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박물관

Vietnamese Women's Museum =  Bảo  Tàng Phụ Nữ Việt Nam 

베트남 여성박물관은 그 이름만 보았다면 찾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 보니 하노이의 박물관 목록 제일 위에 올라 있었고 방문후기들도 꽤 긍정적인 것들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어제 미리 한번 다녀왔던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 있는 몇몇 주요 박물관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하노이에서 맞는 첫 일요일, 첫 방문처로 잡은 그 곳에 우선 호안끼엠 호수까지는 어제 연습했던 것과 같이 09번 버스를 타고 가서 거기부터는 스마트폰에 Waze 네비게이션 앱을 켜놓고 찾아갔습니다.

호수에서 한참을 걸어 '박물관'이란 표지를 보고 반가와 찍은 사진을 자세히 보니 박물관이 아니라 박물관 부속 커피샵.

진짜 박물관 입구는 여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지 앞 마당엔 까피들이 즐비했습니다.

관광명소 어디나 그렇듯 1층 한쪽구석에는 기념품가게가 있고

1층 로비엔 이런 어머니상이 상징적으로 서 있었습니다.

2층 전시실의 테마는 결혼과 출산

언젠가 이런 포스터의 글귀들을 자유롭게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오겠죠.

여기부터는 생활에 참여하는 여인들의 활동상

그러다가 이 모습 귀신인줄 알고 진심 깜짝 놀랐음.

이 전시관은 관혼상제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공동체생활에서 보여지는 여성들의 기예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여성이 예전엔 목재나 대나무 같은 것으로 만들다가 플라스틱 재질이 나오면서 사장될 위기에 몰렸다는 얘기가 적힌 영문설명을 읽었습니다.

근데 이 사진에서 발견한 저 왼쪽의 과자무더기

......????

조상님 제사상에 초코파이를 올리는 베트남사람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몇몇 제사하는 집에서 본 적도 있지만 이런 과자를 올려놓은 곳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 와플과자의 이름이 아무래도 이상한데....,중국에선 한글 비슷하게 문양이나 전혀 뜻도 안통하는 한글제품명을 사용하는 가짜물건들이 판치는 것을 자카르타에 수입된 물건들을 보고 종종 깨닫곤 했는데 이것도 그런 것 아닐까요?

화려한 의상들, 

그리고 화려한 장신구들

저 왼쪽 사진상의 할머니를 쏙빼닯게 만든 인형.

사뭇 세련되기까지 한 의상.

이번 섹션의 전시관에는 '베트남의 여성영웅'이라고 명명된 여성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전쟁중 2명 이상의 자녀를 잃거나 외아들 또는 무남독녀를 잃거나 자녀와 남편을 함께 잃었거나 심지어 여성 자신 스스로가 목숨을 바친 사람들. 일제강점기 당시의 독립군들과 상해임시정부를 위시한 독립투사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태도와 비교되면서 무척 부끄러운 마음이 든 것이 사실입니다.

우웬티민카이라는 이 여성은 20세부터 독립을 위해 총을 들었고 1941년 31살의 나이로 적에게 잡혀 총살당했다고 합니다. 연대로 보아 일본군과 싸우다 체포되었던 거겠죠.

그런 분들이 부지기수로 이 전시관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분은 북베트남군의 첫 여성 장군(준장)이었고 훗날 부주석인지 부총리인지까지를 하게 되는 대단한 분이었다고 합니다. 저 왼쪽의 모자는 실제로 이 분이 썼던 장군모라도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이분은 간호병으로 근무하다가 전사.

세상 어느 곳, 어느 전장을 막론하고 아리따운 여성들과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이 전쟁에 내몰려 고통받고 죽어갔지만 저런 사진을 볼 때 마다 저런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전장으로 내몰게 되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감상에 젖게 했던 월남전 전시관을 지나 이번엔 의상과 패션의 전시관.

검정색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화려한 의상들도 만만찮게 눈에 띄었습니다.

맨 꼭대기층.

그런데 여긴 뭔가 좀 모호한 곳이었고 직원이 쳐자고 있더군요.

내려오는 길에 1층 현관입구에 있던 엑스베너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클라크게이블. 미란다커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20분안에 초상화를 그려주겠다는 선전이더군요. 저 오른쪽 맨 밑은 누굴 닮지 않았나요?

2014.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