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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인도네시아 기자영화제(FFWI) 본문
인도네시아의 골든글로브가 되고 싶은 인도네시아 기자영화제(FFWI)
첫 인도네시아 영화를 만든 우스마르 이스마일(Usmar Ismail)은 한때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역사상 많은 기자들이 시나리오 작가나 배우로 나서기도 하는 등 영화산업의 구석구석에 기자들의 일정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인도네시아의 기자 언론인들이 별도의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1955년 인도네시아 영화제(FFI)가 처음 열린 이후 많은 기자와 언론인들이 영화계 인사들과 이 행사를 함께 했다. 사실상 기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인도네시아 영화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기자들로만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등장하는 영화제가 시작된 것은 1970년의 일이다. 당시 인도네시아 기자연맹(PWI)이 이후 내리 6년간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선발을 주관했다. 중간에 한참 시간을 건너 뛴 후 2006년과 2007년에 두 개의 서로 다른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자카르타 영화제(Festival Film Jakarta)를 개최했는데 이때에도 심사위원들은 전원 기자들이었다. 이 전통이 이후 2016년과 2017년에 우스마르 이스마일 시상식(Usmar Ismail Awards=UIA)으로 이름을 바꾸어 열렸다.
팀 뚜쥬(Tim tujuh = 팀 세븐) 위사 아르마다 수까르디 회장은 이 언론인 영화제를 다시 조직하면서 영화제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기자들의 역할, 앞서 이미 영화제를 조직했던 기자선배들의 명예를 위해서란 취지를 설명했다. 일견 영화 자체에 대한 존중과 애정보다는 영화를 평가하고 시상하던 기자들의 역할에 방점을 둔 발언이라 볼 수 있다.
팀 뚜쥬는 2021년 인도네시아 기자영화제(Festival Film Wartawan Indonesia- FFWI)를 조직하면서 앞서 언급한 역사를 기반하여 영화제 이름을 정하고 이를 제11회라고 규정했다. 1970년부터 6년, 자카르타 영화제 2년, 우스마르 이스마일 시상식 2년을 FFWI의 전신으로 인정한 것이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중앙정부 교육문화연구기술부(Kemendikbud Ristek) 산하 영화음악신규미디어국(PMMB)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개최된다는 것과 ‘기자’라는 명칭이 영화제 이름에 분명히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영화제 성격 상 FFWI는 영화의 영상기술 및 기타 영화적 요소들뿐만 아니라 “기자의 접근성’ 부분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한다. 이러한 취지를 배경으로 심사위원단은 모두 기자들이며 특히 문화부문, 그것도 영화전문기자들로 특정해 구성되었다. 이렇게 기자들로만 심사위원단을 구성한 FFWI는 영화 전개의 맥락적 측면은 물론 인도네시아 오늘날의 초상, 다양한 문제, 사회적 요소들에 좀 더 주목한다. 물론 영상 퀄리티와 영화적 요소들도 중요한 심사 부문이다.
FFWI는 일반적인 영화제들이 시상하는 14-17가지 부문을 모두 평가하여 시상하지 않는다. 영화의 기술적 세부사항들에 대해 심사위원단 전체를 구성한 ‘기자’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지식과 이해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자들이 평가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은 과감히 평가 항목에서 제외했다.
한편 FFWI는 영화들이 각각의 장르에서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각각의 장르에서 최소한 일정 숫자의 영화들을 후보에 올려 심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2021년 FFWI 시상후보에 오르는 영화들은 그래서 저널리즘의 가치와 연관성을 갖는다. FFWI이 평가대상으로 삼는 영화들은 2020년 9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 사이에 극장 개봉된 영화들뿐 아니라 같은 기가 OTT 플랫폼을 통해 프리미어 방송이 이루어진 영화들도 포함된다. OTT 개봉영화들이 평가대상에 포함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영관들이 상당기간 문을 닫은 상황과, 비록 다시 영업을 재개한 후에도 바이러스 감염을 시민들이 극장 방문을 자제하여 상영관 산업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한 점을 감안한 것이며 앞으로는 OTT 개봉영화들이 다시 평가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평가기간 동안 그런 상황으로 인해 극장개봉을 포기하고 OTT로 직행한 신작영화들도 적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상영관을 통하든 OTT를 통하든 일단 대중들에게 공개된 영화들에 대해 대중들은 물론 기자들도 관련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더욱이 그 한 명 한 명이 ‘백만 명의 대변자’인 언론인들은 그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감열이나 법적 보호 또는 제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게 뭔소리?) 따라서 FFWI 평가대상 영화들은 굳이 스스로 평가해 달라고 등록할 필요도 없고 FFWI의 심사위원들은 이미 영화관이나 OTT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평가하겠다고 제작자들의 동의를 받을 필요도 없다. (당연하면서도 이상한 논리)
FFWI는 청년맹세의 날(Hari Sumpah Pemuda)에 맞춰 2021년 10월 28일 시상식이 개최된다. 내년 초에 열리는 인도네시아 영화제(FFI)보다 몇 개월 전에 열리는 영화행사라는 점에서 미국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비견되는 행사라 하겠다.
이 기사 전반에 흐르는 기자들의 자부심이 스노비즘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과한 자뻑이 조금 불편하지만 일단 FFWI라는 유력한 영화행사가 인도네시아 영화들을 FFI와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평가하여 시상한다는 측면에서 인도네시아 영화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출처: 비스콤
http://www.biskom.web.id/2021/07/09/ffwi-golden-globe-nya-indonesia.b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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