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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8월 보고서

beautician 2022. 9. 20. 11:41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8월 보고서

 

□ 출판계 이슈 및 주요 동향

 

ㅇ 인도네시아 출판산업 전문인력 실태

 

국영출판사인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가 식민지 시대에 그 전신이 설립되면서 인도네시아에 현대적 출판문화가 시작된 것이 114년 전의 일이고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도 벌써 72년 전에 창립되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출판연구 프로그램을 가진 대학교는 창의 미디어 과학기술대학(Politeknik Negeri Media Kreatif – 이하 폴리미디어 Polimedia)의 출판학 3년제 수료과정(D3)과 자카르타 과학기술대학(Politeknik Negeri Jakarta - PNJ)의 출판학 3년제 수료과정, 이렇게 두 군데 뿐이다.

 

폴리테크닉(Polytechnic)이란 본래 학교를 떠난 지 오래된 사람들이 좀 더 높은 학위, 또는 전문적 직업훈련을 받는 영국의 전문공업학교였는데 1992년 영국정부가 모든 폴리테크닉을 대학으로 승격시켰다. 미국의 폴리테크닉은 당초부터 과학기술대, 즉 공과대학을 뜻한다. 여기서는 폴리테크닉(본문의 politeknik negari)을 ‘(국립)과학기술대학’으로 번역했다.

PNJ의 출판학 3년 수료과정은 원래 1990년 인도네시아 그래픽센터에 의해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I)의 과학기술학부로 만들어졌고 이후 1998년에 자카르타 과학기술대학(PNJ)으로 승격되었다.

 

<PNJ 대학과 폴리미디어 대학 로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출판학 학위가 처음 나온 곳은 PNJ의 D3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학과로부터 다양한 저널리즘 커리큘럼이 첨부되며 변화해 왔다. 폴리미디어 대학에서는 초심대로 도서출판에만 한정한 특별 직업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폴리미디어의 출판학 D3 프로그램의 정원은 최근 몇 년간 줄곧 4개 클라스 120명이었다. 희소가치가 높은 학과임에 비해 적잖은 인원이지만 대부분 자카르타와 수도권 학생들이고 중부자바나 동부자바, 수마트라 등에서 온 학생들은 한두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실제로 이 학과의 존재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최근 입학생이 60명으로 늘어나 신입생들만으로 2개 클라스가 만들어진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출판학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은 아직 두 명에 불과하다.

 

그간 영국에서는 많은 출판연구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앙글리아 러스틴 유니버시티 캠브리지(Anglia Ruskin University Cambridge)의 아동도서 일러스트레이터 석사과정 같이 독특하고 고도화된 전문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UI 과학기술학부(PNJ) 출판학 D3 프로그램은 생긴지 32년 동안 별다른 발전을 보이지 못했다.

 

한편 말랑 국립대학교에서는 몇 개월 전 출판관리학 S2 석사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말랑 대학교의 몇몇 교수들이 출판산업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받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하지만 아직 인도네시아에 출판학 박사 타이틀을 가진 사람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말랑 대학교의 계획이 과연 구현될지는 미지수다. 석사과정 개설을 위해서는 해당 과정을 가르칠 배경지식을 가진 박사학위 소지자가 최소 5명 이상 있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출판학 발전이 느린 이유는 정부나 민간 부문에서 출판연구 프로그램 수립을 위한 단계별 전략이 부재하고 관련 인사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과 정책입안자, 관련 출판인들이 보다 많은 캠퍼스에 출판연구 프로그램 학과를 개설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다. 심지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출판사인 그라메디아를 보유한 언론그룹인 꼼빠스-그라메디아 그룹이 멀티미디어 대학(Universitas Multimedia Nusantara – UMN)을 설립하고서도 정작 출판학을 정규학과로 편성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출판인력 수요는 꽤 큰 편이고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에 등록된 1,300여 회원사들 대부분이 자바섬에 집중되어 있다. 도서시장의 규모는 2015년 8조5,000억 루피아(약 6,500억 원)을 기록했고 LIPI/BRIN 같은 과학기술연구소들도 8,000편 이상의 과학서적을 출간했다. 이외에도 각 대학교의 출판인쇄부문과 정부기관 및 단체, 국영기업, 민간기업들도 비상업용 도서들을 다수 출판하고 있다.

 

하지만 출판인력시장에서 주로 문학, 철학, 커뮤니케이션 학과 출신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는 것은 아직 출판학과에 대한 지식과 홍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출판학과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사실상 태반이다.

 

정책입안자들과 출판실무 인사들 간 소통부족이 결과적으로 출판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문을 좁히고 출판산업의 문제를 비전공자들을 통해 얼마든지 듣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출판학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 차원에서 출판연구는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에딘버러 대학교에서는 1995년부터 도서역사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예일대학교와 보스턴 대학교에서는 도서역사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도서연구에 대한 학사-석사-박사 과정 프로그램들을 세계 여러 국가들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국가적인 문해력 수준을 반영하듯 출판연구에 대한 학문적 열정은 아직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출처: 더틱닷컴

 

 

ㅇ 이슬람 도서전(Islamic Book Fair - IBF)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도서전시회인 이슬람도서전(Islamic Book Fair – IBF)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을 건너뛰고 올해 8월 3일-7일 기간동안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렸다.

 

8월 3일 개막식에는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 리자 빠뜨리아 자카르타 부지사, IBF 자문위원 디딘 하피누딘 교수(Prof Dr. KH. Didin Hafidhuddin)와 뚜바구스 다일라미 달란(KH. Tubagus Dailami Dahlan) 등 중량급 귀빈들이 단상에 모습을 보였고 단하에도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 IKAPI 회장, 힉마 꾸르니아 IKAPI 자카르타 지부장, 인도네시아 샤리아 은행(BSI)장을 비롯한 연사들이 자리를 함께 해 도서전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슬람 도서전(IBF) 후스니 카밀(Husni Kamil) 사무총장은 IBF 2022 전시회에 국내외에서 약 63개 출판사가 참가하여 총 138 부츠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IBF에는 1만 편의 책, 100만권이 전시되었다.

 

이 전시회를 방문한 국민각성당(PKB)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총재는 책값이 저렴해야 독서열이 뜨거워진다며 출판사와 도서인쇄업체에 대한 세금 폐지를 위해 정치권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리뿌블리카

 

 

ㅇ 한국형 웹툰 작가 양성 위한 산학 협력 MOU 체결

 

웹툰 제작사 PT. MKC Studio(이하 MKC)는 지난 8월 18일 인니 최초의 사이버대학인 아시아사이버대학(이하 UNSIA)에 한국 웹툰 교육과정을 개설키로 하고 업무협약 서명식을 가졌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웹툰 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어 아시아 사이버대학이 인니 최초의 웹툰 작가교육 대학과정이 된다. UNSIA는 2025년 이후 매년 1,000명 규모의 웹툰작가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MKC는 세계 웹툰 시장 종주국 한국의 4년제 웹툰 작가 교육과정을 현지화하며 재학생들의 졸업 전 의무 현장실습 과정도 일부 담당하게 된다.

 

인니어로 서비스되는 한국의 라인 웹툰 플랫폼은 현지 월간 사용자 700만 명으로 인니 웹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웹툰의 주요 소비시장이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격리와 재택근무로 인쇄만화가 주를 이루었던 인도네시아 만화시장도 디지털 온라인화되는 추세여서 2023년까지 전체 만화시장의 25% 정도가 디지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웹툰 제작사들도 웹툰 작가 발굴 등 웹툰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웹툰 스토리 전문작가와 드로잉 작가를 배출하는 학교과정이 없어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MOU에 따라 한국에서 학부 수준으로 전문화된 3년 내지 4년 과정의 웹툰 작가과정이 개설되면 양질의 작가를 배출하게 될 것이다.

 

* 출처: 자카르타 경제신문

 

 

□ 디지털출판 관련 시장동향

 

ㅇ 에크네(ECNE)의 한국 신진작가 작품 e-북 인도네시아 진출사업

 

2021년 10월 도서출판 유통사로 창립한 신생회사 에크네(Ecne, 김민호 대표)는 유명작가 위주의 폐쇄적인 등단제도에서 소외된 신진작가를 지원하고 신진작가 문학을 통한 국제적 문화교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채널을 통해 에크네가 요청한 내용은 에크네가 구축한 e-북 리딩플랫폼 'Buko'에 인도네시아 독자들을 위한 인도네시아 번역본들을 다수 비치하기 위해 현지 번역가들을 수배해 달라는 것을 것과 현지 번역료 세금처리 방법과 같은 기술적 부분에 대한 문의들이었다. 이에 2022년 1월부터 팔로업 시작하여 6월에는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I), 족자 가자마다 대학교(UGM), 반둥 인도네시아 교원대학교(UPI) 등 정규 한국어과가 설치된 대학교의 재학생 및 졸업생, 이미 현지 출판사들과 한국어 번역작업을 하고 있는 한국어 전공 또는 독학한 번역사 풀에서 본격적으로 번역사 수배 및 소개를 도왔다.

 

번역 조건은 A4 기준 100~150 페이지 수준의 작품 분량에 번역기간 8~12주 사이, 번역비 A4 한 장 당 3만~5만 루피아(약 2,700원~4,500원)으로 책정했다. 한국 기준으로는 매우 박한 편이나 한국어 콘텐츠 번역을 많이 하는 그라메디아 GPU나 하루출판사(Penerbit Haru) 등에서 번역기간 4주 전후, 번역비 A4 당 1만~2만 루피아(약 900원~1,800원)을 주는 일반적 관행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발전된 조건이다.

 

오히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한국 콘텐츠 번역시장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 오히려 한국 작품의 현지 진출비용이 증가하는 등 지장을 끼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그간 인터뷰해 본 상기 두 출판사 편집자들은 공히 ‘좋은 한국어 번역가를 찾기 어렵다’는 말을 하고 있었으므로 좋은 번역가를 찾아 적정한 가격을 치르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한국 콘텐츠 현지 소개를 하는 사업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았다.

 

8월 중순 사업진행상황 공유를 부탁하자 흔쾌히 보내온 에크네 측 답변에 따르면 현재 책 네 권의 번역이 완료되고 다섯 권이 번역 진행 중인데 올해 중 우선 번역본 10권을 e-북 서비스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해왔다.

 

 

한국 신진작가들 반응이 좋아 많은 문의와 계약이 진행 중이라 하므로 번역작업은 현지 번역사들이 좀 더 원활히 수배되는 데로 꾸준한 번역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연간 60권정도 번역을 진행할 역량을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에크네 번역작업에 참여한 현지인 번역사들은 대부분 보고자의 지인들이며 특히 예전 몇몇 작업을 함께 한 친구들 중 에크네 번역작업을 이미 마친 이들이 있어 작업경험을 물어보았는데 친절하고 만족스러웠다는 답변이었으므로 에크네와 번역사들과의 소통은 앞으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현지 출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를 잘 하는 것과, 한국어를 인도네시아로 번역해 작가적 문장력을 발휘해 번역문장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므로 한국어학과 졸업생과 한국어 능통자 풀에서 전문적 도서번역이 가능한 인력을 추려내 따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크네는 향후 인도네시아 도서를 한국어로 번역해 e-북 서비스 하는 것도 기획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출판사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모색 중이며 이를 위해 올해 10월 인도네시아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 출처: 에크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