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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2023년 1월)

beautician 2023. 2. 5. 11:03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1월 보고서

 

출판계 이슈 및 주요 동향

 

ㅇ 인도네시아 지적재산권총국, 작가 인세 징수 보장 추진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Kemenkumham) 산하 지적재산권총국(DJKI)은 인도네시아 작가들을 위해 장관령을 통해 ‘로열티 보장을 위한 법률 우산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서 ‘로열티’는 ‘인세’를 의미한다.

 

현재 법무인권부가 준비하고 있는 장관령은 저작권에 대한 2014년 기본법 28호의 저작물 로열티의 관리 및 징수 규정을 구체화하는 것인데 해당 제도는 그동안 주로 음원 저작권 보호에 치우쳐 도서 저작권은 사실상 도외시되고 있었다.

 

더욱이 도서 판매부수는 오직 해당 출판사만 가지고 있는 배타적 정보여서 작가 개인으로서는 출판사가 말하는 판매 부수가 과연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 도서 작품들이 더욱 쉽게 복제되어 배포되면서도 작가들이 응분의 로열티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더욱 많이 벌어진다.

 

온라인서점에서는 대개 정품이 팔리지만 쇼피(Shopee)나 또꼬페디아(Tokopedia) 같은 일반 온라인쇼핑몰의 도서판매 부분에서는 지금도 서점의 반값 이하 가격이 붙은 복제도서들이 넘쳐난다. 도서 복제의 문제는 학원가에서 더욱 심한데 학교 안팎의 복사집에서 교과서나 참고서들이 수십 권씩 대량으로 복제되어 쌓여 있는 모습은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겨이이다. 특히 ‘소프트커버’로 주문하면 원본 책자와 거의 비슷하게 표지까지 만들어 붙여준다.

 

따라서 작가들과 출판사들은 모두 인도네시아 도서산업의 가장 큰 문제가 불법도서복제라는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음원의 경우엔 로열티 징수가 상대적으로 체계화되어 전국종합관리기구(Lembaga Manajemen Kolektif Nasional- LMKN)라는 곳에서 창구를 일원화해 로열티를 일괄 징수한 후 저작권자에게 배분해 주고 있다. 글을 쓰는 작가들과 출판 관계자들을 위해서도 로열티 관리에 대한 분명한 법규정이 필요하던 터에 지적재산권총국이 관련 규정을 곧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해당 법무인권부 장관령에서는 음원처럼 책 등 저작물 역시 복제하거나 유통할 경우 지불해야 할 로열티 요율과 누가 로열티를 받아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로열티를 징수하는지 등이 명시된다.

 

종이책은 물론 디지털 저작물의 로열티 조건, 해외에서 로열티를 징수하는 방식도 함께 규정된다.

 

지금까지 현지에서 로열티의 문제는 작가와 출판사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으므로 작가들이 출판사에게 속거나 갑질을 당해 인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도서 분야 로열티에 대한 법무인권부 장관령이 나오면 앞서 언급한 전국종합관리기구(LMKN)가 음원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처럼 상업용 저작물에 대해서도 로열티 일괄 징수와 전달을 맡게 된다.

 

전국종합관리기구(LMKN) 2014년 저작권에 관한 기본법 제28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관으로 저작권이 있는 노래 및 음악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관련 장관령으로 구체화한 요율로 적용해 상업적 사용자로부터 징수, 축적한 후 작곡가 또는 저작권자에게 해당 로열티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번 장관령이 나오면 LMKN은 음악뿐 아니라 도서 관련 로열티를 징수, 축적, 배포하는 기능을 더하게 된다.

 

하지만 각 출판사들의 도서 판매량을 언제 어떻게 조사하여 로열티를 징수하느냐 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그라메디아(Gramedia), 미잔(Mizan), 레뿌블리카(Republika), 에를랑가(Erlangga) 등 일부 대형 회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출판사들이 그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자기 지갑 속 상황을 LMKN에게 기꺼이 보여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예외적으로 교육용 저작물은 로열티가 면제된다. 따라서 대학, 정부기관 및 중소기업(MSME) 등의 도서관이 구매하는 도서에 대해서는 인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출처: 더틱닷컴[1]

 

 

인도네시아의 낮은 독서율

 

인도네시아인이 온라인 미디어에 소비하는 시간이 평균 하루 9시간에 달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는데 독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0.1%에 불과하다. 전체 27천만 명 중 독서인구는 27만 명뿐이란 얘기다.

 

논픽션 도서 요약 휴대폰 앱인 넥스페이지(NexPage)가 자체 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인들의 도서 수요가 낮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파악했다.

 

-    도서 접근성 부족: 서점도 많고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해 받는 것이 손쉬운 대도시와 달리 소도시나 시골의 도서 접근성은 매우 열악하다. 작은 마을과 격오지를 대상으로 이동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도서의 양과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다.

 

-    흥미로운 콘텐츠 부족: 인도네시아 책들 중 많은 수가 딱딱한 말투와 강의식 전달 방법을 독서 취미를 본의 아니게 매우 진지하고 무거운 것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특히 논픽션 도서들의 경우 학구적이고 단조로운 느낌이 많아 결과적으로 독서욕구를 감퇴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인지 자기 계발서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실제로 외국 작가 작품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    높은 번역비용: 더 많은 다양성을 지닌 외국 서적들은 적지 않은 번역료가 반영되어 책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9년 발표한 국제학생평가 프로그램(PISA) 조사에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문해력은 조사대상 70개국 중 62위를 차지해 최하위 10개국에 포함되었다. PISA는 전 세계 70여 개국의 교육 시스템을 평가하는 연구로 3년마다 무작위로 선택된 학교의 15세 학생들 읽기,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 시험결과를 평가자료로 삼는다.

 

출처: 안타라뉴스[2], 비즈니스 Kumkm[3]

 

2022베스트셀러 현황 (종이책)

 

더틱닷컴(Detik.com)2022년 화제작 10편을 선정했다. 대부분 높은 화제성으로 독자들의 주목을 끌며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순위 표지 도서명 작가명 출판사명 분야
1
Home Sweet Loan
(달콤한 주택대출)
Almira Bastari Gramedia Pustaka Utama (GPU) 소설
2
Sihir Mesir di Tanah Jawa -Kisah Tanah Jawa
(자바 땅의 이집트 주술 자바 땅 이야기 시리즈)
Kisah Tanah Jawa GagasMedia 소설
3
Anak Bajang Mengayun Bulan
(달을 흔든 바장 소년)
Sindhunata Kepustakaan Populer Gramedia (KPG) 소설
4
Laut Bercerita
(바다 이야기)
Leila S. Chudori Elex Media Komputindo 소설
5
Biru kelana
(파란색 여행)
Della Daryan GagasMedia 소설
6
Cerita Ade
(아데의 이야기)
Nia Ramadhani Bakrie Pastel Publishing 소설
7
Watersong
(물의 노래)
Clarissa Goenawan Gramedia Pustaka Utama (GPU) 소설
8
Brianna and Bottomwise (브라안나와 버틈와이즈) Andreaa Hirata Mizan 소설
9
Buku Panduan Melawan Sekolah
(학교에 대항하는 지침서)
Muhammad Rafi Azzamy Mera Books 소설
10
Samex: Sawarga Malapetaka
(사멕스: 사와르가 사건)
Risa Saraswati Bukune 비소설

 

ㅇ 도서 소개

 

이 책들이 인도네시아 독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했는지 더틱닷컴의 도서 소개를 간략히 옮겨 보았다.

 

- 달콤한 주택대출(Home Sweet Loan)

도서계의 로맨틱 코미디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알미라 바스타리(Almira Bastari)의 ‘달콤한 주택대출은 수입은 빡빡하지만 자카르타에 집을 얻고자 고군분투하는 칼루나(Kaluna)의 이야기를 담았다. 알미라는 적당한 집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과 친척들에게서 이 소설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내 집 마련은 자카르타에 사는 서민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문제다.

 

알미라에겐 쭝쁘렛 여왕(Ratu Cungpret)이란 별명도 있는데 이는 까쭝 깜쁘렛(Kacung Kampret)의 줄임말로 생계나 승진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바를 이루면 곧바로 사직하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신조어다. 그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사표 써!(Resign!)의 프리오더가 대박을 내면서부터다. 그 책은 프리오더가 시작되고 불과 몇 분 사이 800권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한 달 만에 4쇄를 찍었다. 그녀는 이외에도 ‘멜번(웨딩)(Melbourne (Wedding))과 ‘차량홀짝제(Ganjil-Genap)’ 등의 작품으로 매번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
자바땅의 이집트 주술(Sihir Mesir di Tanah Jawa)
 
다양하고 신비로운 초자연적 전설, 역사, 신화를 탐구하는 유튜브 채널 팀으로 시작한, 그래서‘자바땅의 이야기(Kisah Tanah Jawa)’라는 이상한 작가명을 갖게 된 이들 작가 팀은 유튜브 콘텐츠를 책으로도 출판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자바땅의 이집트 주술’은 알게 모르게 인도네시아에 터를 잡은 이집트의 다양한 주술들을 댄델스(Daendels)의 이야기와 엮었다. 헤르만 빌렘 댄델스(Herman Willem Daendels) 18세기 중반~19세기 초 네덜란드의 정치가이자 장군으로 당시 동인도라 불렸던 인도네시아에서 1808-1811년 기간 동안 제36대 총독을 지냈다. 그는 바타비아를 본거지로 하여 많은 일을 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금도 인도네시아의 주요 간선도로로 사용되는 북부 해안 우편도로(Jalan Pos Jaya)를 건설한 것이다.

 

- 달을 흔든 바장 소년(Anak Bajang Mengayun Bulan)

신두나타(Sindhunata) 작가가 40년 만에 낸 이 책은 와양 그림자인형극에 등장하는 잘생기고 용감한 수만트리(Sumatri)와 건장하고 마력까지 갖추었지만 못생긴 수크라소노 (Sukrosono)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고대 자바어로 된 원본 이야기를 현대 인도네시아어로 풀어냈다.

 

수끄라소노와 수만트리는 서로 우애가 두터워 항상 함께 다녔지만 형인 수만트리는 못생긴 동생 수끄라소노를 내심 부끄러워했다.

 

한번은 신들의 나라에 있는 스리 웨다리 동산을 자기 나라로 옮겨 달라는 마에스빠티 왕국의 아르주나 사스라바후 왕의 불가능한 요구를 수끄라소노가 마법을 이용해 감쪽같이 해결한 덕에 수만트리는 그 나라의 총리대신 자리에 오른다.

 

그런데 못생긴 수끄라소노를 쫓아내라는 국왕의 명령에 수만트리가 겁을 줄 요량으로 쏜 화살에 정통으로 맞은 수끄라소노는 죽어가면서 자신이 빙의한 사람이 언젠가 형을 죽일 것이고 그렇게 죽은 형의 영혼을 열반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긴다.

 

- 바다 이야기(Laut Bercerita)

2022 11월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2)에서 레일라 S. 추도리(Leila S Chudori)의 ‘바다 이야기가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가 매년 시상하는 IKAPI 어워즈 ‘올해의 책’ 부문을 수상했다. 이 책은 2022년 말까지 53쇄를 찍었고 최근 10개월 동안 13만 부가 판매되었다.

 

이 책은 2020년에 동남아 작가상(SEA Write Award)도 수상했고 펭귄 랜덤 하우스(Penguin Random House)가 영어로 번역해 해외에도 소개했다.

 

- 파란색 여행(Biru kelana)

자가치유 장르로 분류되는 여배우 델라 다르티얀(Della Dartyan)의 여행소설. 그녀는 소설 속에서 산과 바다에서 모험을 즐기며 자신이 두려워하던 공포증에 맞서 싸우려 한다.

- 아데의 이야기(Cerita Ade)

1990년생 모델 겸 배우인 니아 라마다니(Nia Ramadhani)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 마약사범으로 검거될 때까지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아데의 이야기를 펴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삶을 진솔하고 분명하게 드러낸다.

 

니아는 책과 영화로 크게 히트한 <딜란(Dilan)> 3부작의 작가 피디 바익(Pidi Baiq)을 이 책의 편집자로 초빙했고 글의 맥락을 잡아가는 데에 도움을 받았다.

- 물의 노래(Watersong)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싱가포르 작가 클라리사 구나완(Clarissa Goenawan)2021년 해외에서 출간한 물의 노래 2022년 인도네시아에서도 출판되었다. 그녀의 세 번째 작품인 이 책은 앞서 출판한 두 권의 책 ‘레인버드(Rainbird), ‘미와코 수미다의 완벽한 세상(The Perfect World of Miwako Sumida)’과 마찬가지로 일본을 배경으로 한 ‘마법적 사실주의’ 작품이다. 이전 두 소설과 같이 작가는 책 속 각 인물들이 품고 있는 비밀들을 탐색해 간다.

- 브리아나와 버틈와이즈(Brianna and Bottomwise)

소설과 영화로 한국에도 소개된 ‘무지개 분대(Laskar Pelangi) 4부작의 작가 안드레아 히라타(Andrea Hirata) 3년간의 침묵을 깨고 쓴 14번째 소설. 빈티지 선버스트 1960 기타가 캘리포니아의 프레시노부터 수마트라 스냡 섬의 꺼뚬비 마을에 도달하기까지, 음악으로 가득 찬 모험 이야기다.

 

- 학교에 대항하는 지침서(Buku Panduan Melawan Sekolah)

2022년 중반부터 트위터에서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진 무하마드 라피 아자미(Muhammad Rafi Azzamy)는 인도네시아의 기존 교육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일련의 트윗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그는 ‘왜 학생들은 아침에 일찍 학교에 가야 하나?’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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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멕스: 사와르가 사건(Samex: Sawarga Malapetaka)

명실공히 인도네시아의 스티븐 킹이라 할 만한 공포소설의 대가 리사 사라스와티(Risa Saraswati) 작품. 한 가문에 출몰하던 사멕스(Samex)의 유령이 품은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사멕스는 생전에 착하고 선량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신에게 기도하지 않다가 사자다(sajadah 이슬람식 기도를 위한 개인용 깔개 카페트)와 무케나(mukena 이슬람 여성이 기도할 때 입는 후드 달리 겉옷)에 둘둘 감긴 모습으로 죽음을 맞고 이후 자신의 가문 사람들에게 출몰하며 공포를 선사한다.

 

출처: 더틱닷컴[4]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