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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가장 위로가 된 말

beautician 2022. 9. 12. 11:23

 

 

 

 

내가 이렇게 열심히 봤던 드라마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해 지난 8주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예쁜 이야기, 착한 마음들, 좋은 사람들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특히 매 화마다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는 현웃 터지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보면서 한참을 웃어본 것도 오랜만의 일입니다.  물론 웃겨서 웃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마지막 회인 16화에서 장관 청문화를 앞둔 태수미 변호사를 만나려고 국회 앞에 간 우영우에게 차를 운전해 함께 간 이준호가 '우영우를 만나는 것은 집사가 고양이를 대하는 것과 같다'고 얘기하며 계속 만나고 싶은 마음을 피력하죠. 새침맞은 고양이가 집사를 그리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고양이로 인해 행복한 순간이 더 많다고 말하면서요. 차를 내리기 직전 우영우가 이렇게 말합니다. "그 말은 틀렸습니다. 고양이도 집사를 사랑하니까요."

 

여기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웃겨서가 아니라 행복해서 웃은 게 정말 오랜만입니다.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PD와 배우들은 국가유공자 신청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말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도 16화에서요.

 

정명석 변호사의 병상을 찾아간 권민호 변호사와 최수연 변호사가 너무 열심히 일해 건강을 잃은 다른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합니다.

 

"ㅇㅇㅇ변호사는 늘 야근하다가 메니에르에 걸리셨고요."

 

나만 그런 게 아니었던 겁니다.

 

우영우의 작가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국내외 수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드라마가 모두 끝나기 직전 내 마음을 툭 건드렸습니다.

 

 

202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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