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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경찰이 자초한 신뢰성 위기

beautician 2022. 10. 19. 20:01

조코위 대통령, 경찰 고위간부들 소환하여 질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지침 하달을 위해 중앙경찰청,지방경찰청,지역경찰서의 고위직 경찰관들은 소환함에 따라 장성급 경찰관들이 2022년 10월14일 국가궁 앞에 긴 줄을 늘어섰다. (Antara/Sigid Kurniawan)

 

경찰 내에 새로운 스캔들이 터지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경찰조직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 일련의 최근 사태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찰 지휘부 전체를 불러모아 일갈했다.

 

엄청난 갑부이기도 한 고위 경찰관이 동부자바 경찰조직의 수장으로 발령되었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후 오히려 체포되는 사태가 벌어지며 그렇지 않아도 땅바닥에 떨어진 경찰의 위신과 이미지를 더욱 먹칠함에 따라 전국 모든 지방경찰청의 고위 경찰관 수백 명이 10월 14일(금) 대통령궁으로 소환되었다.

 

 장성급 경찰관들이 대통령궁에 대거 소환되기 불과 몇 시간 전 국회의원들은 동부자바 지방경찰청장으로 내정된 테디 미나하사 치안감이 마약사건과 연루되어 구금되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리스티요 시깃 쁘라보워 국가경찰청장도 당일 해당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대통령궁 비공개 일정에 급히 소환된 경찰 고위간부들은 최근 페르디 삼보 전 치안감이 저지른 순경살인과 상황조작, 동부자바 말랑에서 벌어진 축구경기에서 최루가스를 쏘아 대규모 압사사건이 발생한 일, 공직자인 경찰관들 다수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조코위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았다.

 

테디 미나하사 치안감은 원래 서부 수마트라 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관할 구역인 부낏띵기에서 발생한 마약유통사건과 관련한 추가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 시설에 구금된 상태라도 리스티요 경찰청장이 밝혔다.

 

이는 자카르타 지방경찰청에서 의심스러운 마약유통망을 수사하던 중 일단의 경찰 간부들이 용의자로 떠오른 끝에 테디 치안감의 체포까지 이어진 것이다. 처음엔 민간제보로 시작된 수사에 민간인 세 명이 체포된 후 이후 경찰관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심지어 경찰 지구대장까지 관련 혐의로 체포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수사가 진행되면서 테디 미나하사 치안감의 연루사실까지 밝혀진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 좌천된 니코 아핀타 전 동부자바 지방경찰청장의 후임으로 내정되었던 경찰 2성 장군 테디 미나하사의 발령은 전격 취소되었고 그 자리에는 곧바로 다른 사람이 인사명령을 받았다. 그의 혐의는 불명예 해임에 이를 수 있으나 테디 치안감은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유숩깔라 부통령의 경호원을 역임한 테디 미나하사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지방경찰청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패척결위원회(KPK)에 제출된 그의 공직자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그는 250억 루피아(약 23억 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례 없는 혼란

마약유통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가 경찰에 대한 대통령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경감시킨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궁에 소환된 장성급 경찰간부들은 화려한 정복과 정모, 멋들어진 지휘봉은 물론 핸드폰 휴대와 부관들의 동행도 금지되었다. 와서 혼나야 할 사람들이니 멋 내고 오지 말라는 뜻이다.  그들은 각각 고급 관용차를 타고 경광등을 켠 콘보이들의 길잡이를 받는 대신 남부 자카르타 소재 경찰간부대학(PTIK)에 모여 버스를 타고 대통령궁에 진입했다. 대통령궁에서 버스를 내린 그들은 일렬로 줄을 지어 회의장으로 행진했는데 그들의 손에는 노트북 외에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법무 사안을 관할하는 국회 제3위원회 부위원장 아흐마드 샤로니 의원은’ 대통령이 모든 경찰 고위간부들을 대통령궁에 소환한 것이 전례가 없는 일이므로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머독 대학교의 인도네시아 경찰전문가 제키 베이커(Jacqui Baker)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경찰 고위간부 소환이 경찰조직 내에서 앞으로 벌어질 단호한 숙청활동의 전초일 수 있다고 보았다. 지난 몇 개월간 경찰에서는 심각한 스캔들이 계속 터져 나왔고 많은 서류들이 유출되고 많은 간부들이 자리를 옮겼는데 재키 교수는 이것이 경찰 조직 내에 경찰 통제권을 놓고 다투는 파벌들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유출하고 제보하지 않았다면 드러나기 힘든 일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코위 대통령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경찰 고위 간부들의 범죄가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비단 대통령이나 경찰청장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의 부관 노프란샤 요수아 후타바랏 순경을 살해한 경찰청 내무국장 페르디 삼보 전 치안감의 재판이 임박한 가운데 이와는 별도로 해당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방해와 그가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도박조직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최근에 일어난 깐주루한 경기장 참사에서 132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는데 경찰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부 간부들의 좌천 등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합동조사단은 시민들에게 최루가스와 과도한 폭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경찰이 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궁 행사와는 별도로 기자를 만난 마흐푸드 MD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은 10월 14일(금) 경찰이 사건에 깊이 연루된 다른 이들의 범죄를 수사하는 것 못지 않게 해당 사건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을 지라는 것이 대통령의 강조점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참사 초창기 자체조사에서 자신들이 사용한 최루가스의 위험성을 미미한 것처럼 언급했으나 마흐푸드 장관이 주도하는 합동조사단은 최루가스 사용이 깐주루한 참사의 주된 요인이라고 결론 내린 상태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ttps://www.thejakartapost.com/indonesia/2022/10/15/jokowi-reads-police-the-riot-ac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