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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작가들이 겪는 표현의 자유 문제 본문
작품 속에서 여성을 ‘암캐’로 표현해 공격받는 에카 꾸르니아완
Tia Agnes - detikHot
Kamis, 07 Okt 2021 09:30 WIB
한 네티즌이 10월 6일(수) 에카 꾸르니아완 작가를 공격하면서 트위터에 쓴 내용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에카 꾸르니아완이 쓴 소설 중 하나인 ‘사랑, 그것은 상처’(Cantik Itu Luka)에 나온 한 인용문을 업로드했다. 이 인용문이 트위터 타임라인을 뒤흔들어 인도네시아 트위터 상 최고 화제가 될 정도로 난리가 났다.
@rm_bgsr라는 계정을 가진 사람이 올린 인용문은 이런 것이었다. “모든 여성들은 매춘부나 다름없다. 아무리 선량한 주부라 하더라도 결국 결혼과 돈을 위해, 또는 혹시 그런 게 정말 있다면, 백 번 양보해 사랑을 위해서 자신의 성기를 매매한 셈이니 말이다.”(Semua perempuan itu pelacur sebab seorang istri baik-baik menjual kemaluannya demi masa kawin dan uang belanja, atau cinta jika itu ada)
이 글을 인용한 트위터리안은 감히 모든 여성이 매춘부라는 표현을 쓴 에카 꾸르니아완의 뇌를 뽀개버리겠다는 취지로 분노를 표출했고 에카 작가의 어머니, 할머니 여동생 등도 모두 암캐들이라며 분명히 선을 넘고 말았다.
이 글에 달린 수백 개의 댓글들은 대체로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이 트윗에 반응한 사람들 대부분은 이 책을 접해본 적도 없어 이 문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알지도 못한다.
“우린 책을 끝까지 읽기도 전에 인용문 한 개를 놓고 판단하려는 이상한 문화를 가졌어. 이 에카 꾸르니아완 작가의 작품은 경이로운 축에 속한다구.” (@belumti****)
“이건 ‘사랑, 그것은 상처’라는 책에 나온 인용문인데, 제발 인용문 한 줄만 읽지 말고 책 전체를 한 번 완독해 보시지. 잘 몰라서 그런 말 했겠지만 이 책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세계 독자상’을 수상했고 24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단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에카 꾸르니아완은 진정 우리들 중 생각이 깊은 사람들을 그의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작가야.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그의 책을 읽기엔 너무 멍청한 네티즌들이 많다는 사실이지. 잔뜩 비틀려 있으면서도 마치 자기가 대단히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듯 보이려는 인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우리 국민들은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 하겠어.” (@fair_loss.)
피에르사 브사리(Fiersa Besari)도 이 논쟁에 참전해 이렇게 말했다. “이걸 보니 책을 대충 읽는 게 아예 책을 안 읽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걸 알 수 있겠네.”
‘사랑, 그것은 상처’의 인용문이 트위터 상 뜨거운 화제가 되자 에카 꾸르니아완 본인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등판해 일침을 찔렀다. “책을 읽는 것, 책을 안 읽는 것, 어느 쪽이 더 위험한 거지?”
처음 공격 트윗을 올린 네티즌의 글은 10월 7일(목) 저녁까지 ‘좋아요’가 1만2200개까지 올랐고 3,700번 리트윗 되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래저래 작가들에게 아주 호의적인 동네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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