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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뭔소리]멘토와 보이스피싱

beautician 2014. 8. 9. 01:35


멘토나 보이스피싱 같은 주제로 한 백편 정도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선 그 표기법에 대해서만 얘기하고자 합니다.


멘토 - mentor


이걸 굳이 '멘터'라고 표기하지 않고 멘토로 표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일본어로도 멘타(メンタ-)라고 표기하는데 말이죠.


보이스피싱 - voice-fishing


이것 역시 물고기 또는 낚시라는 의미의 fish를 피쉬라고 표기하는 것처럼 말로 상대방을 낚는 사기행위인 voice fishing을 왜 보이스피슁이라 표기하지 않고 보이스피싱으로 표기하는 걸까요? 그래서 어떤 기사에서는 보이스피싱을 거꾸로 영어로 풀어쓰며 voice pissing이라 기재하는 것도 본 적이 있습니다. 열받다, 파를 내다 라는 의미의 piss off에서 이런 식의 조합을 생각해 낸 것 같습니다.


이런 표기법들은 기본적으로 마케팅의 산물입니다.

수년전 mentor-mentee의 조합이 무슨 진리이기나 한 것처럼 붐을 타기시작할 때 그것을 번역하며 마케팅하고자 하는 출판사나 언론의 입장에선 '멘터'라는 번역이 너무 밋밋하고 임팩트가 없었던 것입니다. 무슨무슨 멘트를 한다고 할 때의 그 멘트와도 헷갈릴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고안한 것이 국문학적 외국어 표기법엔 좀 위배되긴 하지만 뭔가 있어 보이는 멘토로 간 것이죠. 여기엔 엑스맨의 있어보이는 악역 매그니토(Magneto)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주장해 봅니다.




보이스피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보이스피슁'이라고 써놓고 보면 참 볼품이 없어요. 그래서 -싱으로 바꾼 것이지만 '낚는다'는 원래의 의미를 퇴색시킨 표기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외국어이니 어떻게 표기하든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부분. 

그래서 아무도 잘 돌아보지 않는 부분을 한 번 콕 찝어 보는 실없는 소리였습니다.



2014.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