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All The Moons> (2021) 본문
<아마이아> 리뷰
원제 <Ilargi Guztiak: Todas Las Lunas>인 2021년작 스페인 영화.
영어 제목은 <All The Moons>. 스페인어 제목을 그대로 옮긴 듯하다. 하지만 한국어로는 <영생을 사는 아마이아 -뱀파이어 소녀>. 다소 긴 제목.
큰 기대 없이 보았다가 영화에 완전히 빠져 버렸다. 그만큼 매력적인 영화. 가히 매혹적이라 할 만하다.
그간 사람들 뇌리에 박히 뱀파이어의 종특과도 같은 긴 송곳니,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피를 빠는 공격성 같은 것들을 하나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이렇게 흡입력 있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시나리오의 힘과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력의 결과다.
일견 2010년 아직 십대였던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주연의 헐리웃 영화 <렛미인(Let Me In)>이 떠올랐다.
<렛미인>에서는 그 아름답고 아련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배경으로 공격적인 뱀파이어가 피칠갑을 벌이는 클리셰들이 강력한 상업성으로 무장하고 있었지만 <아마이아>는 분명 예술성에 좀 더 방점을 두었고 그게 주인공들의 선한 마음을 투영하며 전혀 다른 형태의 뱀파이어 영화를 완성시켰다.
한 명의 뱀파이어가 단 한 명만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다는 설정이 특이하다. 그리고 이 영화 속 뱀파이어들은 늙지 않고 상처가 쉽게 낫는 것 말고는 딱히 일반 인간들에 비해 힘이 월등히 세거나 고속으로 움직이며 공격하거나 가슴에 말뚝을 박아야 죽거나 피에 굶주려 이성을 잃거나 하는 헐리우드 식 일반적인 뱀파이어 설정은 없다. 이 영화 속 뱀파이어들은 오히려 연민의 대상이다.
소녀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나이의 여주인공 아이치아 카르네로(Haizea Carneros)는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며 절박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클로이 모레츠 못지 않은 그녀의 미래가 기대된다.
영화의 배경은 19세기 후반에서 스페인 내전이 벌어지는 1936년까지.
그래서 '영생을 사는 아마미아'라는 제목은 확실히 좀 과하지만 그런 식의 영화제목 작명은 한국에선 흔한 일이다. 단지 이 영화에 그런 제목을 붙여 이렇게 매력적인 영화를 좀 싸구려 느낌이 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말의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202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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