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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인도네시아 언론자유

beautician 2022. 1. 21. 12:12

인도네시아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디지털 폭력

 

 인권과 언론의 자유 탄압 이미지 (Shutterstock/siam.pukkato)  

 

국가인권위원회(Komnas HAM)은 언론자유에 대한 디지털 위협이 펜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의 디지털 기술 의존도가 더욱 커진 지난 2년 사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가 인권위원회는 지난 17일(월) 발간한 연례보고서에 2020년과 2021년 두 해 동안 언론자유 침해사건이 모두 44건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이중 29건은 위원회에 접수된 민원을 통해 알려졌고 나머지 15건은 위원회의 자체 모니터링 활동 과정에서 확인되었다.

 

언론자유 침해사건의 태반인 52%는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했고 그 다음은 오프라인 방식의 미디어 공격이 19%였으므로 그 뒤로 공개적 의사표명에 대한 공격 17%, 과학적 토론에 대한 공격 10%, 법정증인에 대한 공격이 2% 순이었다.

 

해킹, 웹사이트 하이재킹, 신상털기(doxing), 줌바밍(Zoombombing) 등이 인권활동가, 반부패활동가, 학생, 기자들을 대상으로 가해지는 가장 일반적인 공격형태다. 이중 줌바밍은 제3자가 초대받지 않은 줌 화상회의나 원격수업에 뛰어들어 난장판을 만들어 놓는 행위를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4월 22일 연구조사원 라피오 빠트라(Ravio Patra)의 와츠앱 계정이 해킹되어 이 계정으로부터 폭동을 유도하는 조작된 방송 메시지가 살포되었다. 라피오는 자신의 계정이 해킹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그날 밤 그를 반역과 폭력사주혐의로 즉시 체포했다. 그의 이러한 체포과정은 일파만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후 유사한 일이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벌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지난 2년 동안 인권활동가, 반부패활동가, 학생, 기자들의 소셜미디어 계정 최소 18개가 속절없이 해킹당한 사실도 보고서에 포함되었다.

 

한편 두 개의 새로운 웹사이트 tirto.id와 tempo.co가 2020년 하반기에 해킹 당했는데 활동가들은 이들 매체들을 침묵시키려는 의도였다고 믿고 있다. tirto.id 사이트에서 최소 일곱 개의 기사가 해커에 의해 지워졌는데 그 중엔 코로나바이러스 약품개발에 국가정보국(BIN)과 인도네시아군(TNI)의 개입을 취재한 기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초이룰 아남(Choirul Anam) 위원장은 언론자유와 관련한 디지털 모니터링을 강화,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언론자유 문제를 모니터링하기엔 자체 인력자원이 부족하므로 모니터링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는 보다 발전된 기술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난 17일(월) 설명했다.

 

한편 위원회는 명예훼손과 혐오발언에 대한 형사처리 방침과 비판의 목소리를 사정없이 옥죄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전자정보거래법(ITE)도 지난 2년 내내 언론자유에 대한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남부 술라웨시에서 일하는 무하마르 아스룰(Muhammad Asrul) 기자에게 벌어졌다. 남부 술라웨시 빨로포(Palopo) 시장의 아들 파리드 까심 주다스(Farid Kasim Judas)가 연루된 뇌물사건에 대한 세 개의 기사를 쓴 일로 작년 11월 ITE 법률 상 명예훼손혐의가 유죄로 판결되어 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기자를 경찰에 고발한 사람은 다름아닌 당시 시청 관료이기도 했던 파리드 본인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명예훼손 소송문제를 해소하고 용기 있는 언론인들을 더 이상 범죄자로 만들지 않도록 정부가 새로운 메커니즘을 고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초이룰 위원장은 사법집행기관들이 명예훼손 사건을 취급할 때 언론자유보호 원칙을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서류들을 참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가인원위원회는 같은 17일(월) 발간된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공권력이 휘두르는 폭력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상당수 사건에 경찰이 연루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보고서에는 구타와 목조르기까지 경찰이 저지른 여러 잔혹한 사건들이 최소한 39건 발생했으며 그 결과 19명이 사망했고 다른 20명이 부상을 입거나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사건들이 벌어진 곳은 자카르타, 남부 수마트라, 중부자바, 서부자바 등 다양한 지역을 망라한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2/01/19/digital-violence-threatens-free-speech-komnas-ham.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