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청소년 흡연문제와 담배광고

 

아동청소년 고객을 향한 담배의 유혹

 

츄스니 탐린의 벽화 앞에 선 네 명의 아동 중 두 명이 흡연자다. (Courtesy of Yayasan Lentera Anak)

 

합당한 광고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동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젊음을 빙자한 이미지와 슬로건의 담배 광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발리 수도 덴빠사르 외곽 인구밀집지역인 달룽(Dalung)에 사는 7학년생 안디는 광고 속 쿨하고 잘생긴 젊은 남자에게 푹 빠져 자기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안디가 말하는 젊은 사람은 그가 바둥군에 있는 학교를 통학하면서 매일 지나치는 담배 옥외광고판의 남자 모델이다. 하지만 담배 옥외광고는 최소한 공식적으로 이미 금지된 상태다.

 

해당 광고판은 틴에이저에서 젊은 성인까지 연령대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좀 진부하지만 그래도 열망과 영감을 불러 일으킬 만한 광고 카피로 사람들 마음에 그물을 던진다. 대부분 영어로 된 카피들이다. “당신을 감동시키는 맛”, “절대 포기하지 마”, “최대한의 인생, 신 세대가 사는 법”, “넌 충분히 대담해?” 이런 것들이다.

 

어떤 광고들은 대화식 은어나 의심할 나위 없이 젊은이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단어들을 사용하는데 이는 타임-할로우드 포지셔닝 기법이라 하여 목표한 인구집단이 바로 자신들에게 하는 이야기인 거처럼 직감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안전할 것 같아?”, “거부하지 말고 한번 해 봐” 이런 뉘앙스를 주는 것이다. 내가 뭘 떠들더라도 다 의미 있는 소리. 이런 뜻이다.

 

인도네시아 아동권익위원회(KPAI) 위원장이자 심리학자인 세토 물야디는 아동청소년들이 성인에 비해 담배광고에 대해 민감하다고 말한다. 광고 자체가 담배피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포함하지 않지만 거기 등장한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은 감성 터지는 남성성을 반영하곤 한다. 세토는 이러한 이미지와 메시지가 동료간 수용성, 긍정적인 자아 이미지, 쿨함의 표현과 같은 젊은이들의 정서적, 심리적 요구를 절대적으로 충족시켜 준다고 말한다.

 

당배 규제를 위한 사회적압력행동(SFA) 회원들이 3월 27일 중부 자카르타 붕카르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Courtesy Social Force in Action for Tobacco Control)

 

쉬운 영업대상

시드니 대학교, 발리의 우다야나 대학교, 동부자바 수라바야의 아이를랑가 대학교 연구원들이 참여한 2018-2019년 연구에 따르면 덴파사르에서 담배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매장은 1,000개 중 1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부에서 담배 옥외광고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점 열 곳 중 일곱 곳이 담배제품 홍보 배너를 최소한 하나 이상 노출시켜 놓고 있다.

 

해당 합동연구의 책임자이자 해당 프로젝트 매니저인 뿌뚜 아유 스완데위 아스뚜띠는 379개 학교 중 367개가 250미터 이내에 적어도 하나의 담배가게가 있으며 덴파사르 소매상 중 최소 절반 이상이 미성년자들에게 담배를 판매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학교들이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발리 모낭마닝의 한 가판대 소유주 와얀 위르야는 학생들에게 까치담배를 파는 것에 일말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판매를 중단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흡연학생들의 76.6%는 대개 미니 마트나 행상, 가판대 같은 곳에서 담배를 사고 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 보건부, 국립 건강조사발전연구원(BRIN)이 합동으로 7학년에서 12학년 사이 13-15세 사이의 학생 9,9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행한 세계 젊은이 흡연 서베이 보고서는 매우 비관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19.2%가 현재 담배제품을 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학생은 전체의 35.6%, 여학생은 3.5%였다. 한편 직접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은 18.8%로 남학생 35.5% 여학생 2.9%였다.

 

18세의 위스누무르티는 자신이 처음 담배를 피운 것이 중학교 시절이며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중독되어 매일 담배를 피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담배를 사지만 부모에겐 흡연습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때때로 책을 더 사게 돈을 달라고 할 뿐이란 것이다.

 

16살의 또 다른 고등학생 바구스 마헨드라는 흡연이 건장에 좋지 않고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친구들이 불을 붙일 때면 유혹을 이길 수 없다고 고백했다.

 

덴빠사르의 고등학교 2학년생 이 꼬망 아르타 사뿌트라는 이미 금연지역에 대한 주지사령 (Perda) No. 7/2013에 의해 덴빠사르 시내 대부분의 학교들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상태지만 담배광고 노출을 막고 학생들을 흡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동의했다.

 

2010 년   5월 16일 촬영된 수마트라의 한 마을에서 담배를 피던 두 살 남아 아르디 리잘 (AFP/Sriwijaya Post/Ahmad Naafi)

 

 

성장하는 담배산업

2019년 토베이코 아틀라스 웹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1,000개의 담배회사들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소매거래 기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담배소비국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인도네시아 주요 담배 회사들의 시장점유율 순위를 보면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PMI) 자회사 HM 삼뿌르나 (필립 모리스 인도네시아가 추가로 4.8% 보유)가 28.3%,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자회사 벤뚤그룹이 7%, 구당가람 25.2%, 자룸 12.7%, 노조로노 토바코 인도네시아가 4.2%를 기록했다.

 

2018년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600억 개비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이를 훌쩍 뛰어 넘은 3,323억8,000만 개비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회사 입장에서는 미성년 아동청소년 시기에 흡연습관이 들게 되므로 그들이 가장 결정적인 미래고객일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담배 소매마케팅과 영업전술에 대해 다수의 조사를 진행한 뿌뚜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소년 소녀들이 동남아 다른 나라의 같은 또래들에 비해 더 많이 담배를 피는 이유로서 담배회사들의 공격적인 판촉활동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담배가격을 들었다.

 

문제점들

인도네시아 보건 전문가협회 담배통제지원센터(TCSC-IAKMI) 수마르자티 아리요소 소장은 보건법 36호를 제정해 담배가 중독성 물질이므로 광고를 금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부령 (PP) No. 109/2012는 담배의 판촉과 후원을 금지하고 있다.

 

보건부는 해당 정부령을 개정해 온라인 광고금지조항을 추가하고 건강경고그림을 현재 담배곽 표면의 40% 크기에서 90% 크기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2021년 11월 국무부가 이를 보건부에 반려했다.

 

삼뿌르나(PT HM Sampoerna TB)의 엘피라 리아니타 이사는 사업활동진행 중 담배 광고, 판촉 및 후원 등에 대한 정부령 PP No. 109/2012를 포함해 현행법을 이상없이 준수할 것이라고 이메일 답변을 내놓았다. 그녀는 삼뿌르나가 아동청소년 흡연에 완강히 반대하며 현행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담배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정부령은 2021년 말까지 인도네시아 전국 150만 소매점에 모두 공지된 상태다.

 

“ 그들은 부유하고 아픈 건 우리”라는 카피를 단 금연 캠페인 (Courtesy of Yayasan Lentera Anak)

 

 

광고비

인도네시아 광고주 협회 에카 수기아르토 회장은 2020년 TV에서 가장 많이 본 광고 중 하나가 담배광고라고 지적했다.

 

AC 닐슨 본부의 엘리노아 크럼은 2021년 1월-11월 사이 인도네시아 담배 광고지출이 90.6억 루피아 (약 7.7억 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네시아 광고윤리기구(DPI)의 밤방 수마르얀토 의장은 2020년 광고윤리규정이 개정되어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및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의 담배 및 담배 제품 광고도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

 

담배피는 소년 (AFP/Romeo Gacad)

 

헛점과 인터넷

인도네시아에서는 1억7100만 명이 사용하는 인터넷이 당배회사를 포함한 기업들로서는 그들의 상품을 특히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기에 가장 좋은 광고 플랫폼이다.

 

정부가 아직 디지털 및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등장하는 담배 광고에 관한 규제를 내놓지 않아 소셜 미디어가 젊은이들이 담배광고를 가장 많이 보는 곳이 되었다.

 

정보통신부 정보지원국 조수아 시톰풀 법무팀장은 담배 회사들은 전자담배뿐 아니라 자신의 흡연 경험을 설득력 있게 공유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을 널리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가진 엄청난 수의 추종자들은 주로 십대들이다.

 

교육부는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및 기타 플랫폼을 포함한 141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담배 및 전자 담배 광고를 홍보한 콘텐츠를 발견했다. 하지만 정보통신부가 그런 콘텐츠를 삭제하려면 정부 관련부처의 공식 요청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한 법집행상 조율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담배산업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결과적으로 안디 같은 어린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여전히 담배광고에 노출되는 것이다.

 

“친구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광고 속 남자처럼 멋지지도 남자답지도 않다고 해요. 어쨌든 난 담배를 비우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안디는 담배에 불을 당기며 이렇게 말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culture/2022/04/03/endless-smoke-cigarette-campaigns-persistently-target-indonesias-youth.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